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여론·칼럼 [취재노트] 미디어 빅뱅이 따로 있나?

2011. 4. 2. 10:51언론에 비친 가곡전수관

[취재노트] 미디어 빅뱅이 따로 있나?


도내 블로거 저널리즘의 성장세가 거세다. 도내 블로거들이 생산하는 콘텐츠가 정치, 사회, 교육, 노동 등 시사적인 분야를 넘어 지역의 순수예술분야로까지 넓고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1년여 전까지만 해도 <경남도민일보>가 운영하는 메타블로그인 '갱상도 블로그'와 <100인 닷컴> 등에는 시사, 연예 포스팅이 주를 이뤘다. 반면, 지역의 연극, 음악, 예술을 직접 다룬 포스팅은 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난해 '가곡전수관 영송헌' 개관 이후 도내 블로거들의 지역 순수예술분야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가곡전수관'이 적극적인 블로그 마케팅을 한 것이 주효했다. 이때부터 블로거와 지역 문화예술단체의 협업에 탄력이 붙은 것이다. 이러한 협업은 지난달 23일 지역 장편 독립영화 <조용한 남자> '블로거 시사회'로 이어졌다. 이날 블로거 시사회에는 20여 명에 가까운 블로거들이 참석했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에는 기자 시사회처럼 감독과의 대화가 열렸다. 이어 감독과 스태프, 블로거들이 한 데 모인 뒤풀이 자리도 마련됐다.

이처럼 블로거들은 일반 기자들이 잘 하지 않는 유대 활동을 통해 문화예술인들과의 거리감을 좁혀나갔다. 이는 곧 기사에 담기는 정보의 양과 질적 차이로 이어졌다. 때문에 문화예술인들은 기자들의 딱딱하고 가치중립적인 기사보다,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블로거들의 재미있고 유려한 글에 더 관심을 두게 됐다. 또 블로거 글은 서로 다른 관점이 녹아 있어 콘텐츠도 풍부했다.


    
 
이 영향은 지난 12일 열린 극단 마산의 <해피엔딩> 시연회로 이어졌다. 시연이 끝나고서 이어진 내빈 소개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이날은 정부권 <100인 닷컴> 편집장이 가장 먼저 소개됐다. 그 다음은 블로그 '오유림 여사의 제3활동'을 운영하는 오유림 씨였다. 반면, 기자들은 맨 뒷전이었다. 이는 결코 푸념이 아니다. 시연회가 영화 <조용한 남자> 블로거 시사회의 영향으로 기획됐기에 당연하였다. 단지 도내 블로거들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 사례로 주목해 보자는 것이다. 미디어 빅뱅은 결코 신방겸영, 종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김두천 기자 | kdc87@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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