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20. 15:28ㆍ언론에 비친 가곡전수관
인류무형유산 등재 ‘가곡’ 예능 보유자
“세계적 감성 가진 ‘슬로 뮤직’ 가곡 교육·보급 더욱 힘쓸 것”
최근 한국 전통 가곡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것과 관련해 바쁜 스케줄을 보내고 있는 조순자 가곡전수관장./전강용기자/
“각박한 현대사회에 가곡은 세계인의 공감대를 얻을 겁니다.”
지난 18일 오후 창원시 마산회원구 가곡전수관에서 만난 조순자(67·여) 관장은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어 보였다.
한국 전통 가곡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것과 관련해 각종 언론으로부터 바쁜 스케줄을 보내고 있는 조 관장은 동안(童顔)의 비결에 대해 “가곡이 사람을 젊게 만든다”고 대답했다.
가곡은 피리와 젓대 가야금 거문고 해금의 관현악 반주에 맞춰 부르는 우리의 전통음악으로 지난 196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로 지정됐으며 현재 국내에 조 관장을 비롯해 김영기, 김경배씨 단 3명이 유일한 가곡 예능 보유자이다. 특히 조 관장은 국립국악원 소속의 첫 번째 가곡 주자로서 이번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에 대해 감회가 깊다.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 등재가 의미하는 것은 인류문화유산이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으로 길이 보전돼야 한다는 것이죠. 가곡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기도 하지만 세계인의 보편적인 감성을 가지고 있어요.”
무형문화재인 그에게 가곡은 곧 그 자신이다. 그의 존재는 이번 인류문화유산 등재의 전제가 될 수밖에 없다.
조 관장은 지난 1958년 15세의 나이에 서울중앙방송국 국악연구생으로 뽑혔다. 이후 국립국악원으로 옮겨 가곡의 명창이자 국립국악원 초대 원장이었던 소남 이주환 선생(1972년 작고)에게 본격적으로 가곡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다.
어린 마음에 접한 가곡은 그에게 선뜻 다가오지는 않았다. 당시 엄격하고 무서웠던 이주환 선생의 가르침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가곡은 그에게 깨달음으로 다가갔다.
그는 “느린 음악이라고만 생각했던 가곡이 어느 날부터 좋아지기 시작했다”며 “가곡을 사람들에게 쉽게 알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사명감마저 들었다”고 했다.
가곡을 대중에게 쉽게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해온 그는 지난 1970년에 국악교육연구회를 만들어 현직교사들을 대상으로 가곡 교육을 보급했고 가곡을 각 나라말로 번역해 뉴질랜드,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 숱한 해외공연을 통해 가곡을 세계에 알렸다.
낱소리 43자를 무려 11분에 걸쳐 부르게 되는 가곡에 대해 조 관장은 음식으로 비유했다.
그는 “긴 호흡으로 발성해야 하는 가곡은 높낮이가 보통 음역대로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다”며 “음식을 먹어야 영양분을 섭취하듯 가곡은 직접 불러 보면 정서적인 안정감을 크게 가져다 주고 호흡법으로 건강에도 이점이 있다”고 했다.
21세기 들어 세계 도처에서는 각박한 사회에서 삶의 여유를 갖고 느리게 살자는 ‘슬로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조 관장은 음악이야말로 슬로 운동의 화룡점정이라고 했다.
“소리는 인간의 본성에 가장 빠르게 전달되는 매개체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자극적인 소리에 노출돼 있는데, 가곡이야말로 어린이들의 심성을 올곧게 잡는 소리 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김용훈기자 y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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