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느린 가곡의 묘미

2009. 8. 17. 18:19언론에 비친 가곡전수관

느린 가곡의 묘미
조순자 선생 2년 만에 부산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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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이라고 하면 으레 '선구자', '봄처녀', '비목'을 사례로 든다. 그러나 영송당(永松堂) 조순자(65·사진) 선생에게 가곡은 전혀 다른 의미다. "일제 강점기 이후 서양음악에 우리말을 얹은 노래가 아닌, 이전부터 우리 선비들이 즐겨 부르던 노래"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가곡은 이제 전통가곡으로 호칭된다. 가곡 앞에 '전통'이란 단어가 더 붙은 구닥다리라는 것. 구닥다리가 됐으니 동방신기나 소녀시대의 빠르고 거친 노래에 익숙한 아이들이 거들떠나 볼까? 그는 이에 대해 손사래를 친다. 아주 느리고, 더 느리고… 그런 음악 속에서 한여름의 휴식을 취해 보라는 것이다. 해서 2년 반 만에 마련한 부산 공연의 제목도 '풍류, 쉬다'로 뽑았다. 18일 오후 7시30분 국립부산국악원 소극장(예지당).

이날 들려줄 곡은 모두 8곡. 1시간20분가량 진행되는데 이렇게 느린 음악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느린 선율의 이삭대엽('버들은')부터 비교적 빠른 편삭대엽('모시를')까지, 그리고 기악합주 '천년만세', 평시조 '청산리', 가사 '춘면곡' 등을 감상하게 된다. 노래는 영송당의 제자로 구성된 영송당가곡보존회, 기악은 가야국악회관 연주단이 맡는다.

그는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인 가곡 예능 보유자로 '조순자 여창가곡 전집' 세마당 전집 45곡과 첫째바탕 15곡 등의 음반을 냈다. 지난 2006년부터 경남 마산에 가곡전수관을 지어 가곡의 전승 보급에 몰두하고 있다.
051-811-0038. 백현충 기자

부산일보 | 21면 | 입력시간: 2009-08-14 [0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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