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나는 지난 금요풍류에서 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다

2010. 7. 3. 18:07풍류방이야기


7월부터 함께 근무하게 된 유정씨가 쓴 금요풍류의 번외편입니다.
블로그에 리뷰 올리는 게 다소 귀찮기도 하더니 막상 손 놓자니 아쉬웠던 탓일까요.
한 마디 거들고 싶어 번외편을 적습니다.

공연제목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가 어제 비가 와서 공연 제목을 <진실로 오량이면 연분인가 하노라>로 정했지요. '진실로 오량이면 연분인가 하노라'는 공연 프로그램 중 부르기만 하면 꼭 비가온다는 가곡 평조 우락 '바람은' 노랫말의 일부인데요. 노래 제목처럼 비가 와도 올 관객이면 연분緣分일 것이다 하면서 붙여본 제목이었습니다. 한 두 어분 오시면 연분으로 알고 감사해야겠다 했는데, 왠걸 꽤 많은 분들이 공연을 찾아주셨습니다. 전수관 식구들과 맺을 연분이 많다는 하늘의 뜻이 아닐까하고 늘 그렇듯이 긍정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 

오늘 댓글을 달아주신 관객분의 말처럼, 어제 공연은 특별히 재미있었습니다. 모두 다 관객분들이 즐겁게 공연에 참여해 주셔서 그랬을텐데요. 거의 매주 출근도장을 찍어주시는 열혈 선생님 몇 분과 단원 가족분들이 와주셔서 분위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특히 마지막 곡이 끝나자 큰 소리로 '앵콜'을 연호해 주시는 관객분들의 센스에, 모두가 빵~ 터졌지요. ㅋ

★ 이번주 공연에는 연주자들의 복장이 좀 다르지요? 악사들은 위아래 검은 옷으로 맞춰 입고, 가인들은 '놀리지요' 티셔츠와 검은 치마를 입었습니다. '놀리지요' 티셔츠는 2007년 미국 공연때 단체복으로 맞췄던 건데 현지에서 굉장한 인기였다고 합니다. 이려도 태평성대, 저려도 태평성대~ 하는 태평가의 노랫말이 적힌 티셔츠인데, 세로로 읽어야 할 것을 가로로 읽으면 '놀리지요'가 된답니다.
다들 소박하게 입은 것에 비해 유독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연주단 현악사범 오은영 샘인데요. 뇌쇄적인 메이크업과 눈빛, 빛나는 목걸이를 하고 가야금을 타는 모습을 보니 팜므파탈이 따로 없었습니다. 후후


★ 대금주자 정나례씨의 대금독주 '서용석류'를 연주하는 모습입니다. 가족분들이 여럿 오신 관계로 단독 사진 하나 올립니다.



★  놀리지요... 놀리지요... 놀리지요..



★ 관객이 모두 참여해 만들었던 흥겨운 연주, 마지막곡 '뮤지크 데 라 비'입니다.



★ 유장근 교수님이 기증하신 <중화제국을 탐색하며>를 추첨을 통해 나누어 드렸습니다.
유장근 교수님의 '나눔' 덕분에 많은 관객분들이 '느닷없는 행복'을 가져가셨어요. 나누는 마음 덕분인지 유장근 교수님은 갈수록 더 젊어지십니다. ^^ 



★ 앵콜까지 청해주셨던 마지막 곡, 뮤지크 데 라비를 연주하면서 관객분들께 악기를 나눠드렸었는데요.
정영숙선생님께 특별히 '방울'을 부탁드렸습니다. 어찌나 힘있게 연주해 주시는지, 연주자들이 긴장할 정도였다고 하더군요. 일전에 소개드린 바와 같이 정영숙 선생님께서는 지역의 많은 피아니스트를 키워내신 서양음악전공자이신데, 가곡을 비롯한 우리 음악에도 조예가 깊으십니다. 늘 블로그에도 글 남겨주시던 정영숙 선생님은 대금주자 정나례씨 고모님이시기도 한데요. 이날 격한(?) 연주로 팔목에 멍이 들었다고 하셨답니다. ^.^
선생님이 떠나신 자리...
분리된 방울의 잔해만이 남아있었지요.
전 지난 금요일 저녁 고모님이 하신 일을 알고 있습니다. 후후



★ 아, 관객 한 분이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는데요.

...




★ 관객소감
- 지루할 거라는 국악에 대한 편견에 조금은 나아진듯 ^^. 조그만 연주홀과 어울리게 모든 프로그램이 좋았음
- 음악회라는 부담을 가지고 왔지만, 실제 차분한 분위기에 부담없는 매끄러운 진행! 가족 분위기가 느껴지며 
  차 한잔의 여유는 다시금 찾아오게 만드네요.
- 좋은 공연이 홍보가 잘되지 않는 거 같아 아쉽습니다.
- 여창가곡을 직접 와서 들어보니 눈물이 나올려고 하네요. 잔잔한 호수의 물결같이 밀려오는 감정으로...
- 의상, 창작곡, 악기 등등 공연의 새로움을 맛보았습니다. 계속 프로그램 편성에 신경써서 관객들로 하여금
  신선함을 느끼도록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연주자와 관객이 너무 가까이 함께 하여 국악이 친근감이 한층 더하다.
- 음악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공연을 접하는 순간 심금을 적시는 느낌이 찾아 왔습니다. 자주 찾아서 관람
  하도록 하겠습니다.
- 다양한 프로그램이 인상적입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전수관
차와 음악이 함께하는 2010 금요풍류 (7월 2일)
진실로 오량이면
연분緣分인가 하노라
해 설
   조 순 자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가곡전수관장)
프로그램
   기악합주  ‘천년만세’
   기악합주  ‘취타’
   대금산조  ‘서용석류’
   가야금·거문고 병주  ‘침향무’
   가곡 평조 우락  ‘바람은’
   김영재 曲  ‘뮤지크 데 라 비(Musique de ra vie)’
  
연주자
  노래·양금_ 조수연 (전수장학생․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노래·양금_ 김나령 (전수자․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김동영 (전수장학생․부산대학교 국악과 3학년)
  가야금_ 오은영 (국악연주단 정음 현악사범)
  거문고_ 신근영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장고·젬배_ 정동주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대   금_ 정나례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피   리_ 신정현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기   타_ 신용호 (가야국악회관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