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풍류] "가인이 부르는 가요를 듣고 싶어요!" (4월 16일)

2010. 4. 20. 18:31풍류방이야기

매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열리는 가곡전수관 '금요풍류' 공연!
지난 4월 16일 차와 음악이 함께 하는 금요풍류 세 번째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번 말씀드린대로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가곡전수관장)께서 발을 다치신 관계로
가곡전수관의 다크호스, 신용호 팀장님께서 또 한 번 마이크를 잡으셨습니다.

공연 10분전 "상민씨, 오늘은 아무도 안올 것 같아"라는 신팀장님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분들이 전수관을 찾아주셨습니다.
지난번 오셨던 다문화센터에서 오신 선생님의 소개로 오신 또 한 분의 한국어 선생님과 멀리 베트남, 필리핀에서 오셔서 마산에 정착해 살고 계신 이주여성분들도 오셨고요. 거의 매주 오시던 하효선 선생님도 오셨고요.
지난번 왕후처럼 공연을 보게 돼 좋았다던 분도 또 와주셨습니다.
그외에도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두 번째 진행인지라 좀 더 여유가 있었던 팀장님이 여러 관객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감사드린다며 안도의 미소를 짓고 계십니다.



기악합주 <도드리>부터 이날의 공연이 시작됐는데요. 도드리란 말 그대로 '되도는 것'을 말합니다. 연례악과 정재 반주음악으로 많이 연주되던 곡이라 합니다.



거문고의 명인이라 불리는 동보 정대석 선생님의 창작곡 <일출>의 거문고 독주도 들어봤고요.



보고 싶은 님 생각에 애간장이 타는 내용을 담은 <창외삼경 세우시>를 영제 사설시조로 들어보기도 했습니다. 노랫말이 정말 애절해서 관객 한 분은 마음이 너무 아팠다 하십니다.



두 번째 기악 독주곡인, 서용석류 대금산조입니다. 대금산조는 1879년생인 박종기 선생님으로부터 시작됐는데요. 늘 대금을 입에 달고 살며, 하도 불어서 마을 사람들이 대금 소리가 시끄럽다고 할 정도였다는 박종기 선생님의 에피소드가 그 분의 대금사랑을 조금은 이야기해주는 듯 합니다. 그런 박종기에 의해 처음 연주되기 시작한 대금산조는 한주환을 거쳐 이생강, 서용석 등에게 이어졌고, 서용석류 대금산조는 바로 그 서용석 선생에게서 배운 사람들이 하는 대금산조라는 뜻입니다.



가곡 계면조 편삭대엽 <진국명산>까지 연주를 마치고 어김없이 <느닷없는 행복> 추첨을 했습니다. 일전에 받은 적이 있었던 정길영 선생님의 양보로 다른 분에게 행운이 돌아가 총 두 분이 행운의 주인공이 되셨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 단체 사진도 찍었어요. 이야기도 나누었고요. 설문지도 열심히 작성했지요. 악기도 직접 불어보고요.







앵콜도 청해 들었습니다. 연주 프로그램에 가곡이 두 곡이었는데, 한 곡 더 듣고 싶다는 관객 요청으로 앵콜공연을 보여드렸습니다. <모란은>이란 곡인데요. 관객분들 수준이 아~~주 높아요. 이제는 앵콜곡도 몇 곡 준비해야겠습니다.

관객분 중 한 분께서 앵콜송이 끝나자 이렇게 질문을 하셨습니다.
"가인들은 가곡도 가요처럼 부르나요? 가요는 어떻게 부르는 지 듣고 싶어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성순 가인님이 즉석에서 가요 한 구절을 불렀습니다.
이렇듯 모든 질문에 온몸으로 답할 준비가 되어 있는 단원들이니, 주저말고 질문해 주세요. ^^



이상, 4월 16일 공연리뷰를 마칩니다.
공연이 궁금하신 분들은 주저 말고 오세요.
매주 금요일 7시 30분에는 어김없이 가곡전수관의 대표공연, 차와 음악이 함께하는 금요풍류가 열리니까요. 전수관에서 뵙겠습니다!


※ 관객 소감

▲ 땀을 흘려가며 열심히 공연해 주신 여러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며 감명 받고 마음이 찡하는 감동을 느끼고
   갑니다. 주위에 있는 다른 분들께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특히 다문화가족(베트남, 필리핀)과 같이 와서
   악기들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뜻 깊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비교 대상이 없어 비교는 무리지만 꽤 괜찮았어요. 사물놀이 외엔 전통적인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신선하고 좋았지만 분위기가 좀 어색하고 불편했어요. 바닥에 앉아 있으려니 허리가 아파요. ㅜ.ㅜ
   남창가곡을 듣게 되어 좋았습니다.
▲ 우리 음악이라는 것. 한국인이란 걸 새삼 실감하는 아름다운 공연이었습니다.^^ 이런 자리가 처음이고,
   어색한 면도 없잖았지만, 단지 자주 접하지 못한 생소함으로 어색함은 잠시, 모든 곡이 친숙하게 느껴졌
   어요. 앞으로 더욱 더 자주 접한다면 언젠가는 TV에 흘러나오는 가요보다 입에 몸에 익는 날이 오겠죠?
   좋은 공연 마련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모두들 건강하세요~! (참! 가야금을 가까이서 접하니 정말 뜯고 튕기고
   살리고 누르는 느낌이 어떤지 알 것 같아요. 우리 음악이 이제서야 신기함으로 다가온다는 게 아쉽고 부끄럽
   기도 하네요. 앞으로 더욱 많은 분들이 우리 음악을 친숙하게 느끼실 수 있기를!
▲ 매번 공연을 감상하지만 그때마다 감흥이 다르고 좋습니다. 제안 하자면 단원들과 후원제로 연계하였으면
   좋겠습니다.


2010년 4월 17일

 창외삼경窓外三更 세우시細雨時에
 

  진 행
     신 용 호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전수관 사무국장)
  프로그램
     기악합주 ‘도드리’
     가곡 평조 우락 ‘바람은’
     거문고 독주 ‘일출’
     영제 사설시조 ‘창외삼경 세우시에’
     대금 독주 서용석류 대금산조 ‘진양 ~ 자진모리’ 
     가곡 계면조 편삭대엽 ‘진국명산’
연주자
     노   래_ 이종록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조수연 (전수장학생․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김나령 (전수자․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이성순 (전수자․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가야금_ 오은영 (국악연주단 정음 현악사범)
     거문고_ 신근영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장   고_ 정동주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대금‧단소_ 김성태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대   금_ 정나례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피   리_ 신정현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 보너스 사진입니다~! 단원들의 원성이 들리는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