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의거50주년기념] 옛 노래에서 배우는 역사의 지혜(03.26)

2010. 3. 27. 16:24풍류방이야기


매주 금요일 열리는 금요풍류.
3월 26일 금요일에는 특별히 3.15의거50주년기념특별공연 '새날을 여는 겨레의 노래'를 선보였습니다.
이날은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 기념일이기도 했는데요. 또 3.15특집드라마가 방송되는 날이기도 했고요.
여러모로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기념하는 행사는 과거를 통해 오늘을 보는 가장 보편적인 방식일텐데요. 무엇보다 과거를 기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금의 현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 게 중요하겠지요?

가곡에서 배우는 새날을 여는 지혜
이번 '새날을 여는 겨레의 노래'는 3.15의거 50주년이 지난 현재 우리에게 놓여진 역사적 과제를 푸는 지혜를 옛 노래에서 찾자는 취지의 정가(正歌)공연이었습니다. '오래된 미래'라는 말처럼 때로는 오랜 세월과 삶을 담은 문화가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연은 천 년의 세월을 간직한 노래, 가곡에서  새로운 역사를 여는 지혜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새날을 여는 겨레의 노래'는 늘 그렇듯이 조용하고 느긋한 분위기에서 공연됐는데요.
더 많은 분들이 함께 즐기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는 반면, 딱 풍류방 공연하기 좋을 만큼 오셔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다음번엔 더 많은 분들을 만나뵙고 싶어요~
 



우선, 지난번 공연에 이어 이번 공연에도 외국인 방문객들이 특별히 공연장을 찾아주셨는데요. 마산에 계신 건축가 선생님께서 모시고 오신 방글라데시 건축가 분들입니다. 사업상 교류를 하고 계신다는데, 우리 전통문화를 소개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라며 고맙단 말을 전하셨어요. 공연전 나즈막히 '수제천'이 흐르고 있었는데 방글라데시 전통음악과 비슷하다며 좋아하셨습니다.

그외에도 전수관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여러 분들이 함께 해 주셨습니다.





공연의 첫 문을 연 건 '천년만세'라는 기악곡인데요.
요전에 MBC드라마 <동이>에서도 잠깐 나온 적이 있지요?
<천년만세>는 17, 8세기에 새로운 시민문화가 형성되면서 나온 대표적인 풍류방 음악입니다. 
이어서 가곡 '버들은', 대금산조 '이생강류 산조', 가사 '춘면곡' , 시조 '삼동에 베옷입고', 가곡 '불아니', 태평가 '이려도' 등을 차례로 연주했습니다. 
 



중간에 이렇게 악기 소개도 했고요.
아래 왼쪽에 보이는 악기가 가야금, 오른쪽이 술대로 연주하는 거문고, 아래 왼쪽이 단소, 오른쪽이 장구입니다.
각각 연주해 악기별 소리도 구분해 들어보았습니다.
사진에는 대금이 빠졌는데, 대금은 아래 대금산조 연주사진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어깨춤을 추어볼까
아래 보이는 것이 대금이고요.
대금을 들고 앉아있는 귀여운 소녀가 저희 연주단 신입단원인 정나례 악사(樂士)입니다.
한복을 입고 있는 알프스 소녀 같지 않나요?
앞으로 나례 악사에게는 '하이디'라는 별칭을 붙여주어야겠습니다.
하지만 여려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연주는 대단했습니다.
섬세하고 화려한 연주로 대금산조의 백미라 하는 '이생강류 산조'를 잘 표현해 냈는데요.
중간중간 새소리가 들리는데, 전문용어로 '봉장취'라고 한답니다.ㅋ (방금 관장님께 배웠어요.) 
듣고있노라니 '아! 정말 대금은 자연의 소리를 담고 있구나.'
'만파식적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금 산조 연주를 마치자, 해설을 맡으신 가곡전수관장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께서
"이렇게 신이 날땐 그냥 계시지 말고 추임새를 넣어주셔야죠~ 얼~쑤ㅡ  조~타!" 하시면서
관객분들께 어깨춤과 추임새를 보여주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우리도 어깨 힘 좀 빼고, 슬그머니 어깨춤도 추고
"얼쑤~!" "어~이!" "조~~~오타!" 해보는 겁니다.




공연 준비를 도와주는 깜찍한 도우미 친구들과 즐겁게 공연을 보고 계신 관객 여러분.

 


또 3.15기념사업회에서 기록물 촬영을 위해 오신 분들도 계셨지요.
멀리 방글라데시에서 오신 분도 찰칵~!




그 듣기 어렵다는 영제시조도 들어보고요~
여창, 남창이 구분되어 있는 가곡 중 유일하게 남여가 같이 부르는 노래인 태평가 <이려도>로
공연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에 다리를 쭉쭉 펴고 긴장을 푸시라고 권해드리는 모습입니다.
빨간 버선이 아주 귀엽지요? 하하하
꽃이 달려 있는데 저도 하나 갖고 싶어요~



이번 공연에도 빼놓을 수 없는 '느닷없는 행운'의 주인공은?



여차저차하여 방글라데시 손님 두 분이 책을 선물 받으셨는데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한국어는 전혀 모르십니다. ㅡ.ㅡ;;
다행인 것은 책이 한국의 명소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어 사진이 아주 많다는 것과
명소이므로 들고 다니시면서 방문하실 수 있다는 (한국인의 도움을 전제로) 장점이 있다는 것이지요.
어쨌든 어떤 용도로 쓰실 지는 모르겠으나 받으시고는 굉장히 좋아하셨습니다.
돌아가실 때는 내내 피곤에 지쳐 주무셨던(?) 한 분도 공연이 아주 좋았다며..."땡큐"를 연발하셨고요.
방글라데시에도 초청하고 싶다고 하시면서 명함을 주셨습니다.
저희 곧 방글라데시에도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


<관객 소감>
▲ 단아하고 정갈한 새로운 세계로의 경험이었습니다.
▲ 우리 문화의 보존과 전수를 위해 노력해 주세요.
▲ 처음이지만 좋았습니다.
▲ 더욱 발전 바랍니다.
▲ 노래의 비교가 좋았습니다.
▲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네요. 고맙습니다.


3월 26일 공연에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이 큰 분들께 희소식입니다.
4월 2일에 한 번 더 공연이 있으니 놓치지 말고 참석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_^



3.15의거50주년기념공연
새날을 여는 겨레의 노래



해 설
   조 순 자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가곡전수관장)
프로그램
 줄풍류 ‘천년만세’
 가곡 평조 이삭대엽 ‘버들은’ 
 대금독주 ‘이생강류 산조’ 
 가사 ‘춘면곡(春眠曲)’  
 영제 평시조 ‘삼동에 베옷입고’  
 가곡 평조 소용이 ‘불아니’
 가곡 계면조 대받침 ‘이려도(태평가)’  
연주자
  노   래_ 이종록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조수연 (전수장학생․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이성순 (전수자․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노래‧양금_ 김나령 (전수자․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가야금_ 오은영 (국악연주단 정음 현악사범)
  거문고_ 신근영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장  고_ 정동주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단   소_ 김성태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대   금_ 정나례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