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공연] 2022 무형문화재 기획공연 '이삭대엽 여섯곡'

2022. 6. 25. 15:15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입니다.

지난 2022년 6월 9일 목요일 저녁 7시30분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 가곡전수관의 주최, 사단법인 아름다운우리가곡의 주관,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 한국문화재재단의 후원으로 2022 무형문화재 기획공연 '이삭대엽(貳數大葉) 여섯곡' 무대를 성황리에 잘 마무리하였습니다.

 

 

2022 무형문화재 기획공연은 현행 가곡의 근본 악곡인 삭대엽의 두번째곡이라 칭하는 이삭대엽의 우조 3곡과 계면조 3곡으로 준비하였습니다.

가곡형식이란 명칭을 잘 갖추어 노래의 표현을 고저청탁(高低淸濁) 소삭완급(疎數緩急)의 요소를 세밀하게 절창하는 것은 시상의 이해인 시언지(詩言志)의 바탕에 위 여덟 덕목을 구사하여 가영언(歌永言)할 수 있느냐의 오랜 학습입니다.

가곡원류(歌曲源流)를 편찬한 박효관님은 남·녀의 노래가 따로 있고 우조·계면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시의 의미를 잘 알고 우조와 계면조의 선법을 이해하면 두루 편히 부를 수 있다 하였습니다.

저 먼 시간대부터 불리어오며 오늘날처럼 가곡의 형식이 형성되는 동안 새로운 가지들이 나오듯 가곡은 우리 성악곡의 기본 구조를 우리말 노래로 자리매김하였다 여깁니다. 

 

이번 기획공연에는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께서 직접 노래를 하시느라 특별히 진주교육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님으로 계시면서 국가무형문화재 가곡 전수생이신 한윤이 선생님의 사회로 문을 열었습니다.

 

 

가곡(歌曲)은 조선시대 선비들이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중인들 사이에서 연행되어 왔으며 조선시대의 또 다른 성악곡인 시조, 가사와 자주 비교됩니다. 가곡은 특히 시조시(時調詩)를 노랫말하여 가야금, 대금, 거문고 등 관현악반주에 맞춰 부르는 우리 전통성악곡입니다.

19세기 말부터 가곡은 ‘노래’라 하였고, 그 이외의 성악곡은 ‘소리’라 하여 구별을 두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조선후기 성악곡 중에 판소리, 서도소리, 홋소리, 짓소리 등에서는 ‘소리’라는 용어가 쓰였고 가곡에는 ‘노래’라는 용어를 사용했던 것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당시에 사용되었던 ‘노래’라는 용어가 잘 다듬어진 성악곡이라는 뜻으로 유일하게 가곡이 이러한 칭호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하죠.

이렇듯 가곡은 문학․성악․관현반주 등이 섬세하게 잘 맞물려 완성된 우리 전통 성악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가곡(歌曲)은 시조시를 관현반주에 맞추어 남창, 여창, 남녀창으로 노래하는 성악곡으로, 여러 곡을 연창하여 한바탕을 이루는데 여창 15곡, 남창 24곡, 남녀창 27곡으로 짜여졌습니다. 가곡의 조(調)는 우조(羽調)와 계면조(界面調)로 구별되고 남창, 여창, 남녀창 등 3가지 형태로 연주됩니다. 5장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기악만 연주하는 대여음(大餘音)과 중여음(中餘音)이 있고, 장단은 16박과 10박 장단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번 기획공연의 제목인 이삭대엽(貳數大葉)은 여창과 남창에서 모두 불려지며 웆와 계면조가 있습니다. 가곡의 원형으로서  여기에서 다른 곡들이 파생하여 현재에 이릅니다. 

가곡 한바탕을 연주할 때 두 번째로 부르는 곡이라 하여 ‘둘째치’라고도 하며 가곡 한바탕 중에서 가장 느린 1분 20정 정도로 매우 느리게 노래 부르기 때문에 ‘긴 것’, ‘긴자즌한입’이라고도 합니다.

이삭대엽의 선율 구조는 다음에 이어지는 악곡인 <중거(中擧)>·<평거(平擧)>·<두거(頭擧)>로 파생되어 분화하였으며, 초삭대엽에 비하여 아주 낮은 음역에서 노래가 시작되는 점이 다릅니다. 장단은 10점 16박 장단이고, 형식은 가곡의 기본형 구조입니다. 『가곡원류』에서는 이삭대엽의 음악적 풍도를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에서 설법하고 비와 바람이 순조롭고 고르다 (행단설법 우순풍조 杏壇說法 雨順風調)"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여창가곡은 초삭대엽을 부르지 않으므로 이삭대엽이 여창의 첫 곡 즉, ‘첫 치’입니다. 남창가곡에 비해 여창가곡 이삭대엽은 음악적 세련을 더 해가는 방향으로 나아가 더욱 화려하며 유려한 시김과 속목을 이용한 창법이 특징입니다.

 

현재 전승되는 여창가곡 이삭대엽은 우조 ‘버들은’, ‘간밤에’, ‘동짓달’, ‘창오산’, ‘왕상에’ ‘인생이’(이상 하규일 전창), ‘내 언제’(김기수 『여창가곡여든여덜닢』), ‘성음은’, ‘간밤에 꿈을’, ‘어리고’(이상 조순자 전창) 등 10곡이 있으며, 계면조 ‘언약이’, ‘황산곡’, ‘창오산붕’, ‘황하원상’, ‘금로에’(이상 하규일 전창), ‘이화우’(김기수 『여창가곡여든여덜닢』), ‘두류산’, ‘반나마’, ‘내 소리’, ‘아이야’(이상 조순자 전창) 등 10곡이 있습니다.

