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풍류] 송년음악회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2021. 12. 21. 21:21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입니다.

벌써 2021년도 마지막 달 12월입니다.

 

2021년 마지막 목요풍류는 지난 12월 9일 저녁 7시 30분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 송년음악회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라는 제목으로 공연되었답니다.

 

이번 공연에도 어김없이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해설이 함께 하는 공연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공연의 제목인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는 12가사 중 '어부사'의 한 구절로써 이번공연의 첫 무대는 이유나, 김참이 이수자가 불러주는 가사 '어부사'로 문을 열었습니다. 

 

 

가사(歌詞)는 가사체(歌辭體)의 긴 노랫말을 일정한 장단에 맞춰 노래하는 성악곡으로서, 감정표현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가사의 음악적 특징은 매우 복잡한 편인데, 그것은 가사가 비교적 근대에 성립된 까닭에, 전통적인 가곡이나 시조뿐 아니라, 민요와 잡가 등의 민속음악과도 영향을 주고받은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가사는 모두 12곡으로, 백구사․황계사․죽지사․춘면곡․어부사․길군악․상사별곡․권주가․수양산가․양양가․처사가․매화타령입니다. 가사는 장구만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하고, 또는 대금․피리․해금․장구 등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합니다.

어부사는 벼슬을 버리고 한가하게 강호에 묻혀 사는 선비의 모습을 어부에 빗대어 노래한 것으로 이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것을 농암 이현보가 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닻 들어라”, “배 저어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등의 어구를 통해 배를 띄워 노 젓는 한가한 어공의 풍류를 느낄 수 있는 곡이죠.

 

[첫째마루]  설빈어옹(雪鬢漁翁)이 주포간(住浦間)하야 자언거수(自言居水) 승거산(勝居山)을
               배띄어라 배띄어라 조조재락(早潮裳落) 만조래(晩潮來)라.
               지국총(至菊叢) 지국총(至菊叢) 어사와(於斯臥)허니 의선어부(依船漁父) 일견고(一肩高)라.
[둘째마루]  청고엽상량풍기(靑菰葉上凉風起)허고 홍요화변백로한(紅蓼花邊白鷺閑)을

 

 

두번째 무대는 대금독주 '대바람 소리' 입니다. 

대바람 소리는 1978년 이상규가 작곡한 대금협주곡으로 신석정의 시 '대바람 소리'에서 악상을 얻어 완성한 작품입니다.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고 세속적인 생활에서 벗어난 정신세계를 표현한 음악이죠.
이 작품은 작곡가 이상규의 스승인 죽헌 김기수의 송수기념 헌정 곡으로 작곡되어 같은 해에 열린 제3회 대한민국국악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곡으로 대금과 국악관현악의 선율이 조화를 이루는 한국적인 대금협주곡입니다. 현악기의 느린 도입으로 대금의 깨끗하고도 선비적인 가락이 시작되면서 첫 카덴짜가 이루어지고, 섬세하고 정중한 대응으로 점차 빠른 속도변화를 갖는 관현악이 고조되며, 독주와 관현악의 어울림이 강하게 표현되었습니다. 한국의 대금 연주자들에 의해 널리 연주되고 있는 곡입니다. 오늘은 국악연주단 정음의 대금주자인 김동현 악사와 가야금 서은주 악사, 장단에 남일성 악사의 연주로 들어보았습니다.

 

 

세번째 무대는 거문고 이임민 악사의 거문고 독주 '수리재' 무대입니다.

수리재는 정대석 선생이 작곡한 곡으로, 작곡자의 벗인 다정(茶丁)이 살고 있는 집 이름입니다. 다정의 집은 이층 초가집으로 토담에는 매화와 난초 등 벽화가 그려져 있고 물고기가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초가 지붕 위에 박 넝쿨,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밥 짓는 연기, 강가의 나룻배 정경과 화롯불에 차를 끓여 마시고 그림을 그리며 자연과 벗하여 사는 다정의 모습이 모두 3악장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1악장은 '정경(情景)', 2악장은 '흥취(興趣)', 3악장은 '다향(茶香)'을 표현하였습니다.

 

 

다음 네번재 무대는 김참이 이수자의 노래로 들어보는 가곡 우조 락 '유자는' 입니다.

