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습지포럼 초청공연] "가곡도 지구의 습지와 같아"

2010. 12. 1. 17:06풍류방이야기

11월 25일 영송헌에서는 <2010 국제습지포럼>에 참가한 전세계 국제기구 관계자들을 위한 전통문화공연이 있었습니다. 일반인분들에게도 문을 활짝 열어 놓았는데, 시간이 오후 4시인지라 많이는 못오셨어요. 그래도 늘 오시던 몇몇 선생님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 주셨지요.

예고해 드린대로 이날 공연에서는
국악연주단 정음의 연주로 가곡, 가사, 시조 및 판소리 명인 송순섭 선생님의 판소리와 이매방류 살풀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가곡을 가곡전용연주장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였으니, 외국분들에게 잊지 못할 기억이 됐겠죠? 그밖에도 판소리, 관현합주, 피리독주, 살풀이 등 다양한 전통예술공연으로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어 좋았답니다. 공연 내내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모습에 으쓱하기도 했고요.



가곡전수관에 도착한 일행은 로비에 비치된 떡과 국화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떡도, 국화차도 아주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시더군요. 떡을 싸가시는 분들도 보았어요.

통역을 동반한 공연이 시작되자 관장님께서 환영의 인사를 하셨습니다. 가곡과 가곡전수관을 소개하시며, "생물의 종다양성을 보존하고 물을 정화하는 지구의 허파인 습지가 절대 사라져서는 안되는 습지처럼 가곡 역시 한국 문화에서 습지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러고보면 가곡전수관은 세계습지포럼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거네요. ^.^ 자랑스럽습니다. 후훗 



이매방류 살풀이를 보여주신 박균 선생님의 공연모습입니다.
살풀이춤은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로 지정된 춤으로 무속 의식(巫俗儀式)에서 액(厄)을 풀어낸다는 뜻인 곧, 살(煞)을 푼다는 의미에요. 살풀이춤은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변하는 춤으로서 그 예술성을 인정받아 계승되어 오는데, 이중 이매방류 살풀이춤은 고도로 다듬어진 기방 예술을 이어받아 춤사위의 기교가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박균 선생님은 춤솜씨 뿐만 아니라 <이미륵평전>을 쓰기도 한 다방면에 재능을 갖고 계신 분이에요.



국악연주단 정음의 연주로 9곡으로 이루어진 영산회상 중 염불과 타령을 들어보고, 또 피리독주로 영산회상의 제1곡인 상령산을 들어보았습니다. 영산회상은 ‘영산회상불보살(靈山會相彿菩薩)’이라는 불교의 성악곡이 기악화한 곡인데요. 현행 영산회상에는 가사로 노래하던 상령산(上靈山)에서 파생한 중령산(中靈山), 세령산(細靈山), 가락덜이가 있고 후에 추가된 삼현(三絃)도드리와 그의 변주곡인 하현(下絃)도드리 그리고 불교노래의 하나인 염불도드리가 있으며, 또 불교음악과는 무관한 타령(打令), 군악(軍樂)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판소리 명창, 송순섭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판소리는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라는 한 대목인데요. 박씨를 물고 흥보네 집으로 향하는 제비의 여행 경로를 뜻하는 말이지요. 제비노정기는 고종 때의 서편제 명창인 김창환의 더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늠은 말 그대로 '더 넣음'에서 나온 말로, 새로 첨가한 창조적인 부분을 말하는 용어에요. 한국의 전통예술은 같은 도재식으로 이어져 왔지만 스승의 것을 그대로 모방하지 않고 새롭게 창조하고, 변주하여 더 나은 예술세계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독려하는데요. 국악의 용어나 전래 형태를 보면 이렇듯 우리의 민족성이 잘 드러난답니다.



가곡전수관에서 가곡을 빼놓을 수는 없지요?
가곡, 가사, 시조를 모두 들어보았어요. 영제 반사설시조 '벽사창이'와 가사 '수양산가'를 영제시조 예능보유자 도경 이종록 선생님이, 가곡 계면조 평롱 '북두칠성'과 우조 우락 '바람은'을 국악연주단 정음이 연주했습니다. 정음의 가인 두 사람이 등장하자 여기 저기서 카메라가 등장하며 취재열기가 상당했어요.



예정된 1시간 30분 정도의 공연을 마치고 출연자들과 사진을 찍는 '포토타임'!



피리도 불러보고요.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요.
한데 김정집 피리 사범님~ 옆에 계신 분이 무슨 질문을 하셨나요? 무슨 대화가 오고갔는지 궁금합니다!


장구체험도 해보고...
체험참가자는 장구잽이가 조금 부담스러운 듯도 하고...ㅡ.ㅡ^



다같이 단체사진을 찍는 것으로 행사를 마무리하였지요.
수십대의 카메라가 앞에 있어서 시선은 모두 제각각.
그래도 습지와 가곡을 보존하고 잘 가꾸어 나가야겠다는 마음은 하나!



2010 창원선언문이행네트워크회의기념
가곡전수관 전통예술공연

▮ 장소 :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전수관 가곡전용연주장 영송헌
   일시 : 2010년 11월 25일 16시

▮ Program
1. 기악합주_ 영산회상 中 염불, 타령
2. 전통무용_ 이매방류 살풀이
3. 피리독주_ 상령산 풀이
4. 판소리_ 흥보가 中 제비노정기 
5. 시조_ 영제 반사설시조 벽사창이
6. 가사_ 수양산가
7. 가곡_
1) 계면조 평롱 ‘북두칠성’
2) 우조 우락 ‘바람은’

▮ 출연진
영송당 조순자 (해설/노래)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 가곡전수관장
전문예술단체 가야국악회관 대표, 경상남도 문화재위원
송 순 섭 (판소리)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적벽가 예능보유자
동편제판소리보존회 이사장, 광주광역시립국극단장
서울대․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 교수
박   균 (무  용)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원 한국음악이론(석사)
슈잔 슐리허 <탄츠 테아터-전통과 자유>, 범우사, 2006. 번역
<이미륵평전>, 범우사, 2010, 공저
이 종 록 (시조, 가사)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34호 영제시조 예능보유자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및 제42호 가사 이수자
국악연주단 정음 (연  주)
예비사회적기업 <국악연주단 정음>은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널리 보급·선양하기 위해 2009년 9월 창단된 경남 최초의 정악연주단입니다.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등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와 노래하는 가인으로 구성된 국악연주단 정음은 창단이후 현재까지 전통예술의 발굴과 창작,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국악공연 및 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