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번째 금요풍류] 노래 삼긴 사람

2010. 6. 22. 14:52풍류방이야기


初章  노래 삼긴 사람 
貳章  시름도 하도할샤
參章  일러 다 못 일러 불러나 푸돗든가
四章  진실로
五章  풀릴 것이면 나도 불러 보리라


조선시대 신흠이란 학자가 지은 노래 중 <노래 삼긴 사람>이란 노래입니다.
노랫말을 알기 쉽게 풀면,

노래 만든 사람은 시름도 하도 많아
말로 다 풀지 못해 노래로 풀었나 보다
진실로 풀릴 것이라면 나도 불러 보리라


하는 말인데요. 시름이 많아 말로 다 못해서 노래가 되었다니, 노래의 기원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입니다.
통상 노래는 즐거울 때 부른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신흠이 노래로 시름을 달랠 수 있으면 나도 불러 보겠다고 하겠다는 걸로 보아 가슴 속 응어리진 한이 많았던 모양이에요.
그러고보니 한민족의 노래인 <아리랑>만 보아도 노래는 즐겁고 흥에 겨워서만이 아니라, 한을 달래고 어루만져주기 위해 부르는 것이기도 합니다. 농부들이 농사지을때 하는 일소리도 그렇지요.

며칠 전 저희 할머니께서 향년 93세로 돌아가셨는데, 천주교식으로 장례를 치루니 교인분들이 식장에 오셔서 내내 '영가'를 불러주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영가 역시도 고인을 위한 것이면서 동시에 남은 이들을 위한 위로의 노래이기도 했네요.

6월 18일 열세번째 금요풍류의 제목은 <노래 삼긴 사람>입니다.
<노래 삼긴 사람>을 가곡으로도 들어보고 시조로도 연주했어요. 
방금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할머니 장례식 일로 저는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러한즉, 사진으로나마 공연이야기를 대신합니다. 

이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공연 사진



★ 공연이 끝나고



★ 보너스 사진

저희는 연주가 끝나면, 어김없이 공연후평회를 하는데요.
후평회를 하면서 한 주동안 했던 연습부터 당일 리허설, 공연까지 아울러 스스로 후평을 합니다. 그리고 개선사항이 있을 때는 그 다음주부터 개선하기로 합의를 보기도 하고, 개인적인 다짐을 내놓기도 하지요.
평소에는 후평회를 제가 기록해 정리해 두는데, 이날은 제가 없어 녹음기로 녹음을 한 모양이에요.

녹음하고 계신 팀장님의 모습을 보니 문득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라 같이 올려 봅니다.
누가 유지태인지, 누가 팀장님인지 구분이 잘 안가지.... 않지요?ㅋ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전수관
차와 음악이 함께하는 2010 금요풍류 (6월 18일)

 노래 삼긴 사람
해 설
   조 순 자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가곡전수관장)
프로그램
   기악합주  ‘천년만세’
   가곡 평조 평거  ‘노래’
   영제 평시조  ‘노래 삼긴 사람’
   가곡 반우반계 환계락  ‘앞내나’
   가곡 계면조 편삭대엽  ‘모시를’  
   가곡 계면조 대받침 ‘태평가’

연주자
  노   래_ 이종록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조수연 (전수장학생․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김동영 (전수장학생․부산대학교 국악과 3학년)
  노래·양금_ 김나령(전수자․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가야금_ 오은영 (국악연주단 정음 현악사범)
  거문고_ 신근영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장  고_ 정동주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대   금_ 정나례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피   리_ 신정현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