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탄] 서양음악은 공간의 음악, 우리음악은 시간의 음악
영화 를 보면 아버지가 딸에게 판소리를 가르치는데, 부녀가 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아버지-스승이 선창을 하고 딸-제자가 따라 부른다. 제자의 소리가 성에 차지 않은 스승은 ‘그것이 아니고, 이렇게’ 하면서 시범을 보이고, 제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또 그러기를 되풀이 한다. 그들 사이에 악보 같은 것은 없다. 오로지 귀에 온 정신을 집중하여 몸-악기로 그 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 음악은 진정 ‘귀’의 음악인 것이다. 그렇기에 ‘귀명창’이란 재밌는 말도 있지 않은가. 몸에 익은 소리를 하라 영송당께서도 말씀하신다. “악보를 보지 말고 나를 보고 하도록 하세요.” 물론 선생님의 ‘손시김’을 보고 따라 하라는 말씀이시지만, 악보를 보느라 시각에 정신을 빼앗기지 말고, 소리에 정신을 모으라는 뜻도 담겨..
2009. 4. 21. 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