 

 

첫번째 무대는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께서 불러주시는 가곡 우조 이삭대엽 '버들은' 입니다.

버들은의 지은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봄이 무르익은 날 늘어진 버들 사이로 가로 날아드는 꾀꼬리를 보며 베틀에 앉아 힘들게 베 짜는 모습을 비유 삼아 석달 90일 녹음방초 시절은 좋은 때라 일컫던 사람들의 말은 이 봄날 시름을 베처럼 짜내는 듯합니다.

初章 버들은 실이 되고
貳章 꾀꼬리는 북이 되여
參章 구십(九十)삼춘(三春)에 짜내느니 나의 시름
四章 누구서
五章 녹음방초(綠陰芳草)를 승화시(勝花時)라 하든고

 

 

두번째 무대는 김참이 이수자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가곡 우조 이삭대엽 '성음은' 무대입니다.

‘성음은’은 가객 김수장의 작품으로, 가곡의 묘리(妙理)는 어디에 있는가? 18세기 해동가요를 엮어낸 가객 김수장은 목소리는 각기 다르지만 노랫말의 뜻을 잘 이해하고 고저청탁(高低淸濁), 소삭완급(疎數緩急)을 이루지 못하면 가객으로 이름 서기 어렵다는 내용을 담은 노래입니다.

初章 성음(聲音)은 각각(各各)이니
貳章 절강고저(節腔高低)를 잃지 말고
參章 오음(五音)을 채 몰라도 율려(律呂)를 찰하스라
四章 진실한
五章 묘리(妙理)를 모르면 이름 서기 쉬우랴.
 
 

세번째 무대는 이유나 이수자가 불러주는 가곡 우조 이삭대엽 '동짓달' 입니다.

‘동짓달’은 동짓달의 긴 밤의 한가운데를 뚝 잘라 떼어내어 님 오시는 짧은 봄밤의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굽이굽이 펴내고 싶다는 염원을 담은 노래입니다. 황진이의 뛰어난 시적 감각을 느끼게 하는 대표적 시이죠.

初章 동짓(冬至)달 기나긴 밤을
貳章 한 허리를 둘에 내여
參章 춘풍(春風)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四章 어룬님
五章 오신날 밤이여든 구비구비 펴리라.

 

 

네번째 무대 부터는 계면조 입니다.  가곡 계면조 이삭대엽 '언약이'를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께서 불러주셨습니다.

언약이는  많은 가집에서 작자미상으로 실려있지만, 『병와가곡집』(1713)에서는 조선 영조 때의 가객 박희석(朴熙錫)의 작품으로 실려있습니다. ‘언약이’의 노랫말은 사랑하는 님과 헤어지며 정원의 매화가 필 때 만나자는 언약을 하였는데, 봄 꽃이 다 지도록 아니 오는 님을 기다리며 번번히 속은 까치 울음에 혹여 오늘은 오시려나 거울 속 내 모습을 단장할까 한다는 내용입니다.

初章 언약(言約)이 늦어가니
貳章 정매화(庭梅花)도 다 지거다
參章 아침에 우든 까치 유신(有信)타 하랴마는
四章 그러나
五章 경중아미(鏡中蛾眉)를 다스려 볼가 하노라.
 
 

다섯번째 무대는 김참이 이수자가 불러주는 계면조 이삭대엽 '이화우' 입니다.

‘이화우’는 조선시대의 기생인 매창(梅窓, 1573~1610)의 작품으로 1591년 봄, 부안에서 당대 문사이자 천민 시인이었던 촌은(村隱) 유희경(劉希慶)[1545~1636]과 시를 주고받다 사랑에 빠졌으나 임진왜란이 일어나 이별한 뒤 그를 그리워하며 지은 시조입니다.

初章 이화우(梨花雨) 흩날릴 제
貳章 울며 잡고 이별(離別)한 님
參章 추풍낙엽(秋風落葉)에 저도 나를 생각는가
四章 천리(千里)에
五章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도다.

 

 

마지막 무대는 이유나 이수자가 불러주는 계면조 이삭대엽 '두류산' 입니다.

‘두류산'은 목숨 건 직언(直言)도 서슴지 않으며 올곧은 선비정신 지켜낸 영남의 대학자 남명 조식(曺植.1501∼1572)의 작품으로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였습니다.

初章 두류산(頭流山) 양단수(兩端水)를
貳章 예 듣고 이제 보니
參章 도화(桃花) 뜬 맑은 물에 산영(山影) 조차 잠겼세라
四章 아희야
五章 무릉(武陵)이 어늬뇨 나는 옌가 하노라
 

 

 

이번 이삭대엽 여섯곡 기획공연도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공연에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분들은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황중계 되었던 공연을 다시 보기 가능하니 많은 관람 부탁드립니다.

다음 7월 목요풍류에는 풍류방음악회 <가사> 를 위주로한 무대로 준비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래 그림을 클릭하시면 가곡전수관 유튜브채널로 연결됩니다. 고맙습니다.  7월 14일 목요풍류에서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