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철수와 순자가 만났네_ (문화와 기업1. 한철수)

2012. 4. 13. 14:52풍류방이야기

 

어제 4월 12일 목요풍류는 지역의 명사를 모시고 국악과 함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신개념 국악토크콘서트, <명불허전>의 첫 시간이었습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명불허전>은 1. 문화와 기업, 2. 문화와 도시, 3. 문화와 콘텐츠, 라는 세 가지 주제로 네 분의 명사를 모시고 콘서트를 진행합니다.

 

12일에는 <명불허전> 첫 시간으로 (주)고려철강 대표이자, (사)아름다운우리가곡의 이사장이신 한철수 이사장님을 모시고 공연을 하였어요. 마산에서의 초중고 시절 사진을 보며 들려주신 옛이야기부터 관객서비스차원에서(?!) 직접 불러주신 <고향역>까지... 한철수 이사장님 말에 따르면 "밑바닥까지 다 보여주는" 공연이었습니다. ㅋ

 

한철수 이사장님과 가곡전수관의 인연은 2010년 (사)아름다운우리가곡 발기인모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철수 이사장님이 지난해 2011년 설립인가를 받은 (사)아름다운우리가곡의 초대 이사장으로 왕성히 활동해 주시면서 가곡전수관과의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그 덕에 몇 번 뵙기는 했어도 어제와 같은 자리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기는 처음이었지요. 52년 마산에서 출생해 서울에서의 대학시절만을 빼고는 오로지 마산에서만 활동하신 마산토박이셔서인지 지역사랑이 대단하셨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한철수 이사장님의 기업, 문화,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들어볼까요?

 

 

조순자 관장님의 여는 말과 여는 음악, 길군악, 길타령. 길군악은 취타의 뒤를 이어서 연주하는 행악의 하나입니다. 일명 절화(折花)라고도 하는데요. 사진에서는 연주자가 넷 뿐이지만 이래뵈도 행진할때 연주하는 음악이라 굉장히 경쾌하고 씩씩한 느낌입니다.

 

 

 

이어서 한철수 이사장님의 짧은 강연이 있었습니다. <문화와 기업>이라는 주제로 해주신 짧은 강연에서는 기업이 왜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라는 이야기로 시작해 가곡전수관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독려하는 말씀으로 끝을 내셨어요. 한철수 이사장님은 우리 사회에 예술과 예술가들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시며 "예술가들은 일반인들이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세계를 찾아주는 사람들로 사회의 창조적 시각과 혁신적인 상상력을 가져다 준다"는 말을 해주셨습니다. 연주단들에게, 또 많은 예술가들에게 이 보다 더 용기를 주는 말이 있을까요?

 

또 (사)아름다운우리가곡의 이사장으로서 마지막으로 꼭 한 가지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굉장히 똑똑한 한 아이가 돌을 옮기려 하고 있었다. 머릿속에 든 모든 지식을 다 써서 돌을 옮기려고 갖은 애를 다 써도 돌을 옮길 수 없었다. 아이가 아버지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돌을 옮길 수 있을까요. 아버지가 말했다. 너는 나에게 도와달라는 말은 왜 하지 않느냐."

 

한철수 이사장님이 이 일화를 이야기하신 이유는 (사)아름다운우리가곡 이사장으로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가곡전수관의 완전한 틀을 갖추기 위해서, 지역의 자랑거리가 되기 위해서 많이 도와주시라"고 전하고 싶으셨던 거지요. 일전에 한 잡지에서 인터뷰한 내용 중 지금의 성공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가진 게 많아서가 아니라... 그냥 흘러가는 대로 그때마다 온 힘을 다했지요.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혼자 힘으로 이룬 것이라고 할 수 없지요. 될 수 있으면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늘 생각합니다"라고 말씀하신 대목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지요.

