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인문학강좌] 제2회 "풍류의 인문학"

2022. 7. 1. 17:06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입니다.

6월의 마지막날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는 전수교육관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무형문화재 인문학강좌 제2회 "풍류의 인문학" 을 진행하였습니다.

 

 

무형문화재 인문학강좌 ‘강의가 있는 풍류방음악회’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가곡’ 및 우리 전통예술의 보급선양을 목적으로 기획한 일반인 대상의 인문학강좌입니다.

6월 인문학강좌 강의가 있는 풍류방음악회는 “풍류의 인문학"이란 제목으로 오늘 6월 30일 저녁 7시 30분에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여러분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연호 교수님이 이야기 손님으로 오시어 풍류에 대한 재미나고 유익한 이야기를 펼쳐 주셨습니다. 

 

영송당 조순자선생님의 인사말과 함께 이번 강좌의 문을 열고 박연호 교수님을 소개 해주셨습니다. 

박연호교수님의 재미있는 강의로 풍류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고, 우리가 들어 볼 곡목들에 대해 쉽게 해설을 해주셔서 어느때보다 재미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박연호 교수님의 재미 있는 강의를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분들은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보기 가능하니 많은 시청 부탁드립니다. (※아래 그림을 누르면 해당 링크로 연결이 됩니다) 

 

 

첫번째 무대는 국가무형문화재 가곡 이수자이면서 국립부산국악원의 성악단에 있는 이희재 가객의 가사 '죽지사'를 들어보았습니다. 

가사 <죽지사>는 19세기 말엽의 가집인 가람본 [가곡원류]에 처음 보이므로, 여타 12가사에 비해 뒤늦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노랫말은 조선 숙종 때의 문인인 이재(李縡)가 장원급제 때 쓴 대이태백혼송죽지사(代李太白魂誦竹枝詞)의 일부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전체 4절로 이루어진 <죽지사> 가운데 첫 구인 "건곤(乾坤)이 불로(不老) 월장재(月長在)하니 적막강산(寂寞江山)이 금백년(今百年)이로구나"입니다. 나머지 구절은 “책 보다가 창 퉁탕 열치니”와 같은 우리말 사설이 있는가 하면 “낙동강상(洛東江上) 선주범(仙舟泛)하니”와 같은 한시풍이 섞여 있습니다.

<죽지사>의 노랫말은 시대별로 약간의 변화를 거쳐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정착되었습니다. 소리높여 명령하게 불러 듣기좋고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죽지사>는 내용이 전체 4절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각 절이 끝나면 입타령이라고 하는 염불구의 후렴이 붙는 특징이 있는 노래이죠.

[첫째마루] 건곤(乾坤)이 불로(不老) 월장재(月長在) 허니, 적막강산(寂寞江山)이 금백년(今百年)이로구나.
[둘째마루] 책(冊)보다가 창(窓) 퉁탕 열치니, 강호(江湖) 둥덩실 백구(白鷗) 둥 떳다.
[셋째마루] 하날이 높아 구진 비 오니, 산(山)과 물과는 만계(萬溪)로 돈다.
[넷째마루] 낙동강상선주범(洛東江上仙舟泛)허니, 취적가성(吹笛歌聲)이 낙원풍(落遠風)이로구나.
[후       렴] 어희요 이히요 이히야어. 일심정념(一心精念)은 극락남무아(極樂南無阿).
                  아아아으아허 아아아미상(彌像)이로구나. 야루느니나 야루나.

 

 

 

두번째 무대는 이유나 이수자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가사 '어부사' 입니다.

<어부사>는 고려 말로부터 조선 후기 12가사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창작되고 향유된 곡 입니다. 그 연원이 오래된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향유방식에 서도 가창 전통을 입증하는 근거로 제시되는 작품이기도 한 데, 19세기에 오면 연행 환경의 변화를 통해 독립적인 성악곡 인 가사로 발전하여『고금가곡』, 육당본『청구영언』·『남훈 태평가』·『가곡원류』와 같은 가집에 실리게 되었습니다. 가사의 내용은 벼슬을 버리고 한가하게 강호에 묻혀 사는 선비의 삶을 어부(漁父)에 빗대어 노래한 것으로 이전부터 내 려온 것을 농암 이현보가 개작한 것입니다.

