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풍류] 옛 여인들의 노래 '교방가요'

2013. 8. 14. 18:50풍류방이야기

 

 

교방가요는 고종9년인 1872년 진주목사를 지낸 '정형석'이 직접 기획해서 만든 진주관아 소속 교방의 음악들을 정리한 책이다. 그래서 엄격한 의미에서의 순수 가집은 아니다. 그러나 교방가요는 책의 절반 이상을 노래에 집중시키고 있고, 나머지 부분도 노래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아 '가집'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

 

전체를 보면, 앞의 절반은 '가곡과 가사'만을 정리하였고, 나머지 절반은 '악기와 춤곡들', '매화점장단'을 비롯한 가곡 연주에 필요한 것들, 그리고 '여러 정재들'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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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가곡 한바탕을 '남창과 여창'의 교대창으로 부르는 것을, 교방가요에서는 창(唱)(남창)과 화(和)(여창)라고 기록하고 있다.

 

'창'은 우리가 흔이 '노래 창'이라고 하는데 자전을 찾아보면 '창'은 '먼저 노래를 부름'이라는 뜻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래서 '창화(唱和)'라고 하면 '저 사람이 부르고 이 사람이 답한다'라는 뜻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가곡 한바탕을 오늘날은 '남녀 교대창'으로만 알고 있는데, 교방가요는 남녀라는 성별용어 없이 '창과 화' 곧 '먼저 부르고 화답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 '가집에 담아낸 노래와 사람들'에서 발췌 (조순자 저) -

 

 

 

 

첫번째, 기악합주 '경풍년'

'창과 화'가 중심이 되어 펼쳐질 이번 '옛 여인들의 노래 [교방가요]' 공연을 기념하기 위해 기악합주 '경풍년'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참고로 '경풍년'은 '풍년을 기뻐한다'라는 뜻으로

궁중행사에서 축하용 음악으로 연주된 곡이라고 해요!

오늘같이 뜻 깊은 공연을 축하하는 여는 무대~ 참으로 기쁘고 행복한 순간이네요^.^

 

 

 

 

두번째, 가사 '매화가'

작년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이수자가 된 이유나 가인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가사 매화가!

[교방가요]에서는 가곡 뿐만 아니라 가사 또한 수록하고 있지요?

그래서 오늘 들어봅니다^.^

 

매화(梅花)야 옛 등걸에 봄철이 돌아를 온다
옛 퓌였든 가지(柯枝)마다 푸염즉도 허다마는
춘설(春雪)이 난분분(卵粉粉)허니 풀지말지 허다마는
성천(成川)이라 동의주(胴衣紬)를 이리로 접첨 저리로 접첨
저무러 접첨 개여놓고 한손에는 방추들고
또 한손에 물박 들고 흐르는 청수(淸水)를 드립 떠 덤석
이리로 솰솰 저리로 솰솰 출렁 출척
안남산(南山)에 밧남산(南山)에 개암을 개암을 심어라 심어라
못다 먹는 저 다람의 안과

 

봄철이 도래하니 오래된 매화나무에도 전에 피듯 꽃이 필 것도 같은데,

봄눈이 많이 날리니 필지말지 걱정이다.

만약에 곱고 예쁜 비단실로 매화꽃을 고목가지에 묶어서라도 꽃을 피게 하고 싶구나...

 

 

 

 

세번째, 가곡 계면조 농(弄) '북두'

 

初章  북두칠성(北斗七星)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분께
貳章  민망한 발괄 소지(所誌) 한 장 아뢰나이다
參章  그리든 님을 만나 정(情)엣 말삼 채 못하여 날이 쉬 새니 글로 민망
四章  밤중만
五章  삼태성(三台星) 차사(差使) 놓아 샛별 없이 하소서

 

북두칠성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분께
안타까운 소장 하나 아뢰나이다
그리던 님 만나 정다운 말 채 나누기도 전에 날이 새려해 안타깝기 그지없으니
오늘밤만 삼태성에 명을 내려 샛별을 거두어 주소서

 

 

 

 

네번째, 가곡 반우반계 편락 '나무도'

 

初章  나무도 바위 돌도 없는 뫼에
貳章  매게 휘좇긴 가톨의 안과
參章  대천(大川)바다 한가운데 일천석(一天石) 실은 배에

             노도 잃고 닻도 끊고 용총도 걷고 키도 빠지고 바람 불어 물결치고

                  안개 뒤섞여 자자진 날에 갈 길은 천리만리 남고 사면이 검어

                  어득저뭇 천지적막(天地寂 寞) 까치놀떴는데 수적(水賊) 만난

            도사공(都沙工)의 안과
    四章  엊그제
    五章  임 여읜 나의 안이사 엇다가 가가흘(可呵吃)하리요

 

나무도 바윗돌도 없는 빈산에서 매에게 쫓기는 까투리의 간이 콩알만큼이나 작아지며

무서워하는 마음과 넓으나 넓은 대천바다 한가운데서 알곡을 일천석이나 실은 배가

노도 잃고 닷도 끊기고 용총줄도 걷히고 키도 빠지고 바람은 불어 물결치고

안개가 뒤섞여 자욱하게 낀 날에 갈 길은 천리만리나 멀고

사방은 어두워지며 날이 저물어지니 천지는 적막 고요하고 까치놀이 떠 있는데

해적까지 만나서 난감해하는 도사공의 마음과

엊그제 임을 잃은 나의 마음이야 어떻게 깔깔거리며 큰소리로 웃을 수가 있으랴.

