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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탄] 가곡 반주는 어떻게 하나
6월 한 달 병마와 싸우느라 ‘왕초보의 노래 배우기’를 쓰지 못했다. 물론 수업도 받을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왕초보-’ 조회수가 엄청나게 늘어난 것을 알고는 화들짝 놀랐다. 그저 심심풀이 삼아 쓰는 글을 많은 사람들이 본다는 사실에 한 줄기 땀이 등골을 타고 재빨리 흘러 내렸다. 병든 몸이 더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되니, 다소 멍청한 소리를 지껄이더라도 귀엽게 봐주시길.. 우리는 ‘왕초보’니까. 고통 중에 부른 '버들은' 병마와 싸우며 나는 노래의 또 다른 효능(?)을 체험하게 되었다. 늑막염을 앓고 있는데, 사람마다 늑막염은 병도 아니라고 하지만 ‘남 염병 내 고뿔만 못 하다’고 내겐 늑막염이 암에 버금가는 큰 병으로 체감되었다. 그리고 이 병을 앓아 본 사람은 아시겠지만 물을 뺄..
2009.04.21 -
[제6탄] 정가극 '황진이'를 보다!
▲ 황진이가 서화담을 찾는 것으로 풍류정가극 는 시작한다. 여인 황진이역 조일하 (출처: 오마이뉴스) 지난 6월 18일(금)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영송당 선생님과 申과 함께 정가극 "황진이"를 보았다. (병환 중이신 허명숙 교수님께서는 아쉽게도 함께하지 못하셨다.) 정가극을 보기 며칠 전 申으로부터 "정가극 공연이 있는데 같이 가실래요?"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만해도 사실 나는 정가극이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몰랐다. 다만 가곡이 많이 나오는 국악극이려니 짐작했을 뿐이다. 우리나라의 마당놀이나 서양의 오페라나 뮤지컬처럼 국악, 특히 가곡으로 극이 진행되는 것이려니 하고 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실감 남부터미널 5번출구로 나와 마을버스를 타고 예술의 전당을 지나 국립국악원 정류장에 내려 지하도를 건너 국립..
2009.04.21 -
[제5탄] 서울 사무소 방문
여러 사정들로 수업이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 사이 있었던 일들을 간략히 적어본다. 04년 6월 4일 영송당 선생님의 서울 사무실에 처음 가보다. 낙성대 역 근처에 영송당 선생님의 서울 사무실이 문을 열었다. 가곡 수업은 물론 공연 연습이 가능한 곳이다.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이 드는 이 곳이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아름다운 가곡의 열매를 맺어갈 것이다. 04년 6월 10일 허 교수님께서 편찮으셔서 수업이 어려워졌다. 빨리 건강해지셔서 함께 가곡을 부르게 됐으면 한다. 글쓴이 : 이기옥
2009.04.21 -
[제4탄] "공을 들여서 불러야"
그동안 배운 가곡을 모두 불러보는 시간. 그리하여 불러야 할 가곡은 평조 이삭대엽 , 평조 중거 , 평조 평거 , 평조 두거 , 반우반계 반엽 , 계면조 이삭대엽 , 계면조 평롱 , 반우반계 환계락 , 계면조 편삭대엽 이다. 어려운 곡부터 먼저 배워야 그동안 이렇게 많은 가곡을 배웠다니!... 처음 은 가르쳐주실 때 영송당 선생님께서는 빼어난 가곡 중 하나인 은 결코 쉽지 않은 곡이지만 이 곡 하나를 제대로 배워두면 다른 곡들을 보다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좀 어렵더라도 을 첫 곡으로 가르치신다고 하셨다. 덧붙여 초보자 입장에서는 쉬운 곡이든 어려운 곡이든 모두 어렵기 때문에 어려운 곡으로 시작하는 것이 더 나으며 이러한 학습법이 우리나라 전통의 교육방법이기도 하다고 하셨다. 허교수님 역시 그러한 교..
2009.04.14 -
[제3탄] 노래의 '맛' 살리기
선생님은 가곡에 입문하는 사람에게 맨 처음 가르치시는 곡이 평조 이삭대엽 이다. 더러 다른 분들은 빠른 곡, 을 맨 먼저 가르치시기도 한단다. 선생님께서 은 먼저 공부시키는 이유는 이 가곡의 기본 선율을 두루 지니고 있으며, 무엇보다 발성의 기본이 되는 호흡을 늘리기 위해서라 하셨다. 호흡이 늘어 건강에도 좋아 은 많이 부르면 호흡이 늘어 노래도 잘 할 수 있고, 건강에도 좋단다. 그래서 노래를 공부하는 사람은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을 불러야 한단다. 노래 공부하시는 분들, 모두 알고 계시죠? 그리고 선생님 말씀이 긴 노래를 부르다 소리를 덜어내는 짧은 노래를 부르기는 쉬워도, 짧은 노래를 부르다 그것을 늘이는 긴 노래를 부르는 것은 어렵단다. 실제로 선생님의 말씀이 맞다는 것을 서서히 느끼고 있는 중..
2009.04.14 -
[제2탄] 계면조 편수대엽 '모시를' 을 배우다
나는 [왕초보의 노래배우기 제1탄]을 쓰신 허명숙 교수님을 좇아 가곡을 배우게 된 두 명의 제자 중 한 명이다. 나는 고교시절 연극부에서 창을 배운 적이 있어, 그 당시에 곧잘 했던 기억에 가곡을 배우자고 하시던 허교수님을 좇아 조금은 자신감을 갖고 가곡을 시작했다. 그런데 첫 수업 때 조순자 선생님을 처음 뵙고 "버들은"을 배우면서 가곡이 창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도 '가곡'이라고 하면 "가고파"같은 서양 가곡 밖엔 몰랐지만.) 속목 발성이 핵심 내가 예전에 배웠던 창이라는 것이 연극 발성을 위해 배웠던 것이라 정통한 것은 아니었지만 나의 짧은 소견으로 창은 대부분 서서 발성을 하고 크게 내지르는 소리 위주였는데 가곡은 앉아서, 내지르기 보다는 속목(120도 발성) 발성이..
2009.04.14 -
[흑백사진] 검무 자세
운니동 옛 국립국악원 앞마당에서 취한 검무자세. Original Flickr Photo Link. Original Flickr Photo Link. 일소당 앞에서 검무를 공연하는 모습입니다. 자세히 보면 양손에 검이 보입니다. 왼쪽부터 진정자, 김성란, 이경자, 조순자 선생님이십니다.
2009.04.14 -
[제1탄] 우리는 왕-왕-초보들!
그저 배우고 싶어서 나는 국문학, 그것도 현대소설을 전공한 사람이다. 황순원 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런 내가 제자 둘을 거느리고(?) 영송당 선생님께 노래를 배우게 되었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만한 이유들이 있지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그저 배우고 싶어서'였다. 노래를 배워서 우리나라 가곡창을 이어가겠다는 사명감도 없고, 노래를 잘 불러서 일가를 이루겠다는 원대한 포부도 없다. 그저 내 투박한 목소리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더러 나를 아는 사람 앞에서 조금 뽐낼 정도로만. 근데 그 뽐낼 날이 언제 올지 지금으로선 요원하기만 하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도 한 곡쯤은 잘 부르게 되지 않을까 하는 꿈은 아직도.... 영송당 선생님에게 노래를 배운 지 벌써 7-8개월이 되어간다.우리들은 ..
2009.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