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풍류] 풍류방음악회, 영원한 우리들의 스승 '소남 이주환'

2013. 10. 12. 14:48풍류방이야기

 

 

 

1. 피리독주 '상령산'

 

'소남 이주환은 서울에서 태어나 이왕직아악부 3기생으로 입소하였다.

김영제, 함화진, 최순영 문하에서 아악을 배웠으며,

 

원래 전공은 피리였으나

하규일에게 가곡, 가사, 시조를 전수받아 일가를 이루어

20세기 중반 정가 전승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주환 선생님의 전공이 피리였던 만큼 특별한 날을 위해

지영재 악사님이 열심히 연습한 피리독주를 선보이셨습니다!

피리독주 '상령산'만의 능청이고 유장한 분위기로 오늘 공연의 분위기가 확! 살아나는 것 같죠^^!

 

 

 

2. 가사 춘면곡

 

1964년 도일공연

영송당 조순자 명인의 '춘면곡'연주 모습

 

'1964년 도일공연 연습 때의 일이다. 그 때 가사 '춘면곡'을 부르게 됐다.

국악원 개원이래 처음있는 해외연주여서 연습을 대단히 열심히 하였다.

그냥 하는게 아니고 국악계는 물론 다른 연계되는 분야의 전문인들도 모셔놓고 했다.

 그때 참관하시던 분들 중 노래하는 어느 선생님께서 필자가 부르는 춘면곡이 너무 밋밋하고 곧은 목만 쓰니 굴곡 있는 시김새를 써서 화려하게 불러야 가사 맛이 난다고

"이리이리 불러봐라." 하시며 시범을 해 주시는데,

필자가 배운것보다 잔가락도 많고 훨씬 멋있게 들려 그대로 따라 부르니,

"그렇게 하니 좀 듣기 좋으냐? 그대로 불러라."하며 칭찬을 해주셨다.

기분이 어찌나 좋은지 다음 연습때 그대로 부르다 소남선생님께 얼마나 호된 꾸중을 들었는지 모른다.

 

"목이 좋다고 아무 목이나 쓰면 잡스럽게 되는거야.

영글기도 전에 목만 망치려느냐?"

 

며 나무라시는데 어찌나 무안하고 서운했는지 토라져서 한참을 울었던 일이 있었다.

이제 생각하니 그 당시 아직 연륜이 짧아 노랫목이 잡히기도 전이었는데,

기교부터 배웠다가 노랫목 망치기 십상 상태였으니, 그리 크게 꾸중하시었구나 라고 깊이 감사드리며 그 당시 선생님께서 정가를 가르치시던 순서와 방법이

가장 올바른 교수법이라는 것을 새록새록 느끼고 있다.'

 

<한국음악사학보 1991>제6집 '한국근대현대사의 음악가 열전(3)에서 발췌.

 

 

 

이주환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아 곧은 목으로 '춘면곡'을 불러보는 조수연 가인입니다.

반주자들도 긴장하며 열심히 연습 했는데 어우러지니 참 듣기 좋네요^^!

 

 

 

3. 우조 평시조 '월정명'

 

국악양성소에서 직접 시조를 가르치고 계신 모습

 

'... 국악원으로 이관되어서 처음으로 맞이한 가곡공부는 참으로 힘든 수업이었다.

가곡 담당선생님이 무서운 분이시라는 이야기는 남자 연구원들에게 들어 알고 있었지만,

막상 들어오신 선생님은 자그마한 체구에 쏘아보는 듯한 눈빛과 꽉 다문 입모습에 곳곳한 자세로 장구를 앞에 놓고 정좌하신 첫 인상이 소문보다 더 근엄하셨다.

 

 대뜸 손장단으로 16박 짚는 법을 가르치신 뒤 곧바로 우조 이삭대엽 ‘버들은-’을 시작하셨다. 

 첫 합장단과 둘째 장단인 왼손 식지의 사잇박을 짚고 셋째박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오른손을 흔들며 임종을 다지는 목을 손과 함께 발성할 때,

우리 모두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입술을 깨물면서도

선생님이 무서워 소리 죽여 킥킥대느라 진땀을 빼는데도

선생님께선 표정 하나 흐트러짐이 없이 계속 수업을 이끌어 가시었다.

 그 때 나이 17,8세의 소녀들로 웃음을 참는다는것은 여간한 노력이 아니었는데,

표정하나로 끝까지 수업분위기를 흩어짐 없이 이어가신

선생님의 지도력을 지금도 모방할 수가 없다.


 선생님께선 수업 중 자세가 흐트러지는 것을 금하셨고, 눈동자는 진지하게 선생님께 고정시키고 잡념에 흔들리는 눈동자를 하면 노래를 할 수 없다고 하셨다.

 

수업 중 손으로 장단 치는 것을 게을리 하는 사람은 혼이 났다.

 지금도 나는 손으로 장단을 짚어 나가노라면 다지는 목, 높이 띄어 둥글리는 목, 살짝 채오는 목, 놓는 목, 풀어 내리는 목, 끊는목.... 등을 손으로 또는 장구채 끝으로 그려 내리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한국음악사학보 1991>제6집 '한국근대현대사의 음악가 열전(3)에서 발췌.

 

 

 

보름날에 달이 밝다 하기에 배를 타고 강을 내려가니
하늘 아래는 물이요, 물 위에는 밝은 달이로구나.
뱃사공아 저 달을 건져다오. 달을 벗 삼아 술을 마시며 오래도록 취하리라.

 

初章  월정명(月正明) 월정명(月正明)커늘
中章  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가운데 명월(明月)이라
終章  선동(仙童)아 잠긴 달 건저라 완월장취(玩月長醉)

 

 

 

3. 남창가곡 우조 언락 '벽사창이'

여창가곡 반우반계 환계락 '사랑을'

가곡 대받침 '태평가'

 

1965년 국립국악원 여자연구원 선반교실에서 부르는 <태평가>

노래_이주환,조순자, 거문고_구윤국, 해금_김종희, 대금_김성진, 피리_김태섭, 장구_박영복

 

 

 

연달아서 세 곡을 연주하면서 오늘의 공연 끝마쳤습니다.

특히 영송당 선생님은 오늘 참 많이 선생님이 보고싶다고 말씀도 하셨구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스승님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는 것이

어쩔때는 참 힘들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고..

그분들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피나는 길을 걸어가면서 가끔은 뒤돌아 후회하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스승님의 얼굴이 생각나면 정신이 바짝 들고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끝이 없는 길을 걷게 되죠.

 

여러분들도 마음속에 각자 스승님들 한 분 쯤 계시죠?

오늘 공연을 통해 보고싶은 스승님께 직접 찾아뵙거나

전화, 편지, 문자 등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한마디!

혹여 너무 멀리 계신다면 마음으로나마 감사의 말씀 전할 수 있다면 참 좋겠네요^.^

 

저희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 공연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때 또 찾아와 주세요~^.^

 

<공연안내>

  

2013년 목요풍류는 매주 공연이 아닌 격주로 진행됩니다!

더 멋지고 알찬 내용으로 여러분들을 찾아뵙기 위함이니 기대해주세요~

 

10월 24일 늦은오후 7시 30분 열린무대 젊은국악 세상의 모든 사랑이야기!

여러분들의 사연이 담긴 사랑이야기로 꾸며 나갈 이번 공연!

특별하게 사연과 이야기, 그리고 퓨전국악과 함께 즐겁게 공연 보러 놀러오세요^.^~

 

 

여러분의 지친 삶에 활력이 되어 드리는 내 삶의 작은 쉼표 목.요.풍.류.!

언제나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