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8. 13:11ㆍ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 입니다.
2025년 11월 13일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 인류무형유산 기획공연 '가곡의 재해석' 공연을 마쳤습니다.

이번공연은 국악기와 양악기의 조화가 돋보이는 공연이였습니다! 또한, 기존의 가곡반주의 틀에서 벗어나 다시 풀어내서 재해석 해보았는데요 ~ 각 악곡의 선율과 노랫말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반주였습니다 :)

오늘 공연에 맞춰서 영송당 선생님께서도 한복이 아닌 다른 의상을 입으셨어요!! 선생님 의상 덕분에 국악과 양악의 조화인 공연이 더욱 드러나는 것 같아요.

첫번째 무대는 이유나 가인과 김동현 대금연주자, 정동주 장고 연주자, 서은주 가얏고 연주자가 선보이는 가곡 계면조 중거 '산촌에' 입니다. 중거는 곡의 초장 중간을 든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며, 중허리 또는 중허리드는 자진한잎이라고도 합니다. 16박 한 장단으로 빠르기는 1분 25정 정도이며, 이삭대엽의 파생곡으로 이삭대엽 다음에 부릅니다. 초장 첫 노랫말이 두자인 경우에는 첫 장단의 처음 3박을 생략하고 네 번째부터 부릅니다.

중거는 우조와 계면조가 있고, 남창과 여창에 각각 존재합니다. '산촌에'는 고적한 산촌의 밤, 누군가를 기다 리는 여인의 마음을 담고 있는 노랫말 입니다. 개가 짖어 혹시 누가 왔을까 하고 사립문을 열었지만 아무도 없자 개에게 짖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반문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初章 산촌(山村)에 밤이 드니
貳章 먼데 개 지저 온다
參章 시비(柴扉)를 열고 보니 하늘이 차고 달이로다
四章 저 개야
五章 공산(空山) 잠든 달을 지저 무삼 하리오

두번째 무대는 김참이 가인과 박태영 생황연주자, 이임민 거문고연주자가 선보이는 가곡 계면조 롱 '북두' 입니다. 가곡 계면조 농(弄)은 악곡의 흐름이 흥청거리듯 유연하게 흐르는 곡으로 “농(弄)” 또는 “농가(弄歌)” 라고 불렀다. 흥청거리는 창법으로 16박 한 장단의 여유로운 속도로 부르며, 가곡의 기본형식과 같지만 사 설의 글자 수에 따라 3장이 늘어나던지 초장 첫 장단에 3박이 늘어나기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창 계면조 농 북두는 7개의 별을 헤아리며 사랑하는 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시 입니다. 밤새 연인과 정담을 나누는데 빨리 아침이 오니 아침을 알리는 샛별이 뜨지 말도록 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初章 북두칠성(北斗七星)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분께
貳章 민망한 발괄 소지(所持) 한 장 아뢰나이다
參章 그리든 님을 만나 정(情)엣 말삼 채 못하여 날이 쉬 새니 글로 민망
四章 밤중만
五章 삼태성(三台星) 차사(差使) 놓아 샛별 없이 하소서

세번째 무대는 이유나 가인과 이민영 해금연주자, 서은주 가야금연주자가 선보이는 가곡 반우반계 환계락 '사랑을' 입니다.
환계락(還界樂)은 남창가곡에는 없고 여창가곡에만 있는 곡으로 우조인 우락에서 계면조인 계락으로 연결될 때 조바꿈을 원활히 하기 위한 곡으로 우조로 시작하여 곡 중간에 계면조로 바뀐다. 빠르기는 1분 55정이고, 16박 한 장단 가곡의 기본형으로 사설의 글자 수에 따라 3장을 확대하기도 합니다.
‘사랑을’은 작자 미상의 시로 세상이 아무리 어리석다 손가락질해도 목숨보다 중요한 사랑을 결코 포기 하지 않겠다는 우직함을 노래한 내용 입니다.

初章 사랑을 찬찬 얽동혀 뒤걸머지고
貳章 태산준령을 허위허위 넘어가니
參章 모르는 벗님네는 그만하여 바리고 가라하건 마는
四章 가다가
五章 자질려 죽을센정 나는 아니 바리고 갈까 하노라

네번째 무대는 김참이 가인과 대금 김동현 연주자, 생황 박태영 연주자, 장고 정동주 연주자, 거문고 이임민 연주자가 선보이는 가곡 계면조 락 '청산도' 입니다.
계면조 락은 계락이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하는데요~ 계락은 계면조로 구성된 락(樂)이라는 뜻으로 계락은 우락과 대칭된다 할 수 있습니다.
청산도는 ‘절로절로’라는 구절이 초장부터 종장까지 여러번 반복되어 리듬감을 주며 이 리듬감이 자연스러워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자는 내용과 매우 적절하게 어울리는 곡 입니다. 산과 물이 저절로 생겨난 것처럼 우리 도 자연 속에서 났으므로 순리대로 살자는 내용의 노래 입니다.

