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2025년 가을소풍 - 인류무형유산 '가곡'

2025. 10. 31. 12:04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 입니다.

 

2025년 10월 30일,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 2025 전수교육관 활성화 사업 '소풍'의 가을 마지막 무대를 마쳤습니다!

 

 

가곡전수관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브런치콘서트 「차와 음악이 있는 사랑방 음악회 <소풍>」은 2025년  국가유산청 전수교육관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공연으로서, 가곡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무형유산 종목의 전승자를 초청하여 우리 무형유산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색다른 음악회입니다.

 

<소풍> 은 봄, 가을 두 번의 시즌으로 찾아뵙는데요. 시간 상의 이유로 가곡전수관의 공연을 보러 오기 힘들었던 관객분들과 오전 시간 우리 풍류를 즐기고 싶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으로 공연시간을 바꾸어 보았는데요~  저번 봄 소풍에서 반응도 너무 좋고 관객 분들도 많아서 참 뿌듯했습니다!

 

이번 가을 소풍의 마지막 공연은 인류무형유산 '가곡'이란 제목으로 이비다. 이번 공연에선 가곡 이수자이신 이유나, 김참이 선생님께서 가곡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셨습니다.

 

 

영송당 선생님께서 오늘 연주하는 곡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마지막 무대인만큼 빠르고 대중적인 곡들을 선정했다고 하시네요~

 

 

첫번째 곡은 여창가곡 계면조 롱 '북두' 입니다. 

여창 계면조 농 북두는 7개의 별을 헤아리며 사랑하는 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시이다. 밤새 연인과 정담을 나누는데 빨리 아침이 오니 아침을 알리는 샛별이 뜨지 말도록 해달라는 내용 입니다.

 

初章 북두칠성(北斗七星)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분께
貳章 민망한 발괄 소지(所持) 한 장 아뢰나이다
參章 그리든 님을 만나 정(情)엣 말삼 채 못하여 날이 쉬 새니 글로 민망
四章 밤중만
五章 삼태성(三台星) 차사(差使) 놓아 샛별 없이 하소서

 

 

두번째 곡은 여창가곡 우조 락 '유자는' 입니다.

우조(羽調 )락(樂)은 우조로 된 ‘락’ 형식의 악곡이라는 뜻으로 줄여서 우락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우조로 부르는 여창가곡 다섯곡(이삭대엽, 중거, 평거, 두거, 우락)중에서 속도가 가장 빠르고, 가락의 변화와 시김새가 멋스러워 남 · 여창에 모두 있으며 여창가객들이 즐겨 부르는 애창곡이기도 하죠. 『가곡원류(歌曲源流)』에서 우락을 “요풍탕일(堯風湯日) 화란춘성(花欄春城)”이라고 표현하였는데, 이것은 담담한 듯하면서도 마냥 즐겁기만 한 가락이라는 뜻으로, 담담하면서도 유수(流水)와 같은 멋이 있는 우락의 분위기를 잘 표현한 구절 입니다.

 

初章 유자(柚子)는 근원(近原)이 중(重)하여
貳章 한 꼭지에 둘씩 셋씩
參章 광풍대우(狂風大雨)라도 떨어질 줄 모르는 고야
四章 우리도
五章 저 유자(柚子)같이 떨어질 줄 모르리라

 

 

세번째 곡은 여창가곡 반우반계 환계락 '사랑을' 입니다. 

환계락(還界樂)은 남창가곡에는 없고 여창가곡에만 있는 곡으로 우조인 우락에서 계면조인 계락으로 연결될 때 조바꿈을 원활히 하기 위한 곡으로 우조로 시작하여 곡 중간에 계면조로 바뀐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빠르기는 1분 55정이고, 16박 한 장단 가곡의 기본형으로 사설의 글자 수에 따라 3장을 확대하기도 합니다.

‘사랑을’은 작자 미상의 시조로 세상이 아무리 어리석다 손가락질해도 목숨보다 중요한 사랑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우직함을 노래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初章 사랑을 찬찬 얽동혀 뒤걸머지고
貳章 태산준령을 허위허위 넘어가니
參章 모르는 벗님네는 그만하여 바리고 가라하건 마는
四章 가다가
五章 자질려 죽을센정 나는 아니 바리고 갈까 하노라

 

 

네번째 곡은 여창가곡 계면조 편삭대엽 '모란은' 입니다.

편삭대엽은 ‘엮는 자진한잎’ 이란 뜻으로, 남창과 여창 모두에서 불린다. 장단은 10점 10박 한 장단인 편장단이며, 편장단으로 삭대엽을 부른다는 뜻으로 빠른 속도로 사설이 많은 시를 노래합니다. 편삭대엽 ‘모란은’의 노랫말은 조선시대의 유명한 가객이자 [해동가요]의 저자인 김수장의 작품 입니다.

 

初章 모란(牡丹)은 화중왕(花中王)이요
貳章 향일화(向日花)는 충신(忠臣)이로다
參章 연화(蓮花)는 군자(君子)요 행화(杏花) 소인(小人)이라 국화(菊花)는 은일사(隱逸士)요 매화(梅花) 한사(寒士)로다 박꽃은 노인(老人)이요 석죽화(石竹花)는 소년(少年)이라 규화(葵花) 무당(巫堂)이요 해당화(海棠花)는 창녀(娼女)이로다 四章 이중에
五章 이화(梨花) 시객(詩客)이요 홍도(紅桃) 벽도(碧桃) 삼색도(三色挑)는 풍류량(風流郞)인가 하노라

 

 

마지막 곡은 가곡의 대미를 장식하는 계면조 대받침 '오날이' 입니다.

계면조 대받침은 가곡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으로, 가곡을 연창할 때 남·녀창 가객이 번갈아 부르다가 맨 마지막에 남·녀창 선율의 대비와 조화가 특징적인 남·녀 가객이 동시에 부르는 유일한 노래입니다. 옛 문헌에는 가필주대(歌畢奏臺) 또는 편대(編臺), 대받침 등의 이름으로 실려 있지만 노랫말 때문에 태평가라고도 부릅니다. 초장의 시작은 12박부터 노래와 반주가 함께 시작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노랫말도 초장 처음의 ‘오날이’는 부르지 않고 다음의 ‘오날이’부터 노래합니다. 또 다른곡과는 달리 대여음이 없고 거문고로만 초장의 1박부터 11박까지를 연주하여 전주 역할을 합니다.

 

‘오날이’는 태평가 ‘이려도’와 함께 가곡 한바탕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노래입니다. 16세기 ‘만대엽’을 거쳐 17세기 이후 ‘초중대엽’의 대표 사설이었지만 이후에는 불리지 않던 것을 2008년 기획공연 <가집속에 숨은 노래>에서 처음 복원해 불렀습니다. 특히 이 곡은 임진왜란 때 김해, 웅천 등지에서 일본에 끌려갔던 조선 도공들이 불렀던 노래로 지금은 일본 가고시마현 옥산신사의 『학구무가』라는 노래로 구전돼 그 유래를 알 수 있게 합니다.

 

 

初章 (오날이) 오날이쇼셔
貳章 매일(每日)의 오날이쇼셔
參章 져므려지도 새지도 마르시고
四章 매양에
五章 주야장상(晝夜長常)에 오날이 오날이쇼셔

 

 

마지막 '소풍'인만큼 실내에서 오랜시간동안 관객분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관객과 연주자 모두 "공연 후 담소를 나누는 것이 너무 뜻깊다"고 하시며 이런 자리가 더 확대되었으면 하셨는데요!! 내년에도 열심히 준비해서 관객분들께 우리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가곡전수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