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풍류 3회] 촉촉한 봄날의 오후, 사랑을

2012. 3. 23. 16:04풍류방이야기

3월 22일 저녁 지음실에서 목요풍류 네 번째 시간, 차와 음악이 함께하는 사랑방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주단위 공연이다보니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매주 목요일이 도둑처럼 찾아오는데요. 그래서 하고 나면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행정직으로 있다보니 주로 공연 외적인 준비에 대한 것이지요. 가장 큰 고민은 공연을 알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지역에서도 가곡을 아는 이, 가곡전수관을 아는 이들이 손에 꼽을 정도여서 객석이 한산한 편입니다. 그래도 가곡전수관과 국악공연을 사랑해주시는 여러 관객분들이 있어 큰 힘이 됩니다. 

어제 공연에서는  몇 년 전부터 빠지지 않고 찾아오는 고정관객 중 한 분께 여쭤보았지요.
- 오늘도 오셨네요. 매주 뵜으면 좋겠어요!
- 그럼요! 올 한해 결심이 목요풍류 빠지지 않는 것인데요.

하하하하... 진실로 반가운 일 아닐 수 없었습니다. 새해다짐치고 이처럼 건설적이고, 심오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다짐을 본 적이 없습니다. 꼭 지키실 수 있도록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 관장님 늘 하시는 말씀이 한 분의 관객이 오더라도 객석이 꽉 찬 것처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연주하라는 것인데, 이런 관객분이야 말로 객석을 꽉~ 채워주시는 분이 아니겠습니까? 

다시 공연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번 차와 음악이 함께하는 사랑방 음악회는 '촉촉한 봄날의 오후, 사랑을'이란 제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제목은 새로온 대금주자인 조민수 악사가 뽑은 것인데요. 예민한 감수성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전날 제목을 정하면서 혹시 비가 오지 않으면 '건조한 봄날의 오후'로 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우스개소리를 하였지만, 다행이 비가 내려 원래의 제목을 고수할 수 있었습니다. 하늘님께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이날 공연은 진행자, 연주자들의 대거 데뷰 무대로 진행되었는데요. 조수연 가인이 진행, 해설을 맡은 숨은 실력을 발휘했을 뿐 아니라 가곡전수관의 새식구들이 첫 무대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처음 진행을 맡아 떨기도 했지만, 다시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꺼라는 자신감을 보여줬던 조수연 가인. 앞으로 사랑방 음악회에서는 또다른 가인, 악사들의 진행이 이어집니다. 참고로 관장님은 조수연 가인에게 B+이라는 점수를 주셨습니다. 다른 진행자들의 평가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4월을 기대하세요! 



국악연주단 정음 입단 후 첫 무대, 첫 곡을 연주한 송정아(가야금), 박소연(거문고) 악사. 향제줄풍류 중 뒷풍류를 강단있게 연주해내는 모습이 멋졌습니다. 줄풍류는 풍류객들이 악기를 타며 즐기던 음악인데요. 서울에서 전승되는 줄풍류를 경제줄풍류, 지역에서 전승되는 줄풍류를 향제줄풍류라 부릅니다. 뒤에 연주된 <천년만세> 가락에서 나온 것인데 전혀 다른 곡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느낌이 달랐습니다.  




김정집 사범님의 피리 연주 <염양춘>. 방안을 꽉 채우는 사범님의 피리소리는 저렇듯 송골송골 땀방울 맺힌 모습에서 나오는 것이겠지요.  




이어진 거문고 해금 병주 <탈놀이>입니다. 현 한국예술종합대학교 김영재 교수가 작곡한 것인데, 거문고 주자 박소연 악사가 김영재 교수에게 직접 사사받았다고 하네요. 연주단 막내 소연씨의 진지한 모습.  





그리고 이어진 기악합주 <천년만세>, 남창가곡 우조 우편 <봉황대상>, 반우반계 환계락 <사랑을>, 계면조 대받침 <태평가>. 이렇게 이날 연주를 준비하느라 가곡전수관에서 먹고 자고 했던 단원들의 공연이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계속되는 신입단원들의 활약을 기대해 주세요!


- 언젠가는 꼭 걸리는 '느닷없는 행복'




차와 음악이 있는 사랑방 음악회

            촉촉한 봄 날의 오후, 사랑을
일시 : 2012년 3월 22일 목요일 오후 7:30
장소 : 가곡전수관 2층 지음실
공연곡목
 향제줄풍류 中 ‘뒷풍류’
 피리 독주 ‘염양춘’
 거문고, 해금 병주 ‘탈놀이’ 
 기악합주 ‘천년만세’
 남창가곡 우조 우편 ‘봉황대상’
 반우반계 환계락 ‘사랑을’
 계면조 대받침 ‘태평가’
연주자
해   설_조 수 연 (가곡 이수자•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노   래_ 주동섭 (가곡 이수자•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조수연 (가곡 이수자•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김동영 (가곡 전수장학생•부산대 대학원 한국음악학과 재학)
피   리_ 김정집 (국악연주단 정음 사범)
가야금_ 송정아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거문고_ 박소연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대   금_ 조민수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해   금_ 김지희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장   고_ 정동주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관람료_ 전석 5000원
40% 할인 _ 18세 이하 청소년, 60세 이상 노약자, 장애인
20% 할인_ (사)아름다운우리가곡 회원

문의) 행정실 055-221-0109

★ 유료공연을 통해 얻어지는 입장권 수익은 전액 더 나은 공연을 위한 인건비, 제작비, 운영비 등과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국악공연에 쓰입니다.
★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전수관은 우리 겨레의 소중한 자산인 가곡을 전승·보전하는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공연·교육 시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