“닻 들어라”, “배 저어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등의 어구를 통해 배를 띄워 노 젓는 한가한 어공의 풍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첫째마루] 설빈어옹(雪漁翁)이 주포간(住浦間)하야 자언거수승거산(自言居水勝居山)을
                 배띄여라 배띄여라 조조재락만조래(早潮落晩潮來)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至菊叢至菊叢於斯臥)허니 의선어부일견고(依船漁父一肩高)라
[둘째마루] 청고엽상양풍기(靑菰葉上凉風起)허고 홍요화변백로한(紅蓼花邊白鷺閑)을
                  닻 들어라 닻 들어라 동정호리가귀풍(洞庭湖裏駕歸風)을
                  지국총(至菊叢) 지국총(至菊叢) 어사와(於斯臥)허니 범급전산홀후산(帆急前山忽後山)을

 

 

세번째 무대는 이희재 가객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영제 평시조 '태산이 높다하되' 입니다. 

시조는 예술성악곡인 가곡의 창법과 분위기는 비슷하면서도 음악 형식과 선율은 단순하게 고정시킨 성악곡입니다. 초장, 중장, 종장의 총 3장으로 글자수와 형식에 제약을 받습니다.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낸 시조시는 선비들은 가곡으로 노래하고, 소탈한 멋을 즐겼던 서민들은 쉽고 간단한 정가 스타일의 생활 노래인 시조를 불렀습니다. 시조는 조선후기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이 하루하루 겪는 일상사와 계절마다 변화하는 아름다운 경치를 시조에 담아 무릎장단에 맞춰 부르거나 장구 반주로 노래하며 생활속에서 널리 유행하였는데 최근에는 장구 외에도 세피리, 대금, 해금을 더하여 편성하기도 합니다.

영제시조는 경상도를 중심으로 한 시조창입니다. 평시조와 사설시조가 가장 많고, 뚝뚝 끊어지게 불러서 경상도 특유의 액센트가 강하게 나타나며, 씩씩하고 웅장한 느낌을 줍니다. 악기 없이 장구나 무릎장단으로 일시적 연주를 하기 때문에 초장과 중장, 끝장단에서 5박자가 줄어들기도 합니다. 

영제시조는 “영남시조가 좋다”라는 말에서 “영판좋다”라는 속담이 생겨날 정도로 음악성이 뛰어나며, 점잖고 격조가 높아 궁중에서까지 소중히 여기던 시조창이었습니다.

‘태산이’는 조선 명종때의 학자 양사언의 작품으로 꾸준한 정진을 강조하는 교훈적인 내용의 시조입니다.

初章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中章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이 없건마는
終章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양사언(1517-1584)

 

 

네번째 무대는 김참이 이수자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우조시조 '월정명 월정명커늘' 입니다.

우조시조는 가곡의 우조 악곡풍의 가락을 시조에 섞어 부르는 시조입니다. 이는 20세기 전반기 임기준, 이문언, 최상욱 등에 의하여 전창 되었습니다. 주로 서울 우대, 즉 인왕산 기슭의 유각골(현재의 종로구 누상동, 누하동 일대)가객들 사이에서 즐겨 불리던 곡입니다. 다른 시조에 비하여 5음 음계의 각 구성음이 고르게 활용되는 노래이죠.

初章 월정명 월정명커늘 배를 저어 추강에 나니
中章 물아래 하늘이요 하늘가운데 명월이라
終章 선동아 잠긴 달 건져라 완월하게

 

 

마지막 무대는 김참이 가인이 잇대어 불러주는 시창 '십이난간 벽옥대' 입니다. 

시창(詩唱)은 한시(漢詩) 주로 7언 율시에 음률을 붙여서 장구 장단 없이 단소나 대금의 노랫가락을 따라 구성지게 읊는 노래입니다.  황-중-임 3음계로 구성되어 있는 평시조와는 다르게 시창은 황-중-임-남의 4음계로 구성되어 보다 선율적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十二欄干碧玉臺  십이난간벽옥대
大瀛春色鏡中開  대영춘색경중개
綠波淡淡無深淺  녹파담담무심천
白鳥雙雙自去來  백조쌍쌍자거래
萬里歸仙雲外笛  만리귀선운외적
四詩遊子月中盃  사시유자월중배
東飛黃鶴知吾意  동비황학지오의
湖上徘徊故不催  호상배회고불최

 

박연호교수님과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벌써 강의를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네요.

멀리 충북대학교에서 마산까지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주신 박연호 교수님 항상 고맙습니다.

 

 

7월 무형문화재 인문학강좌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럼 7월에 다시 만나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