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풍류] 왕후장상이 따로 있을쏘냐?

2010. 4. 10. 17:35풍류방이야기

지금 남쪽은 벚꽃이 한창인데요. 가곡전수관 주변에도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운이 좋은 저는 매일 벚꽃 터널을 오가며 출퇴근을 하고 있답니다.
모두 다 지기 전에 공연이 있는 금요일 벚꽃 구경도 할겸, 공연도 볼겸
겸사겸사 가곡전수관에 들러주세요.


벚꽃도 벚꽃이지만 보시는 것처럼 가곡전수관 옆에서는 공사가 진행중인데요.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전용공연장 공사가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빠르면 6월 정도면 완공이 될 것 같고요.
가을쯤에는 개관식이 열릴 예정입니다.

어제 4월 9일 금요일에는 상반기 기획행사를 마치고 올해 첫 금요풍류를 열었습니다.
올해는 예년과는 달리 매주 금요풍류를 하고 있는데요.
가곡전수관이 아직 지역에 알려지지 않은데다, 홍보가 부족한 탓인지
어제는 '세 분'의 관객이 찾아주셨어요. >.<;;

좀 적을때도 이렇게 적진 않았는데,
아마 저희 관장님께서 안계신 게 가장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요전에 말씀드린대로 현재 오른쪽 발이 골절상인 까닭에 지금은 전수관에 나오지 못하고 계시거든요. 

그리하여 이날 공연은 가곡전수관의 헤로인,  가곡전수관 행정실의 사무국장이신 신용호 팀장님께서
진행을 맡아주셨습니다.


첫 진행이어서 평소답지 않게 멀쑥한 양복을 착용하고 이발을 단행하신 모습입니다.
관장님 복귀 전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공연에 임하는 단원들의 모습입니다. 첫 곡인 기악곡, 만파정식지곡을 연주하는 모습인데요.
아래는 관악기를 연주하는 단원들의 모습입니다. 우측 상단에 피리를 불고 있는 사나이는
새로 입단한 신입단원 신정현 악사입니다.
피리 안 불땐 권오중 닮았는데, 본인은 그런 말 처음이랍니다.
그래도 요전에 낸 자기 증명사진보다는 권오중이 더 닮았습니다. ㅡ.ㅡ;;


가야금, 거문고, 장구, 노래하는 단원들도 소개합니다.
맨 아래 우측에 있는 초라한 모습으로 공연을 바라보고 계시는 분은 단원인 이성순 가인님입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이번 연주에서는 결장했습니다.
이성순 가인 외에도 매주 공연하느라, 교육 준비하느라 업무가 많아 단원들이 조금 힘이 들었나 봅니다.
거문고를 연주한 신근영 악사도 낮에 링거를 맞고 와 연주를 하는 부상투혼(?)을 보여주는 등
공연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또 이번 공연에서는 특별히 영제 평시조 '청산리 벽계수야'를 도경 이종록 선생님께 배워보았습니다.
영제시조를 하시는 도경 선생님께서는 가사, 가곡 이수자이기도 하신데요.
저희 단원들에게 시조를 가르쳐주고 계신데, 짧게나마 일반인 관객분들께도 가르쳐드리는 시간을  마련해 보았습니다.


우선 도경선생님께서는 시조(時調)의 '시'자가 때 시(時)에서 나온 말임을 강조하면서
시조는 '현재 불리는 노래'라는 뜻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시조를 부른다는 의미로 쓰는 용어인 '시조창'도 '역전앞'과 같은 말이 된다고 하면서 
본인은 시조창이라는 말을 쓰고 있지는 않는다고 하셨어요.  


관객분들과 단원들은 도경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대로 영제 평시조 '청산리 벽계수야'의 초장부분인
'청산리 벽계수야~ ' 까지를 배워보았습니다.
저도 매번 듣기만 하다가 처음 배워보았는데, 아주 재미가 있었습니다.
어렵기도 하고요. 특히 숨을 참기가 어려웠는데 도경 선생님 말씀으로는 차차 호흡이 늘어 나중에는 쉬어가는 숨을 쉬지 않고도 거뜬히 넘어갈 수 있다고 하네요.

