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인문학강좌] 제1회 "인류무형유산 가곡"

2022. 6. 28. 15:44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입니다.

지난 5월 26일 목요일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는 2022 전수교육관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중인 무형문화재 인문학강좌의 첫번째 무대로 인류무형유산 가곡이라는 제목으로 여러분을 찾아뵜습니다.

 

국가무형문화재 가곡전수관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아름다운 우리가곡이 주관하며 문화재청, 경상남도, 창원시의 후원으로 진행된 무형문화재 인문학강좌 ‘강의가 있는 풍류방음악회’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가곡’ 및 우리 전통예술의 보급선양을 목적으로 기획한 일반인 대상의 인문학강좌입니다.

 

국가무형문화재 가곡 예능보유자 조순자 선생과 이야기 손님들이 들려주는 가곡, 가사, 시조, 산조, 판소리 등의 풍류방 음악에 담긴 사연과 풍류방 문화의 인문학적 의의를 살펴보는 색다른 음악회로 관객여러분을 5월부터 8월에 걸쳐 매달 마지막주 목요일 저녁7시 30분에 4회에 걸쳐 여러분을 찾아 뵐 예정입니다.

 

 

그 첫번째 무대에서는 <인류무형문화유산 가곡>이라는 제목으로 가곡전수관의 관장님이면서 국가무형문화재 가곡 예능보유자이신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강의가 있는 풍류방음악회로 진행되었습니다.

 

가곡 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고,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께서 설명을 해주셨답니다.

보통 일반인들이 가곡이라하면 20세기에 들어온 서양가곡을 가곡으로 알고 계신데 그것과는 전혀 다른 오래 전부터 불러왔던 우리 전통 가곡에 대해 쉽게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영송당 선생님 강의의 자세한 내용을 다시 듣고 싶은 분들은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에서 실황중계 되었던 강의를 다시보기 가능하니 많은 시청 부탁드립니다.  (※아래 그림을 누르면 해당 링크로 연결이 됩니다) 

 

 

 

영송당 조순자선생님의 강의가 있는 풍류방음악회에서 첫번째 무대는 국가무형문화재 가곡 이수자인 이유나 가인이 불러주는 여창가곡 우조 이삭대엽 '버들은'을 함께 들어 보았습니다.

가곡(歌曲)은 조선시대 선비들이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중인들 사이에서 연행되어 왔으며 조선시대의 또 다른 성악곡인 시조, 가사와 자주 비교됩니다. 가곡은 특히 시조시(時調詩)를 노랫말하여 가야금, 대금, 거문고 등 관현악반주에 맞춰 부르는 우리 전통성악곡입니다. 19세기 말부터 가곡은 ‘노래’라 하였고, 그 이외의 성악곡은 ‘소리’라 하여 구별을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조선후기 성악곡 중에 판소리, 서도소리, 홋소리, 짓소리 등에서는 ‘소리’라는 용어가 쓰였고 가곡에는 ‘노래’라는 용어를 사용했던 것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당시에 사용되었던 ‘노래’라는 용어가 잘 다듬어진 성악곡이라는 뜻으로 유일하게 가곡이 이러한 칭호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듯 가곡은 문학․성악․관현반주 등이 섬세하게 잘 맞물려 완성된 우리 전통 성악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봄 세 달 동안 꾀꼬리는 마치 실을 짜듯이 부지런히 버드나무 아래를 오가며 푸르름을 마치 옷감처럼 짜 나가는데, 그것을 지켜본다는 것은 몹시 힘들다. 온통 시름이었던 것이다.(봄날 누군가를 그리워하거나 기다리느라 힘들게 보냈다). 그렇게 어렵게 지켜본 결과 녹음방초가 왔는데, 그것을 남들은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녹음방초란 바로 봄날 온통 힘들게 보낸 자신의 시름의 결과물이며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아픔이란 것을 표현하고 있는 매우 세련된 시의 내용입니다.

