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대우백화점 해설공연] 세계 속의 우리 노래, 가곡

2010. 2. 9. 16:46사랑방이야기


한동안 뜸했던 가곡전수관 소식을 전하려니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블로그가 휴식을 취하는 중에도 가곡전수관 식구들은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기에 이것 저것 들려드릴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 중 몇 가지... 빼놓으면 아쉬운 이야기들을 풀어볼까 합니다.

지나간 스토리 첫 번째는 <마산대우백화점 해설공연>에 대한 것입니다. 지난 1월 19일 오전 9시 영송당 관장님과 국악연주단 정음은 약 200여명의 마산대우백화점 직원분들을 만났습니다. 마산대우백화점에서는 지난해부터 '명사특강' 시간을 마련해 매달 한 번꼴로 명사분들을 초청해 직원분들께 강의를 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다양한 주제로 강의가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저희는 기존에 하던 방식과 달리 특별히 문화예술단체인만큼 해설식 공연 더하기 강의로 진행하였습니다. 물론 해설과 강연은 영송당 관장님이 직접 하셨고요.

이날 특강은 <세계속의 우리 노래, 가곡>을 주제로 가곡을 직접 들어보고, 가곡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시간 남짓 강연과 공연이 끝나고, 질문을 받기도 했는데요. 가곡과 시조의 차이, 12현 가야금과 18현 가야금의 차이 등을 질문해주셨습니다. 가곡전수관의 상설공연, 금요풍류에 오신 관객분이나 국악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대답하실 수 있으시겠죠? 모르시는 분이 계시다면, 저희 공연때 오시면 알려드립니다. ^^;;

경청해 주신 마산대우백화점 직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마산대우백화점 12층 강의실에서 보이는 마산의 전경입니다. 전망이 아주 좋더라고요. 관장님 말씀으로는 마산대우백화점이 지난 태퐁 '매미'때 큰 역할을 했다고 하시던데요. 마산대우백화점에 물이 많이 들어가서 다른 지역이 수몰이 덜 되었다는... ^^;

특강을 듣기 위해 직원분들이 속속 강의실로 모여들고 계십니다.

왼쪽에 계신 분이 가곡전수관장이신 영송당 조순자 관장님이시고, 오른쪽에 계신 분이 마산대우백화점 정한동 대표님이십니다~

가야금, 해금 병주 '황톳길'을 연주하는 모습입니다.

대표님 사무실 앞에는 마산대우백화점이 받은 상장들이 즐비했습니다. 이런 상장이 'ㄱ'자 모양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어요.



이날 공연을 마치고 대표님 사무실에서 '옛날 커피'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대표님이 좋아하시는 '옛날커피'는 한 마디로 다방 커피지요. 다방 커피 보다는 '옛날 커피'라는 말이 정감있어서인지, 이날 공연이후 가곡전수관에서 먹는 다방 커피는 '옛날 커피'로 통하게 되었답니다.

옛날 커피를 좋아하시는 정한동 대표님의 풋풋하고 소박한 취향처럼 대화도 참 즐거웠습니다. 마산에 있는 한 중학교를 후원하면서 알게 된 수녀님이 멀리 아프리카에 가셔서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안입는 옷을 구해달라고 하셔서 보내주셨다는 이야기는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수녀님의 연락을 받으시곤 재고 옷들을 몇 박스씩 챙겨서 보내셨다는데요. 재작년에 보낸 옷이 거의 1년 만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여러번 후원하다보니 이력이 생겨 이제는 중간에 분실될 확률을 생각해 옷, 학용품 등을 넣을때 한 곳에 집중해서 넣지 않고 박스마다 '세트'를 맞춰 포장한다는 말씀도 하셨어요. 

요즘엔 공정무역, 공정여행 등의 말이 소위 '뜬다'고 하죠? 바로 이 '뜨는' 말 중에 '공정'이 있다니 참 다행이고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데, 공정무역이나 공정여행은 왠지 생활하고 동떨어진 느낌이 들어요. 생활과 좀 더 밀착해 쓸 수 있는 말로 '공정소비'라는 말을 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쓰는 돈이 어디로 가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자는 거죠. 돈이 기업윤리에 어긋나게 운영되면서 노동착취를 하는 기업으로 가지는 않는지, 우리 지역을 위해 다시 쓰일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말이에요. 기왕이면 좋은 곳에 돈을 쓰면 좋겠습니다. 투표가 정치를 결정한다면, 소비는 자본(의 구조)을 결정하니까요. 

같은 물건을 산다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고, 좀 더 많은 선행을 실천하는 기업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기 위해 옥석을 잘 가려서 소비해야겠지요. 그런 면에서 지역 백화점으로서 마산대우백화점이 오래 오래 남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던 하루였습니다.

아무튼 마산대우백화점 직원분들은 영송당 관장님께, 가곡전수관 단원들은 정한동 대표님께 알토랑같은 교훈을 얻은 소중한 시간이 아니었나 합니다.

조만간 또 함께하길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