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담茶談] 이야기가 있는 국악 콘서트

2010. 3. 31. 17:58사랑방이야기


2010년 3월 30일부터 매달 마지막 화요일에 열리는 국립국악원 국악콘서트 '다담(茶談)'에 다녀왔습니다.
매월 각기 다른 주제로 공연이 열리는 다담(茶談)의 첫 공연에서 저희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코너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간사는 물론, 단원들이 총출동하여 간만에 서울바람 좀 코에 쐬었지요.

다담(茶談)은 차와 함께 하는 국악콘서트라는 컨셉으로 출발했는데요.
이날 공연의 내용은 3월인만큼 '출발, 새로운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하였습니다.
방송인 유열이 진행을 맡았고요.
소고놀이로 문을 연 다음, 난타의 기획자인 송승환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가곡도 배워보고, 국악프로젝트 그룹 미지의 연주로 마무리되는 내용이었습니다.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 다담(茶談) 공연은 시작하기 전부터 로비가 북적였습니다.
바로 '차와 다식' 시연이 있었거든요.




오전 11시가 공연 시작이라 조금 일찍 오신 분들 출출하던 차에 잘 됐다 싶으셨는지, 차와 다식이 꽤 인기가 있었습니다. 보기에도 예쁘지요?

공연 리허설은 그보다 이른 9시 반부터 진행됐는데요.
이번에 영송당 조순자 관장님이 맡으신 코너는 '여창가곡 평롱 북두칠성'을 공연하시고,
공연이 끝난 후에 관객들을 상대로 직접 가르쳐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출연자의 리허설도 한 컷!



공연이 시작하길 기다리며 우리 식구들도 한 컷. 저 멀리 보이는 친구들도 우리 식구입니다.
성태샘(우측 하단)을 좀 땡겨 찍었더니 다소 무섭게 나오셨어요.
불빛도 정육점 불빛이라 그런데... 감안해서 봐주시길.
근영씨(좌측 하단)는 제게 맛있는 것 좀 사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
어쨌든 선생님 공연 응원하러 천리길을 달려온 의리파들입니다.


공연이 시작됐습니다.
소고놀이로 흥겹게 문을 열고, 유열의 진행으로 매끄럽게 공연이 이어졌어요.


첫 번째 순서의 이야기손님으로 출연한 송승환씨와 유열의 '다담(茶談)'이 있었는데요.
송승환씨는 다들 아시다시피 배우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해 성공을 거둔 분이시죠. 지금은 공연제작사인 PMC 대표로 약 2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계시답니다. 송승환씨가 공연 제작자로 성공한 데에는 '난타'의 성공을 빼놓을 수 없죠~ 난타는 96년 첫 공연이후 세계적인 작품으로 거듭나면서 전용극장만 해도 여러개인 걸로 알고 있어요. 최근에는 어린이난타전용극장도 생겼고요.

난타의 성공스토리는 대강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날은 송승환씨 개인의 이야기와 난타에 얽힌 에피소드, 문화기획자로서의 고충 등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을 몇 가지 꼽자면...
국내 공연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할 수 있겠습니다.
국내 유료공연시장의 규모가 한 해 3천억 정도인데, 이게 햇반이 한 해 벌어들이는 수익만 하다네요.
참... 그렇죠?
먹고 살만 하시면... 이제 햇반 대신 티켓 사주심은 어떨까... >.< ; 감히 권해 봅니다. ㅋ

