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우리음악의 멋 아이들과 함께

2010. 4. 28. 15:56언론에 비친 가곡전수관

가곡전수관, 창녕 동포초서 전래동요 직접 듣고 불러보는 시간 가져 
 
                                                                  2010년 04월 28일 (수)  박종순 기자  yard@idomin.com  
 
 

"남생아 놀아라 촐래촐래 잘논다…남생아 놀아라 촐래촐래 잘논다…."


이맘때 노을이 지면 강아지풀 하나 손에 쥐고 청보리밭을 지나 집으로 향하곤 했다. 우리 음악은 자연을 닮았다. 자연과 함께 하면 입가엔 절로 전래동요 한 소절이 흘러나오곤 했다. 구수하고 정다운 노랫소리. 아쉽게도 이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한 장면이다.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창녕 유채밭 옆에 자리잡은 창녕 남지 동포초등학교에서 오랜만에 전래동요가 흘러나왔다.


1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남생아 놀아라'와 3학년 교과서의 '어깨동무', '두꺼비집이 여물까'까지. 거문고, 가야금, 대금, 해금, 세피리, 단소, 장구의 반주에 맞춰 서서히 흥을 돋우는 아이들.


지난 22일, 마산가곡전수관이 마련한 찾아가는 무형문화재 공연 '교과서 밖으로 걸어나온 우리 음악이야기' 그 첫 공연의 모습이다. 공연은 가곡전수관 조순자 관장의 해설로 편안하게 진행됐다.


"우리 음악은 왜 교과서에만 있을까요. 잘 안 불러줘서 그래요, 이제부터 책에 갇혀 있는 우리 음악을 나오게 할 거예요. 자, 시작해볼까요."


전래동요를 따라 흥얼거리던 아이들. 예상외로 지겨운 듯 온몸을 비트는 고학년에 비해 1·2학년들의 관심이 더 높았다. 특히 가곡 '훈민정음'과 '숲'을 들려주자, 어색한 듯 신기한 듯 관현악단의 연주에 눈을 떼지 못했다.


"어릴수록 무엇이든 잘 받아들이지요. 우리 음악을 어릴 때부터 듣고 배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깝죠." 공연 후 조 관장이 설명을 곁들였다.


국어교과서에 등장하는 '동창이 밝았느냐'라는 시조의 창을 배워보는 시간. 가곡이 거문고·가야금과 같은 관현악 반주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 시조창은 반주 없이 장구와 같은 장단 악기만으로도 연주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곡전수관은 지난 22일 동포초등학교에서 '교과서 밖으로 걸어나온 우리 음악 이야기'행사를 했다.   
 


남자아이들은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동창이이∼"하며 숨이 끊어질 듯, 온 얼굴이 붉어져라 불러댔다. 서너 번을 따라하던 한 남자아이는 "숨은 차지만 재밌다"고 말하고선 여운이 남았는지 혼자서 "동창이이∼"를 연방 불러댔다.


6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쾌지나칭칭'과, 전래동요 '산도깨비' 등 흥겨운 가락의 우리 음악을 들려주자, 흥이 올랐는지 공연이 끝나자 '앙코르'가 쏟아졌다.


피아노 연주만으로 교가를 부르던 아이들. '산도깨비'에 이어 거문고, 가야금, 대금, 해금 등 우리네 반주 악기로 교가를 부르자 더욱 신이 났다. 아이들은 "우리 악기로 교가를 부를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며 끼득끼득거렸다.


우리 음악을 편하게 접하게 하고 싶어 공연을 신청하게 됐다는 동포초등학교 구자일 교장은 "1시간도 안 되는 시간이지만 아이들의 기억 속엔 오래 남을 것"이라며 가곡전수관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에 가곡전수관은 "다음에는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곡들을 더 많이 준비하겠다"며 "우리 음악의 멋을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다"고 답례했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자신의 반 아이들을 모아 전래동요를 다시 한 번 불러보는 열의에 찬 교사도 눈에 보였다. 우리의 음악을 교과서 밖으로 나오게 하는 방법, 애정이 담긴 작은 관심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전수관은 2010 '찾아가는 무형문화재 공연-교과서 밖으로 걸어나온 우리 음악 이야기'를 도내 학교를 돌며 공연하고 있다. 공연을 원하는 학교는 055-221-0109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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