특히 도경선생님은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호흡이 짧아집니다. 뱃속에 있을때는 복식호흡을 하면서 호흡을 길게 하다가 죽을때가 되면 숨을 깔딱깔딱 쉬는 게 그런 겁니다."라고 하시면서 시조와 같은 정가를 부르면 숨을 내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건강하고 오래 살도록 도와준다고 하셨습니다. 
또 '산은 야호를 먹고 산다'는 말도 있지만, 산에 가서 야호만 할 게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시조 한 수 부르면, 신선이 따로 있겠냐고도 하셨어요.  
'아~ 그래서 노래하시는 분들이 모두 최강동안이시구나' 했습니다.
 
연주를 모두 청해듣고 시조까지 배우고 나서 공연은 모두 끝이 났습니다.
느닷없는 행운은 추첨 아닌 추천으로 한 여성분께 돌아갔고요. 
공연이 끝난 후에도 늘 그렇듯이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어제 느닷없는 행운도 받으시고, 소수정예의 특별한 공연으로 기쁘셨다는 관객분께
제가 공연소감을 하나 써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오늘 아침 확인해 보니 어젯밤 바로 써서 보내주셨더군요.^^
보내주신 소감을 아래에 소개합니다.
소감을 보내주신 관객분께 감사드립니다. ^.^

관객 편지


"숙제올립니다요~"


안녕하세요~ 손상민 간사님^^~
저는 저번주에 이어 오늘도 출석하야 느닷없는 행복을 받고 간 OOO입니다요~
가곡전수관이란 곳이 있다는 얘기는 아는분께 들은 적 있었지만
이렇게 매주 공연을 하고 계시는 줄은 몰랐어요^^;
언제고 함 여유가 생기면 찾아가봐야지.. 했었지만
나름.. 국악전수관이라 함은 왠지 큰 맘 먹고 들러야할 것 같은..
문턱이 높은 곳이란 어이없는 생각, 촌스런 맘이 자리잡고 있었나봐요~ ㅎ
그런데 이렇게나 훌륭한 공연을
일반대중들에게
그것도 무료로(^^!!)
요렇게나 문을 활~~짝 열고 계셨다니~~!!
저번주 공연 당일날..
그것도 불과 몇시간전 신문을 통해 알았단 사실자체가
저에겐 느닷없는 행복이었던 것 같아욤^^*
위치가 어딘지도,
공연 내용이 무언지도,
공연 티켓을 따로 예매를 해야하는지도,
전혀 모른채
114를 헛되이 거치고, 서투른 검색실력으로 겨우 전화번호를 찾아 연락을 드렸더니
상냥한 목소리의 손간사님께서 참으로 친절히 맞아주셨네요.
혹여 다음번에도 마산시보에 기사를 올릴 일이 있을땐
꼬~~옥 전화번호라도 남겨주셔야 겠어요~~
이렇게나 좋은 공연을 많은 분들이 모르신다는 게 안타깝네요^^
흠.. 어찌보면 덕분에 오늘 느닷없는 행복의 주인공도 되고
진행하신 분 말씀대로 정말 왕후가 되어 악공들의 연주를 친히 궁궐에서 접한 것 같았답니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좋은 건 나눠야 제 맛~!!!
선물도 필요없구요~ 콩나물 시루되어 뒷자리라도 좋으니
많은 분들이 오셔서 좋은 공연 함께 나누었음 싶네요^^*~~~
(이렇게 쓰고 보니 가야금 선생님께서 이상형이 뭐냐고 하셨던 질문에 답이 하나 스~윽 스쳐가는걸요??
음.. 금요풍류를 함께 할 수 있는 멋진 분^^!! ㅋㅋㅋ)
어머.. 쓰다보니 저도 모르게 제목은 깜박하고 왕수다를...^^;;
제목이 왜 숙제가 되어버렸냐면요~~
감상문을 올려달라고 청하신 손간사님의 말씀이 어찌나 간곡하던지
무슨 일이 있어도 기필코 적어야 겠군~!이란 생각이 떡하니 잡혀버린거 있죠~~
사실... 이 나이에 안 어울리게 컴앞에 앉는 걸 어찌나 싫어하는지
남들 다한다는 싸이도 블로그도 하나 없는 제가 어디에 글을 올린다는 건..
곧 학창시절 레포트를 쓰는 심정과 마찬가지거든요..ㅎ
그래서 머릿속에 공연의 좋았던 점이
뭉게뭉게 마구 피어올랐었는데
그만.. 막상 글을 쓰다보니(음.. 글이라기보다 수다를 한 바가지 쏟은듯한^^;;;)
뒤죽박죽 생각이 안나는 거 있죠~ ㅠㅠ;
아래 짧게나마 그냥  소감  몇 줄만 남기고 갈게요~^^
음.. 손간사님의 편집실력으로
그냥 위에 수다글에서 그냥 몇 줄만 발췌하시면 안될라나.. ㅎㅎ
그럼 느닷없는(?) 저의 수다는 이만 마칩니다요..

