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풍류] 춘야풍류(春夜風流)_봄의 정취

2015. 5. 13. 20:36풍류방이야기

 2015년 4월 30일 목요풍류

'무형문화재 기획행사 - 춘야풍류(春夜風流)_봄의 정취'

 

 

 

 안녕하세요~

 18세기 풍류방에서 즐겨 연주되던 가곡, 가사, 시조 등 정가와 가곡에서 파생된 기악곡들을 엮어 해설과 함께 풀어낸 이번공연!

 산뜻한 선율로 가득한 봄 날 밤의 풍류에 빠져봅시다~

 

 

 

이번공연도 역시 조순자 관장님의 알차고 유익한 해설이 빠질 수 없겠죠^^?

 

 

 

 첫 곡, 기악합주 '수룡음'입니다.

 수룡음(水龍吟)이란 '물에서 노니는 용의 노래'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궁중과 선비들의 풍류방 음악문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악곡입니다. 본래 가곡의 반주선율을 기악곡화한 연주곡으로 악기고유의 특성에 맞추어 다양한 변화가 이루어져 본 곡과는 다른 새로운 기악곡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단소와 양금의 아름다운 소리가 돋보였던 공연이었는데요, 건반을 치던 장호영 악사의 양금 연주자로서의 첫 무대이기도 했죠? 앞으로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두번째 곡, 영제 사설시조 '명년삼월에' 입니다.

 경남도 영제시조 보유자이신 이종록 선생님께서 불러주셨습니다. 영제시조는 경상도를 중심으로 한 시조창으로 평시조와 사설시조가 가장 많고, 뚝뚝 끊어지게 불러서 경상도 특유의 엑센트가 강하게 나타나 씩씩한 느낌이 많이 듭니다.

 '영남시조가 좋다'는 말에서 '영판좋다'라는 말이 생겨났다는거 다들 아시나요^^? 그정도로 음악성이 뛰어나며, 점잖고 격조가 높아 궁중에서까지 소중히 여겼다고 합니다~ 경상도 사투리에 딱맞는 영제시조 한번 같이 불러보시죠:)

 

 

 

 세번째 곡은 가사 '춘면곡'입니다.

가사는 긴 운문시를 노래하며, 시조보다는 전문적인 발성과 기교로 시조를 부르던 계층에서 발전시킨 노래입니다. 춘면곡은 12가사 중 하나로서 '봄잠을 노래함'이라는 제목의 문학작품을 노래한 가사의 대표곡입니다. 봄날 늦잠에서 깨어난 어느 풍류 나그네가 아름답게 펼쳐지는 봄날의 정취를 느긋하게 즐기는 내용으로, 화려하면서도 유연한 멋을 느낄 수 있는 봄날의 대표적인 곡입니다.

 

 

 

 네번째 곡은 기악합주 '경풍년'입니다.

 '풍년을 기뻐한다'라는 뜻으로 궁중 행사에서 축하용 음악으로 연주 될 때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곡 역시 가곡의 두거의 선율을 관악기 편성으로 기악화 한 것입니다.

 경풍년, 제목만 들어도 기쁘지 않은가요^^?

 

 

 

 다섯번 째 곡은 여창가곡 계면조 롱 '북두'입니다.

 그리운 님을 만나 아침을 미루어 달라는 사랑스러운 노랫말입니다. 점잖다는 옛 선조들도 사랑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봅니다^^ 노랫말이 너무나도 이쁜 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곡! 노랫말을 음미해 보세요~

 

 

初章  북두칠성(北斗七星)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분께
貳章  민망한 발괄 소지(所持) 한 장 아뢰나이다
參章  그리든 님을 만나 정(情)엣 말삼 채 못하여 날이 쉬 새니 글로 민망
四章  밤중만
五章  삼태성(三台星) 차사(差使) 놓아 샛별 없이 하소서

 

북두칠성 일곱분께 안타까운 글 하나 아뢰나이다.
그리던 님을 만나 정다운 말 채 나누기도 전에 날이 새려하니 안타깝기 그지없으니,
오늘밤만 삼태성에 명을 내려 샛별을 거두시면 아침을 미루어 밤이 길까하소서

 

 

 

여섯번째, 여창가곡 우조 우락 '람은'입니다. 곡을 듣고 있으니 바람불고 비가와도 연분이면 만날것이라는 당찬 여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노랫말 만큼 당차게 노래하는 가인들의 모습 어떠신신가요^^? 무대의 모습이 정말 풍류방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初章  바람은 지동(地動)치듯 불고 貳章  궂인 비는 붓드시 온다
貳章  궂인 비는 붓드시 온다
參章  눈 정(情)에 거룬님을 오늘밤 서로 만나자 하고 판(判) 척 쳐서 맹세 받았더니
         이 풍우중(風雨中)에 제 어이 오리
四章  진실로
五章  오기 곳 오량이면 연분(緣分)인가 하노라

 

바람은 벼락치듯 불고 궂은 비는 반드시 온다.
눈에 정이 담뿍 담긴 님을 오늘밤 서로 만나자 하고 맹세 받았더니 이 폭풍우에 어찌 오리. 진실로 올 것이면 연분인가 하노라.

 

 

 

 일곱번째 곡은 남창가곡 계면조 편삭대엽 '진국명산' 입니다.