우락(羽樂)은 우조로 된 ‘락’ 형식의 악곡이라는 뜻으로 우조로 부르는 여창가곡 다섯곡(이삭대엽, 중거, 평거, 두거, 우락)중에서 속도가 가장 빠르고, 가락의 변화와 시김새가 멋스러워 남 · 여창에 모두 있으며 여창가객들이 즐겨 부르는 애창곡입니다.  『가곡원류(歌曲源流)』에서 우락을 “요풍탕일(堯風湯日) 화란춘성(花欄春城)”이라고 표현하였는데, 이것은 담담한 듯하면서도 마냥 즐겁기만 한 가락이라는 뜻으로, 담담하면서도 유수(流水)와 같은 멋이 있는 우락의 분위기를 잘 표현한 구절입니다.

初章  유자(柚子)는 근원(近原)이 중(重)하여
貳章  한 꼭지에 둘씩 셋씩
參章  광풍대우(狂風大雨)라도 떨어질 줄 모르는 고야
四章  우리도
五章  저 유자(柚子)같이 떨어질 줄 모르리라

 

 

다음 다섯번째 무대는 이유나 이수자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가곡 반우반계 환계락 '사랑을' 무대입니다.

환계락(還界樂)은 남창가곡에는 없고 여창가곡에만 있는 곡으로 우조인 우락에서 계면조인 계락으로 연결될 때 조바꿈을 원활히 하기 위한 곡으로 우조로 시작하여 곡 중간에 계면조로 바뀌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노래입니다. 빠르기는 1분 55정이고, 16박 한 장단 가곡의 기본형으로 사설의 글자 수에 따라 3장을 확대하기도 합니다.

 

初章  사랑을 찬찬 얽동혀 뒤걸머지고
貳章  태산준령을 허위허위 넘어가니
參章  모르는 벗님네는 그만하여 바리고 가라하건 마는
四章  가다가
五章  자질려 죽을센정 나는 아니 바리고 갈까 하노라.

 

 

마지막 무대는 이유나, 김참이 이수자가 함께 불러주는 가곡 계면조 대받침 '오날이' 입니다.

계면조 대받침은 가곡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으로, 가곡을 연창할 때 남·녀창 가객이 번갈아 부르다가 맨 마지막에 남·녀창 선율의 대비와 조화가 특징적인 남·녀 가객이 동시에 부르는 유일한 노래입니다. 옛 문헌에는 가필주대(歌畢奏臺) 또는 편대(編臺), 대받침 등의 이름으로 실려 있지만 노랫말 때문에 태평가라고도 부릅니다. 초장의 시작은 12박부터 노래와 반주가 함께 시작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노랫말도 초장 처음의 ‘오날이’는 부르지 않고 다음의 ‘오날이’부터 노래합니다. 또 다른곡과는 달리 대여음이 없고 거문고로만 초장의 1박부터 11박까지를 연주하여 전주 역할을 합니다.

‘오날이’는 태평가 ‘이려도’와 함께 가곡 한바탕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노래입니다.  16세기 ‘만대엽’을 거쳐 17세기 이후 ‘초중대엽’의 대표 사설이었지만 이후에는 불리지 않던 것을 2008년 기획공연 <가집속에 숨은 노래>에서 처음 복원해 불렀습니다. 특히 이 곡은 임진왜란 때 김해, 웅천 등지에서 일본에 끌려갔던 조선 도공들이 불렀던 노래로 지금은 일본 가고시마현 옥산신사의 『학구무가』라는 노래로 구전돼 그 유래를 알 수 있게 하는 노래이죠.

 

初章  (오날이) 오날이쇼셔
貳章  매양(每樣)의 오날이쇼셔
參章  져므지도 새지도 마르시고
四章  매양에
五章  주야장상(晝夜長常)에 오날이 오날이쇼셔

 

 

이렇게 올해 2021년 10번의 목요풍류 중 마지막 무대인 송년음악회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의 무대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내년 2022년에도 가곡전수관 목요풍류는 어김없이 준비 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리며

내년엔 마스크 끼지 않고 공연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리라 기대하며 모두 건강조심하시고 내년 2022년에 또 뵈요^^

 

혹 이번 공연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분들을 위해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연 다시 보기가 가능하니 많은 시청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아래의 그림을 누르시면 해당 공연으로 링크되니 많은 관람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