 ---------------------------------------------------------------------------------------

편지를 보내주신 관객분께서 아래와 같이 자체 요약한 소감문을 덧붙여 보내드렸으나 수다스러운(?) 글도, 자체 요약한 글도 모두 나누고 싶어 실례를 무릎쓰고 올려봅니다. 
- 상냥한 목소리의 손간사
----------------------------------------------------------------------------------------

정말 정말 가슴에 남는 공연이었어요^^
국악의 문외한이어서 그랬을까요??
왜 뜬금없이 영화<귀여운 여인>이 떠오를까요??
- 난생처음 말도 통하지 않는 오페라를 보고 감동에 벅찬 줄리아로버츠가 된 것 같았다면
넘 심한 과장이려나??ㅋ~
암튼 이렇게 좋은 공연 마련해주셔서 정말정말 감사드려요~!
연주자분들 외 모든 관계자분들 ~ 복 받으실 거에욤~*^^*
(관장님도 편찮으시고 다른 연주자분들도 많이 힘드신 와중에도 꿋꿋이 멋진 금요풍류 이어주셔서 더 고맙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초소수정예원이 되었던게 황송하였다는.. 꼬~옥 많은 분들께 알리고 모셔올게요~~)

 



 

2010. 4. 9. 금요풍류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진 행
    신 용 호 (가곡전수관 사무국장)

프로그램
    기악곡 ‘만파정식지곡’
    가야금 대금 ․ 병주 ‘황톳길’
    가곡 평롱 ‘북두칠성’
    거문고 가야금 ․ 병주 ‘침향무’  
    영제 평시조 ‘이화에 월백하고’ 
    배워봅시다! 영제 평시조 ‘청산리 벽계수야’

   
연주자
  노   래_ 이종록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조수연 (전수장학생․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김나령 (전수자․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가야금_ 오은영 (국악연주단 정음 현악사범)
  거문고_ 신근영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장  고_ 정동주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대금‧단소_ 김성태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대금‧소금_ 정나례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피   리_ 신정현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 프로필사진
    이웃주민 유림여사2010.04.11 17:30

    이웃에 살면서 늘 앞을 지나가기만 했지
    안으로 들어갈 생각을 못했는데
    어찌어찌 유교수님 탐방대에 참여를 하고는 이런 행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군요.
    ..더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음 좋겠어요

    우리집 옥상에서 보면 다 보이는데 ㅎ

  • 프로필사진
    정영숙2010.04.12 10:23

    조순자관장님이 발이 아파서 ? 빨리 완쾌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래도 사진만 보아도 알것 같습니다. 관객은 서너명 왔다고 하였는데, 성경에 두세사람 모인곳에도 예수님이 계신다고 하였습니다. 그처럼 한사람이 와도 음악은 살아잇습니다. 나례야 ! 고모가 너를 항상 지키고 있다. 축하한다.

    • 프로필사진
      길위의모모2010.04.13 11:05 신고

      네. 한 분이 와도 공연의 감동을 느끼고 돌아가시면 저희로서는 뿌듯한 일이니까요. 관장님도 점점 좋아지고 있으시다니 소식이니 너무 염려마십시오. 고맙습니다.

  • 프로필사진
    2010.07.25 08:41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