初章 버들은 실이 되고
貳章 꾀꼬리는 북이 되여
參章 구십(九十)삼춘(三春)에 짜내느니 나의 시름
四章 누구서
五章 녹음방초(綠陰芳草)를 승화시(勝花時)라 하든고

 

 

두번째 무대는 남창가곡 우조 소용 '불 아니'를 국립부산국악원 성악단 부수석 이희재 가객의 노래로 들어보았습니다.

'소용이' 또는 '삼뢰(三雷)'라고도 부르는데, '소용이'라는 말은 '시끄럽게 솟구치며 떠들썩하고 높다'는 뜻입니다. 삼삭대엽의 가락을 덜고, 이것을 다시 옥타브 위로 질러내서 내는 곡입니다. 소용은 남창으로만 부르는데, 특히 간주인 중여음에서도 노래가 쉬지 않고 일종의 입타령을 노래하는 점이 특징입니다. 노랫말은 정형의 시조시보다 글자 수가 다소 늘어난 중형의 시조시이며, 빠르기는 1분 50박 정도입니다. [가곡원류]에서는 "사나운 바람이 불고 소나기 몰아치는데, 이리 저리 나는 제비와 같다"라고 악곡의 풍도를 형용하고 있습니다. [삼죽금보]에 이곡이 수록된 점으로 보아 19세기 중기부터 불려진 것으로 보인다. 매우 활기찬 느낌의 악곡입니다.

初章 불 아니 땔지라도 절로 익는 솥과
貳章 여무죽 아니 먹여도 크고 살져 한 걷는 말과
參章 길삼 잘허는 여기첩(女妓妾)과 술 샘는 주전자(酒煎子)와 양 부로 낳는 감은 암소
四章 평생에
五章 이 다섯가지를 두량이면 부러울 것이 없에라

 

 

세번째 무대는 여창가곡 반우반계 환계락 '사랑을' 을 이유나 가인이 불러주었습니다.

환계락(還界樂)은 남창가곡에는 없고 여창가곡에만 있는 곡으로 우조인 우락에서 계면조인 계락으로 연결될 때 조바꿈을 원활히 하기 위한 곡으로 우조로 시작하여 곡 중간에 계면조로 바뀝니다. 빠르기는 1분 55정이고, 16박 한 장단 가곡의 기본형으로 사설의 글자 수에 따라 3장을 확대하기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곡이죠.

初章 사랑을 찬찬 얽동혀 뒤걸머지고
貳章 태산준령을 허위허위 넘어가니
參章 모르는 벗님네는 그만하여 바리고 가라하건 마는
四章 가다가
五章 자질려 죽을센정 나는 아니 바리고 갈까 하노라.

 

 

마지막 무대는 남여가 함께 부르는 남여창가곡 계면조 대받침 '이려도' 입니다. 이번곡은 이유나 가인과 이희재 가객이 함께 불러주었습니다.

계면조 대받침은 가곡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으로, 가곡을 연창할 때 남·녀창 가객이 번갈아 부르다가 맨 마지막에 남·녀창 선율의 대비와 조화가 특징적인 남·녀 가객이 동시에 부르는 유일한 노래입니다. 옛 문헌에는 가필주대(歌畢奏臺) 또는 편대(編臺), 대받침 등의 이름으로 실려 있지만 노랫말 때문에 태평가라고도 부릅니다. 초장의 시작은 12박부터 노래와 반주가 함께 시작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노랫말도 초장 처음의 ‘이려도’는 부르지 않고 ‘태평성대’부터 노래합니다. 또 다른곡과는 달리 대여음이 없고 거문고로만 초장의 1박부터 11박까지를 연주하여 전주 역할을 합니다.

初章 (이려도) 태평성대(太平聖代)
貳章 저랴도 성대(聖代)로다
參章 요지일월(堯之日月)이요 순지건곤(舜之乾坤)이로다
四章 우리도
五章 태평성대니 놀고 놀려 하노라

 

 

이렇게 4곡의 가곡과 함께 가곡에 대한 강의를 마쳤습니다. 다음달 6월 마지막주 목요일 6월 30일 저녁7시 30분에는 풍류의 인문학이라는 제목으로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연호 교수님을 이야기 손님으로 모시고 더 재미있는 인문학강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대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그럼 6월 30일 목요일에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