 

 

여창의 목소리로 남창의 노래를 불러보았습니다!

어떠신가요? 오늘 공연의 깊은 속내가 바로 이것이죠~

예전에는 여성들이 노래를 업으로 삼는 전문 가인이었습니다.

그래서 보통 남녀의 구분 없이 자유롭게 넘나들며 노래를 하였답니다.

요즘은 어찌나 정해진 것도 많고 지켜야 하는 것도 많은지!

자유롭게 노래 불렀던 그 옛 여인들을 그리워하며 불러봅니다^.^

 

 

 

다섯번째, 가곡 계면조 편삭대엽 '모시를'

 

初章  모시를 이리저리 삼아
貳章  두루삼아 감삼다가
參章  가다가 한 가운데 뚝 끊쳐 지옵거든 호치단순(皓齒丹脣)으로 흠빨며 감빨아 
         섬섬옥수(纖纖玉手)로 마조잡아 배붙여 이으리라 저 모시를
四章  우리도 
五章  사랑 끊쳐 갈 제 저 모시 같이 이으리라


모시를 이리저리 삼고 두루삼아 감삼다가
가다가 한 가운데 뚝 끊어지거든 좋은 이와 붉은 입술로 혹 들여 빨고 감아서 쪽 빨아, 부드럽고 고운 손으로 두 끝을 마주 잡아 바비작 거리어 비벼 이으리라. 저 모시를
우리도 사랑이 위태로울 때 저 모시 같이 정성들여 이으리라

 

 

 

여섯번째, 가곡 대받침 '태평가'

 

初章  이랴도 태평성대(太平聖代)
貳章  저랴도 성대(聖代)로다
參章  요지일월(堯之日月)이요, 순지건곤(舜之乾坤)이로다
四章  우리도 
五章  태평성대니 놀고 놀려 하노라

 

이리하여도 태평성대 저리하여도 성대로다
요임금 때의 해와 달이요 순임금 때의 하늘과 땅이로다.
우리도 태평성대니 놀고 놀려 하노라.

 

 

드디어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 창화가 함께하는 '태평가'입니다.

김동영, 김재원 가인이 남창역활인 '창'을 하구요!

이유나, 김참이 가인이 여창 역활인 '화'로 노래불러 주었습니다.

남창과 여창이 함께 불러도 매력적인 노래지만 여창과 여창이 서로 화음과 호흡을 맞대어 부르니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새삼 여자들끼리의 음색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잘 어울린다는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색다르고 더욱 아름다워진 태평가! 들으니 너무 행복했습니다~

 

 

 

 

다 함께 기념사진 찰칵! 찰칵!

 

<공연안내>

 

2013년 목요풍류는 매주 공연이 아닌 격주로 진행됩니다!

더 멋지고 알찬 내용으로 여러분들을 찾아뵙기 위함이니 기대해주세요~

 

8월 22일 늦은오후 7시 30분 열린무대 젊은국악 '한 여름밤의 슬기둥'이 펼쳐집니다!

조용하고 점잖아 보이던 정음 연주단이 변했다??

신나고 새로운 퓨전국악과 함께 여러분과 소통하고 즐기기 위해 정음연주단이 뭉쳤습니다.

신나는 공연 기대해 주세요~~~~^.^

 

 

 

여러분의 지친 삶에 활력이 되어 드리는 내 삶의 작은 쉼표 목.요.풍.류.!

언제나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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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진2013.11.19 12:38

    편락 1장의 <나무도 바윗돌도 없는 산에>는 잘못 해석한 것입니다. <나무도 전혀, 돌도 없는 산에>가 맞습니다. 또 3장에 나오는 까치놀은 백두파의 우리말이지요. 파도의 상단이 부서져 생기는 거품인데, 파도가 심할때 생기는 것이죠.
    아름다운 노을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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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곡전수관2013.11.19 17:58

      네, 1장의 나무도 바위 돌도 없는 뫼에 : 나무도 바윗돌도 없는 산의 옛말입니다.

      그리고 3장의 까치놀은 바다에 바람이 험하게 불어치면 거센파도가 일면서 푸른 물결이 용솟음치는데, 그 중에도 흿득흿득나타보이는 물결을 까치놀이라고 합니다. 이를 '까치놀이친다' 고 하며 한자표기로 백두파(白頭波)라 쓰고 까치놀이라고 읽습니다.

      5장의 가가흘(呵呵吃)은 한문표현입니다. * 가 ( 呵):깔깔웃을 가 , 흘(吃): 웃는소리 흘
      즉, 큰소리로 깔깔대다 깔깔거리고 웃다 라고 합니다.

      따라서 내용을 정리하면,
      까투리의 어려운 처지와 도사공의 어려운 사정의 얘기를 들으면 동정도 가려니와 웃음도 나는 일이겠으나,
      엊그제 임을 잃은(임과 사별한) 나는 어떻게 우습다고 큰소리로 깔깔대며 웃을 수가 있겠느냐의 뜻.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며 그야 말이지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라 하겠다. 라는 내용입니다.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