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 달 아래 홀로 술을 마시며

2010. 6. 30. 17:13손간의 미주알고주알





月下獨酌    달 아래 홀로 술을 마시며 中

                                          이 백(701~762)
 
 
 1.

花間一壺酒   꽃나무 사이에서 한 병의 술을

獨酌無相親   홀로 따르네 아무도 없이.

擧杯邀明月   잔 들고 밝은 달을 맞으니

對影成三人   그림자와 나와 달이 셋이 되었네.

月旣不解飮   달은 술 마실 줄을 모르고

影徒隨我身   그림자는 나를 따르기만 하네.

暫伴月將影   잠시나마 달과 그림자 함께 있으니

行樂須及春   봄이 가기 전에 즐겨야 하지.

我歌月徘徊   내가 노래하면 달은 거닐고

我舞影零亂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따라 춤추네.

醒時同交歡   함께 즐거이 술을 마시고

醉後各分散   취하면 각자 헤어지는 거.

永結無情遊   무정한 교유를 길이 맺었으니

相期邈雲漢   다음엔 저 은하에서 우리 만나세.


얼마전 관장님께서 아시는 분이 '가정음악회'에 초대하셔서 함께 간 일이 있습니다.
요즘 하우스콘서트가 유행처럼 많아진다고 하죠? 하우스콘서트나 가정음악회나 그 말이 그 말이지만,
가정음악회하니 왠지 고전적인 느낌이 납니다.

이날 초대받은 연주자들은 바이올린주자 둘과 저희 연주단 단원인 현악사범 오은영샘, 장구잽이 동주 악사님이 있었는데요. 가야금 연주로 황병기 작곡의 <침향무>를 연주했습니다. 처음 연주를 듣는 분들이 대부분이어서인지 연주에 대한 반응이 꽤 좋았습니다. 침향무는 매주 열리는 가곡전수관 상설공연, 금요풍류에도 몇 번 공연한 적이 있는 곡입니다. 인도 최고의 향이라 꼽는 침향을 피우고 춤을 추는 것을 표현한 곡이라 합니다.
 
역시 인도의 느낌이 오죠?
음악을 듣고 있으면 손가락에 힘을 주어 팔목을 세우고 허리를 비틀면서 춤을 출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한 번 시도해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어요.
(한데 저로서는 침향보다 우선 피우고 싶은 것이 모기향인데요. 사무실에 들어온 모기 한 마리가 제 책상 아래에서 포식을 하고 돌아갔는지, 6군데의 가려운 곳이 발견되었습니다...)

아래 시는 당나라 최고의 시인이라 일컫는 이백의 시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침향무와 함께 감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