初章 청산(靑山)도 절로절로
貳章 녹수(錄水)라도 절로절로
參章 산(山) 절로절로 수(水) 절로절로 산수간(山水間)에 나도 절로절로
四章 우리도
五章 절로절로 자란 몸이니 늙기도 절로절로 늙으리라

다섯번째 무대는 한정훈 지휘자를 모시고 가곡 우조 락 '바람은' 무대를 꾸며보았습니다! 이유나, 김참이 가인과 국악연주단 정음, 이상챔버오케스트라 반주와 함께 연주하였습니다. 이상챔버오케스트라에는 바이얼린에 김상미, 비올라에 윤은경, 첼로에 배성아, 콘트라베이스에 조안나님이 연주해주셨습니다.

우락(羽樂)은 우조로 된 '락(樂)'형식의 악곡이라는 의미 입니다. 우락은 남창과 여창에서 두루 부르는데, 특히 여창에서 더 많이 애창되는 곡이어서 일반인들에게 귀에 익은 곡이기도 하죠. '바람은'의 노랫말은 만나기 로 약속한 임이 궂은 날씨 때문에 오지 못할 것이라 짐작되어 내심 꼭 와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는 내용이 입니다.

오늘은 국악기와 양악기가 함께 연주되는 새로운 형태의 가곡 연주로, 2011년 창작가악극 ‘매창’을 시 작으로 인연을 맺은 한정훈 작곡가가 편곡한 곡 입니다. 원곡의 선율은 해치지 않으면서 각 악기가 갖는 선율의 특색과 음색을 양악기가 받쳐주면서 조화를 이루고자 하였습니다. 편성은 거문고, 가야금, 피리, 대금, 해금, 장 구의 전통 악기에 바이얼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의 서양 현악기가 함께 연주 하였습니다.

初章 바람은 지동(地動)치듯 불고
貳章 궂인 비는 붓드시 온다
參章 눈 정(情)에 거룬님을 오늘밤 서로 만나자 하고 판(判) 척 쳐서 맹세 받았더니 이 풍우중(風雨中)에 제 어이 오리
四章 진실로
五章 오기 곳 오량이면 연분(緣分)인가 하노라

마지막 곡은 한정훈 선생님께서 작곡하신 창작가곡 계면조 삭대엽 '추강에' 입니다. 이 곡은 인류무형유산 ‘가곡’과 ‘Nanyin’ 교류작품 제작의 일환으로 새롭게 작곡된 창작가곡 입니다. 월산 대군(1454~1488)의 시 ‘추강에’에 한정훈이 작곡한 삭대엽에 기반한 창작곡으로 ‘국악연주단 정음’과 ‘이 상챔버오케스트라’의 협업으로 2020년에 초연한 곡 입니다.

국악기와 양악기를 대결(상극) 구도가 아닌 보완(상생)의 구도로 놀고 전통가곡 형식을 빌려 작곡한 곡인데요~ 선율은 계면조를 사용하여 노래 선율과 반주 선율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시의 감흥을 표현하였습니다. 창작가곡 계면조 삭대엽 '추강에'는 10점 16박의 장단에 1분 35정의 속도로 연주되며, 삭대엽의 기본에 기반하여 국악기와 양악기가 함께 연주되는 새로운 형태의 가곡 입니다.

初章 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貳章 물결이 차노매라
參章 낚시 드리우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四章 무심한
五章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

이렇게 11월 목요풍류도 마쳤습니다!! 12월에는 동짓달 기나긴 밤을 이라는 제목으로 여러분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풍류방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공연리뷰] 상설공연 목요풍류 - 송년음악회 '동짓달 기나긴 밤을' (0) | 2025.12.17 |
|---|---|
| [공연안내] 상설공연 목요풍류 - 송년음악회 '동짓달 기나긴 밤을' (0) | 2025.11.28 |
| [공연안내] 인류무형유산 기획공연 '가곡의 재해석' (0) | 2025.11.05 |
| [공연리뷰]2025년 가을소풍 - 인류무형유산 '가곡' (0) | 2025.10.31 |
| [공연리뷰] 국가무형유산 명인 특별기획 <거인(巨人)> (0) | 2025.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