 '진국명산'은 서울 지방의 산세와 아울러 군주의 만세태평과 백성들의 풍년을 노래하며 이 노랫말은 가곡 외에도 사설시조, 혹은 단가로도 노래되고 있습니다.

 

初章 진국명산(鎭國名山) 만장봉(萬丈峰)이

貳章 청천삭출(晴天削出) 금부용(金芙蓉)이라

參章 거벽(巨擘)은 흘립(屹立)허여 북주삼각(北主三角)이요

  기암(奇岩)은 두기(陡起)허여 남안잠두(南案蚕頭)이로다

  좌룡낙산(佐龍駱山) 우호인왕(友虎仁旺) 서색(瑞色)은

  반공응상궐(蟠空凝象闕)이요 숙기(淑氣)는 종영출인걸(種英出人傑)허니

  미재(美渽)라 아동산하지고(我東山河之固)여

  성대의관(聖代衣冠) 태평문물(太平文物)이 만만세지금탕(萬萬世之金湯)이로다

四章 년풍(年豊)코

五章 국태민안(國泰民安)허여 구추황국단풍절(九秋黃菊丹楓節)에

  인유이봉무(麟遊而鳳舞) 커늘 면악등림(緬岳登臨)허여

  취포반환(醉飽盤桓) 허오면서 감격군은(感激君恩)이삿다

 

진국명산 만장봉이 하늘 높이 우뚝 솟아 금빛 연꽃 봉우리 같구나. 큰 암벽들이 우뚝 솟아 북쪽 삼각산이 되고 기묘한 바위들이 하늘 향해 뻗어나 남산이 되었네.

왼쪽에는 푸른 용의 모습을 한 낙산이 반기며 오른쪽에는 흰 호랑이의 모습처럼 인왕산이 둘러있네 상서로운 빛은 하늘에 서려 궁궐을 두루 비추니 맑은 기운이 모여 뛰어난 인재들이 태어나니, 아름답구나. 우리나라 산하의 굳음이여.

태평성대의 문화와 예의바른 풍속이 오래 오래 계속될 견고한 성터로다. 풍년이 들고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들의 생활이 평안하여 가을의 단풍과 국화가 피어나는 때에 상서로운 기린이 놀고, 봉황이 춤을 추니 앞산에 올라 배불리 먹고 취하여 두루 돌아다니면서 임금의 은혜에 감격하여이다.

 

 

 

 여덟번째 곡은 '장진주'입니다.

 계면조와 우조가 함께있는 곡으로 노랫말을 길지만 중간에 빨라지는 부분이 있어 지루하지 않으며 즐겁고 흥겨운 느낌을 주는 곡입니다.

 

初章 한잔 먹사이다

貳章 또 한잔 먹사이다

參章 꽃 것거 주(籌)를 놓고 무진무진 먹사이다

  이 몸 죽은후에 지게 우에 거적 덮어 주푸루혀 메여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에 백복시마(百服緦麻) 울어예나

        어욱새 더욱새며 덕게나무 백양(白楊)숲에 가기 곧 기량이면

       누른 해 흰 달과 굵은 눈 가는 비며 소소(簫簫)리 바람불제

       뉘 한잔 먹자하리

四章 하물며

五章 무덤 우에 잔나비 파람 헐제 뉘우친들 미치랴.

 

술 한잔 먹자구나. 또 한잔 먹자구나 그려 꽃 꺾어서 산가치를 놓고서 무지무진 무진장 먹자구나. 그려 이 몸이 죽은 후에 지게 위에 거적 덮어서 동여 매여 가거나

오색 구슬이 달린 상여에다 백일상복에 사람이 울며 따라가나

억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나무 숲 속에 죽어 가게만 되는 날에는

석양녘에나 달 밝은 밤에나 진눈깨비 눈이 노는 날이나 가랑비가 오는 날에나

음산한 바람이 불 때 그 누가 술한잔 먹자고 하리요,

하물며 무덤위에 원숭이 휘파람 불제 그 누가 후회한들 뉘우치리오, 이미 때는 늦으리로다.

 

 

 

 마지막곡은 계면조 대받침 '오날이'입니다.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한 날 누구나 늘 오늘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그런 마음이 가득 담겨있는 늘 오늘이였으면 좋겠다는 노랫말의 곡입니다.

 여창과 남창이 어우러져 한층 더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나요^^? 

 

初章 (오날이) 오날이쇼셔

貳章 매일(每日)의 오날이쇼셔

參章 저므려지도 새지도 마르시고

四章 매양에

五章 주야장상(晝夜長常)에 오날이 오날이쇼셔

 

오늘이 오늘이였으면 매일 오늘이었으면

저물지도 새지도 않고

늘 밤이고 낮이고 항상 오늘이 오늘이었으면

 

 

 마지막으로 즐겁게 사진 찰칵찰칵!! 찍으며 공연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전통곡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가곡전수관의 춘야풍류(春夜風流)_봄의 정취!!

마지막 곡인 '오날이'의 노랫말처럼 늘 행복한, 오늘같은 날만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다음 공연은

 부모님에 대한 엣 선인들의 지국함이 묻어나는 음악들과 함께 우리시대 효를 생각하는 공연

5월 28일 '호미도 날이어신 마라난'

가족과 함께 우리 음악속의 효(孝)를 함께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