 

 

 

이어서 이사장님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한철수 이사장님은 1952년생 1남3녀의 가장으로 마산에서 태어나셨어요. 외할아버지가 유명하신 독립운동가 죽헌 이교재 선생님이셨답니다. 이교재 선생님은 3.1운동 당시 경상남북도에 독립선언서를 배포하기도 하고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활동하셨던 분이셨어요. 김구선생의 밀약을 전하기도 하고, 독립운동자금을 모으기도 하셨답니다. 지금도 댁에는 김구선생에게 받은 임명장이 있다고 하십니다. 또 아버지는 마산공고의 수학선생님이셨데요.

 

위 사진에서 어린시절 사진과 가족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날 공연에서는 이 사진 외에도 외할아버지 묘소에서 찍은 사진, 마고시절 사진 등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관객분들도 함께 추억에 젖는 시간이었지요. 또 내친김에 한철수 이사장님의 애창곡을 청해 들어보았습니다. 나훈아의 <고향역>을 국악반주에 맞춰서 멋들어지게 불러주셔서 관장님이 남창가곡을 꼭 전수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계십니다. ^.^

 

 

곧바로 마산 출신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노래 '내 고향 남쪽 바다'를 구성진 영제시조로 들어보았습니다.

 

初章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中章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終章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이외에도 곁방살이 1인기업으로 시작한 (주)고려철강을 연매출 1천억원대의 회사로 키운 이야기, 아내와의 만남, 늦둥이 키우는 재미 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철수 이사장님은 (사)아름다운우리가곡 외에도 창원시 문화재단 이사, 성산아트홀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경남메세나협회 부회장, 경남오페라재단 운영이사, 창원상공회의소 마산지회장, 3.15의거기념협의회 부회장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많은 일들을 맡고 계십니다. 특히 문화예술분야 활동이 왕성하신데요. 타지역 친구에게서 "지역에 이렇게 좋은 게 있는데 왜 너희 지역일에 나서지 않느냐"는 말에 자존심이 상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저희로서는 그 친구분께 아주 큰 감사를 드려야겠어요. ㅎㅎ ^.^

 

 

유난히 '철'(이름도 한'철'수이시고, 운영하는회사도 철강회사이니)과 깊은 관계를 맺고 계신 한철수 이사장님을 위해 준비한 곡입니다. 1964년 북한의 거문고 연주자이며 작곡가인 김용실이 작곡한 거문고 연주곡 '출강’을 거문고 병주로 들어보았습니다. 

 

 

생소병주로만 듣던 것을 기악합주로 연주해본 '수룡음'과 마지막을 장식한 가곡 대받침 '오날이'입니다. '오날이 오날이쇼셔. 매일이 오날이쇼셔'라고 시작하는 오날이는 매일이 오늘만 같아라는 곡인데, 매일 오늘 같기만 바라는 모두의 마음이 담긴 곡이지요.

 

늘 물밑에서 연주단을 챙겨주시는 이사장님과 많은 후원회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함께 해주신 관객분들께도요. ^.^

<명불허전> 첫 시작이 좋았으니 앞으로도 쭈~~욱 잘 되겠지요?

 

 

행운의 주인공들!

 

 

명사와 국악의 특별한 만남_(주)고려철강 한철수 대표

명불허전 _문화와 기업1

 

일시 : 2012년 4월 12일 목요일 오후 7:30
장소 : 가곡전수관 가곡전용연주장 영송헌

 

연주곡목
기악합주 ‘길군악, 길타령’
영제 평시조 ‘내고향’
거문고 병주 ‘출강(出鋼)’
기악합주 ‘수룡음’
남녀창 계면조 대받침 ‘오날이’


 

출연자
초대명사_ 한 철 수 ((주)고려철강 대표이사/(사)아름다운우리가곡 이사장)
진    행_ 조 순 자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가곡전수관장)

노  래_ 이종록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34호 영제시조 예능보유자)       

           조수연 (가곡 이수자•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피  리_ 지영재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한국음악학과 재학)
가야금_ 서은주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거문고_ 신근영 ․ 박소연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대  금_ 정나례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해  금_ 김지희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양  금_ 송정아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장  고_ 정동주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