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번째 금요풍류] 황혼에 달이오니

2010. 10. 16. 16:07풍류방이야기

스무번째 차와 음악이 함께하는 금요풍류는 지난 전통음악축제의 시작과 함께 개관한 전국 최초 가곡전용연주장 '영송헌'에서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기존에 신발을 벗고 방석을 깔고 앉아 차와 떡을 먹으며 공연을 즐기는 풍류방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지만
좋은 소리와 스크린을 통해 공연장면과 자막을 함께 보여드리며 공연에 집중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제공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전에는 공연이 끝나고도 도란도란 모여앉아 이야기도 나누고 웃음꽃을 피우고 했었는데 어제는 그게 이루어지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교육동의 1층 로비와 야외데크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볼까 합니다.
관객 여러분들~~ 공연이 끝났다고 집으로 바로 돌아가지 마시고 남은 차와 떡을 즐기시면서 1층 로비나 야외데크에서
이야기도 나누고 즐기다 가세요.
그냥 가시는 분들은 제가 끝까지 쫏아가 붙잡을 겁니다. ㅎㅎ

어제 공연의 특징은 안민영이 지은 매화사 8수 시조 중 1절의 매영이를 영제시조로 도경 선생님께서 부르시고
3절, 4절의 빙자옥질과 눈으로를  연주단 정음의 가인들이 가곡으로 불렀습니다.

매화사 8수는 안민영의 개인가집 <금옥총부>에 실려있는 많은 작품들 중 가장 운치 있는 내용으로 주목받는 작품인데요
안민영이 스승인 박효관의 운애산방을 방문하여 풍류를 즐기다가 매화 몇송이가 피어 방 안에 향기가 가득한 것을 보고 지었다고 합니다. 어리고 연약한 가지에 눈을 틔우고 꽃을 피워 은은한 향을 내는 매화는 사군자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는데, 매화의 이런 선구자적 풍모와 고절한 모습이 안민영의 진솔한 이야기와 음악으로 보다 호소력 있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매화사 8수를 영송당 조순자 관장님께서 최초로 복원하셔서 2006년에 서울에서 매향은 잔에 지고 라는 공연을 여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래서 관장님의 자세한 해석과 함께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답니다.

앞으로 가곡전수관은 가곡전용연주장 영송헌에서 많은 공연 레파토리를 구성하여 양질의 공연을 선사하고자 많은 고민과 준비, 노력을 하고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단 한 사람의 관객이 오셔도 최고의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가곡전수관의 2010 금요풍류..
이제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부지런히 오셔서 공연 즐기시길 바랍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조명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단원들이 더 이뻐(?)보이기도 했답니다.^^


       

       

 
                  매영이를 불러주신 도경 선생님~ 언제 들어도 탁 트인 목소리는 너무 듣기 좋습 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전수관
차와 음악이 함께하는 2010 금요풍류 (10월 15일)

 
 황혼(黃昏)에 달이오니

해 설
   조 순 자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가곡전수관장)


프로그램
기악합주 ‘취타’
가곡 우조 중거 ‘빙자옥질’
영제 평시조 ‘매영이’
기악합주 ‘경풍년’
가곡 우조 평거 ‘눈으로’
가곡 반우반계 반엽 ‘동각에’

연주자
  노   래_ 이종록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조수연 (전수장학생․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김나령(전수자․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김동영 (전수장학생․부산대학교 국악과 3학년)
  가야금_ 오은영 (국악연주단 정음 현악사범)
  거문고_ 신근영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장   고_ 정동주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대   금_ 정나례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피   리_ 김정집 (전 국립국악원 부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