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가곡전수관 "오롯이 나의 소리로만 평가"

2009. 4. 24. 13:17언론에 비친 가곡전수관

가곡전수관 "오롯이 나의 소리로만 평가" 
'향상 교육 프로그램' 마지막 날...한사람씩 무대 올라 연습, 장단점 서로 지적


우리의 소리라고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판소리의 음색은 '목 쉰' 소리다. 그렇기 때문에 판소리는 목을 상하게 해 소리를 만든다. 하지만 마산 무학산 자락에 지난해 둥지를 튼 우리 전통 성악곡인 '가곡전수관'을 빠져 나온 소리는 너무나 곱고 맑았다.
 
지난달 31일 가곡전수관의 가곡 전수자를 위한 3주간의 '향상 교육' 프로그램 마지막날.
모두들 정좌해 소리를 뽑아내고 있었다. 펄럭이는 부채도 없고 고수의 추임새도 없었지만 10명 남짓 둘러앉아 가곡을 부르는 이들은 저마다 소리의 높낮이에 따라 손동작을 곁들이며 '가곡'을 열창했다.


중학교 교사·대학원생·중학생 등 다양한 연령대의 전공자들이 3주간 가곡전수관에서 숙식을 함께 하며 가곡 '향상 교육'에 매진했다고 한다.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30호인 가곡 이수자들만을 모아 겨울동안 집중적으로 강의를 펼친 결과 이수생도 예능보유자인 조순자 씨도 만족한 모습이었다.


조순자 씨는 "저녁마다 향상 음악회라고 해서 그날 배운 가곡을 한 사람씩 무대에 올라 부르고, 무대가 끝나고 나면 이수자들이 종이에 서로 평을 적어내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교육생들은 향상 음악회 시간이 가장 두려우면서도 자신의 발전에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며 가곡전수관이 만들어낸 향상교육법에 대한 확신을 얻은 듯했다.


향상 교육의 만족도는 교육생들 역시 높았다. 이수자인 김나령 씨는 "혼자 배우고 돌아가서 연습할 때는 틀린 부분을 틀린 줄 모르고 계속 연습하다보니 잘못된 습관이 고착화되었다"며 "하지만 향상음악회를 통해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었고 다른 사람을 통해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흡족해 했다.


가곡은 평소 관현악 반주에 맞춰 부르는데 향상음악회에서는 반주가 없었던 것도 교육생들에게는 인상깊었다고 한다. 이성순 씨는 "항상 무대에 같이 올라 나의 소리가 묻혀 틀린 점을 모르고 지나친 때도 있었고, 반주가 있다보니 늘 반주에 기대게 돼 나의 소리를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면서 "오롯이 나의 소리로만 평가받았던 시간이라 혹독하긴 했지만 가치 있었다"고 말했다. 조순자 씨는 "첫 번째 향상 교육 성과를 바탕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확대함은 물론이고 다양한 국악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가곡전수관을 경남의 국악 교육 메카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가곡전수관이 이런 국악 교육 메카로서 구실하기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있다고 지적했다. 30명만 앉아도 꽉 차는 교실에 6대면 만차인 주차장도 문제다. 가장 큰 문제는 공연장이 없다는 것. 호남 지역은 국립국악원의 상설 공연이 국악을 크게 활성화시키는 원동력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가곡 전수관에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상설 공연은 부족한 예산도 걸림돌이지만 전수관에 딸린 공연장조차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2007년 02월 06일 (화)  채지혜 기자  know@idomin.com  (경남도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