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금요풍류] 나랏말쌈이 듕귁에 달아 (10월 9일)

2009. 10. 13. 13:43풍류방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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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은 다들 아시다시피 '한글날'이었습니다. 한글날 열린 2009년 차와 음악이 함께하는 아홉번째 금요풍류의 주제는 바로 '나랏말쌈이 듕귁에 달아' 입니다. 세종대왕의 가장 큰 업적이랄 수 있는 한글날을 기념한 공연이었는데요. 그래서 제목도 '나랏말쌈이 듕귁에 달아'라는 훈민정음의 서문 중 한 문장을 붙여보았습니다.  

세종대왕(1937~1450)은 한글 창제 뿐만 아니라 음악분야에도 탁월한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세종시대에 이루어진 율관제작, 아악 정비, 신악 창제, 악기 제작 등은 우리만의 독자적 음악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들어온 아악에 비해 우리나라 음악인 향악을 낮게 평가하는 것을 바로 잡으려 애쓰썼는데, 이를 위해 종묘제례에서 쓰이는 음악 창제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아악은 본시 우리나라의 성음이 아니고 실은 중국의 성음인데, 중국 사람들은 평소에 익숙하게 들었을 것이므로 제사에 연주하여도 마땅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살아서는 향악을 듣고 죽은 뒤에는 아악을 연주한다는 것이 과연 어떨까 한다"라며 신하들을 설득했던 말은 유명합니다. 이러한 세종대왕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종묘제례악은 세조때부터는 종묘제례에 쓰일 수 있게 되었고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10월 9일 금요풍류 공연에서는 '나랏말쌈이 듕귁에 달아'로 시작되는 훈민정음의 서문 일부분을 사설시조로 음을 붙여 불러보았습니다. 옛부터 노래는 (노랫)말을 길게 늘여부른다하여 영언(永言)이라 했다는데, 익숙한 글에 음을 붙여 노래로 부를 수 있다는 걸 새삼 확인하게 해준 공연이었습니다. 이외에도 가야금, 해금, 장고로 편성된 기악합주 '천년만세'와 '김죽파류 가야금산조'와 같은 기악공연, '호미도' '사랑을' '모란은' 같은 가곡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가곡은 한글의 특징을 가장 잘 살려낸 성악 장르라 할 수 있는데요. 한글의 우수성이 비교적 최근에 세계적으로 알려진 걸 보면, 가곡도 세계적으로 널리 불려질 날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얼마전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표기문자로 채택해다는 소식은 펄벅이 "한글은 세계 모든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유일한 문자"라고 했다는 말을 다시금 상기시켜주기도 하는데요. 이것을 노래로 배울 수 있는 게 가곡이니 찌아찌아족에게 가곡을 알리는 것도 문자를 익히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야기가 좀 샜는데요. 아무튼 뜻깊은 날 공연에 함께해 주신 관객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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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음악이 함께하는 금요풍류 (10월 9일)

나랏말쌈이 듕귁에 달아


해 설
   조 순 자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가곡전수관장)
프로그램
       기악합주 ‘천년만세’
       가야금독주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사설시조 ‘나랏말?이 듕귁에 달아’
       가곡 계면조 평롱 ‘호미도’    
       가곡 반우반계 환계락 ‘사랑을’
       가곡 계면조 편삭대엽 ‘모란은’
 
연주자
  노   래_ 이종록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 이수자)
             조수연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전수장학생)
             이성순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전수자)
             김나령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전수자)
          
  해   금_ 이준영 (경북대학교 국악과 졸업)
  가야금_ 김수연 (경북대학교 대학원 국악학과 졸업)
  장   고_ 정동주 (부산대학교 국악학과 재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