그리고 두 번째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시겠다면서 꺼낸 말이 한국인의 한 해 독서량에 대해서인데요. 
이건 워낙 자주 지적받아서 이젠 좀 덜 자극적이긴 하지만... 송승환씨가 꽤 많은 충격을 받으셨다하니
저도 다시 인용합니다. 
프랑스와 일본의 독서량이 월평균 6권 정도라는데요
우리나라는 몇 권 일까요?
네... 예상하신대로 1권 미만이랍니다. 
그런데 이게 월 5권 차이인데... 연평균으로 바꾸면 72권 대 12권이되고
10년으로 바꾸면... 720권 대 120권이 되서... 좀 충격적일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일에 또 도전하겠냐는 질문에,
"내 나이가 55세인데, 딱 십년 후면 지금 하고 있는 교수직도 퇴직이고... 이래저래 일을 정리해야할 나이가 됐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65세까지 십년을 그 이후 삶을 준비하는 데에 쏟을 생각입니다. 요즘 재수없으면 90살까지 살잖아요? 그러니 그때 가서 뭐하며 살지 지금부터 10년 동안 준비하는 겁니다. 여러분도 늦었다고 생각말고 뭐든 도전하세요."
라고 대답하시더군요. ㅋ 
공연 시간이 시간인지라(오전 11시) 관객 연령층이 다소 높았는데요.
다들 끄덕끄덕 하시더군요.
역시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말은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이어진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가곡 배우기 시간


가곡 평롱 '북두칠성'을 국립국악원 단원들의 관현반주에 맞춰 부르시고 관객들에게 한 소절을 가르쳐 주셨는데요. 박자를 맞추는 '손시김'을 가르쳐주시며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모두들 손시김을 하며 따라 부르는 모습이 굉장히 멋졌어요.

북두칠성의 노랫말은 이래요.

1장  북두칠성 하나 둘 서이 너이 다섯 여섯 일곱분들께
2장  민망한 발괄소지 한 장 아뢰나이다
3장  그리던 임을 만나 정엣 말삼 채 못하여 날이 쉬 새니 글로 민망
4장  밤중만
5장  삼태성 차사 놓아 샛별 없이 하소서

북두칠성님께 오랜만에 그리던 임 만나 행복해 죽겠는데 날이 금방 새니 날 좀 새지 않게
삼태성 차사 시켜서 아침에 뜨는 샛별 좀 못뜨게 말려달라는 아주 귀여운 푸념이 담긴 노래입니다.
함께 배운 부분은 '북두칠성 하나 둘 서이'까지 였는데요.
다들 아주 재미있어 하시더라고요.

영송당 선생님은
"오늘은 북두칠성 하나 둘 서이, 세 분만 부르고 나머지 분들은 남겨놓습니다.
가곡을 더 배우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 국립국악원에서 잘 안내해줄테니 문의해 주세요"
하시면서
그 시간을 마무리 하셨어요.
국립국악원에 문의했는데 잘 모르겠다 하시면, 저희 가곡전수관에 문의하셔도 좋습니다. ^^;

마지막으로 만난 출연자는 국악 프로젝트 그룹 미지입니다.


미지는 국악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미지의 영역'인데 이런 국악의 세계로 초대한다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라네요. 1년 반 전부터 뽑혀서 몸매관리와 외국어 수업을 받았고, 연기도 할꺼라고 합니다.
이분들 광고 타이틀이 '국악계의 소녀시대'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요즘 유행하는 아이돌걸그룹같은 느낌이었어요.

아니... 아이돌걸그룹인데, 장르가 (퓨전)국악인 거라고 말하는 게 맞겠네요. 
국악계에 아이돌걸그룹 생긴다해서 별로 나쁠 일은 아니지만, 미지를 후원하는 게 문화체육관광부라고 하니 뭔가 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퓨전국악, 창작국악에만 지원이(그나마도 큰 편은 아니지만) 집중되는 것 같아서요. 
퓨전국악, 창작국악을 우리 국악의 미래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게 맞는 건지 어떤 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상은 미지의 공연을 보면서 든 제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이 문제는 좀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생각해보시고 좋은 말씀도 남겨주세요. ^^

공연이 모두 끝난 후 인터뷰가 있었어요. 
CJ헬로TV에서 나와서 인터뷰를 했고.


한국정책방송에서도 인터뷰를 요청해 또 하셨고...


두 번째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야 이날 일정이 마무리되었답니다. 
객석도 가득차고, 다양한 볼꺼리와 재미도 있었던 공연이었어요. 
서울에 계신 분들은 매월 마지막 화요일에 공연이 있다고 하니 꼭 한 번 들러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유열님 진행 중
"오늘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다들 블로그에 올려주세요. 잘 올린 글은 제가 요청해서 좋은 선물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말씀하셨던 것 기억납니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