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9. 14:51ㆍ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 입니다.
지난 2025년 5월 1일,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 2025 전수교육관 활성화 사업 '소풍' 의 세번째 공연을 가사 명예보유자이신 황규남 선생님과 성황리에 마무리 했습니다!
가곡전수관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브런치콘서트 「차와 음악이 있는 사랑방 음악회 <소풍>」은 2025년 국가유산청 전수교육관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공연으로서, 가곡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무형유산 종목의 전승자를 초청하여 우리 무형유산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색다른 음악회입니다.
<소풍> 은 봄, 가을 두 번의 시즌으로 찾아뵙는데요. 기존 가곡전수관의 공연과는 다르게 아침에 관객 여러분을 모십니다!
그 동안 시간 상의 이유로 가곡전수관의 공연을 보러 오기 힘들었던 관객분들과 오전 시간 우리 풍류를 즐기고 싶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으로 공연시간을 바꾸어 보았는데요~
공연 후에는 맛있는 차와 다과상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날은 근로자의 날이여서 그런지 직장인들도 많이 찾아주셨어요 !!!!!
12가사 중 백구사, 춘면곡, 황계사, 어부사, 수양산가, 매화가를 노래했는데요 ~ 늘 여자 가인들이 노래하는 가사를 듣다가 황규남 선생님의 노래를 들으니 색다른 맛이 있더라구요 ㅎㅎ
오늘도 공연 시작 전 영송당 선생님의 설명 time ~!
'가사'와 '가곡'의 차이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주셨어요 ~~ 설명을 듣지 않고 음악만 감상하면서 가곡과 가사의 차이를 알기 쉽지 않은데 공연 시작 전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감상하니 이해가 쏙쏙 되더라구요 ㅎㅎ
선생님 덕에 국악 상식이 나날이 늘어납니다 ❤️
첫 곡은 황규남 선생님께서 가사 '백구사'를 노래하셨습니다.
백구사는 12가사 중 풍류음악의 품격과 취향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노래로 남자 가객들의 애창곡인데용!!
관직에서 물러난 선비가 자연에 귀의하여 백구와 벗이 되어 풍류를 누리겠다는 내용으로 사설의 첫부분은 ‘백구야 펄펄 나지마라’로 되어 있지만 노래할 때는 ‘백구야 펄펄’은 생략하고 ‘나지마라’로 시작합니다.
보통 가사 첫 부분이 중시되는 노래에서 이런 파격적인 시작 방법은 백구사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첫째마루 (백구야 펄펄) 나지마라 너 잡을 내 아니로다
성상이 버리시니 너를 좇아 예 왔노라 오류춘광 경 좋은데 백마금편 화류 가자
둘째마루 운침벽계 화홍유록한데 만학천봉 빛은 새뤄 호중천지 별건곤이 여기로다
셋째마루 고봉만장 청기울한데 녹죽창송은 높기를 다퉈 명사십리에 해당화만 다 피어서
넷째마루 모진 광풍을 견디지 못하여 뚝뚝 떨어져서 아주 펄펄 날아나니 귄들 아니 경 일러냐
두번째 곡은 이유나 가인이 노래하는 '춘면곡' 입니다.
<춘면곡>은 한 서생이 봄날 술에 취해 야유원(冶遊圓)에 갔다가 미녀를 만나 춘흥을 나눈 후 저녁이 되어 이별하고 집에 돌아왔다가 그 여인을 생각하며 잠 못 이루고 사모의 정에 빠졌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춘면곡은 수많은 가집들과 놀이문화 관련 기록들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곡이며, 시정의 유흥현장에서 폭넓게 사랑 받았던 인기 있는 곡이기도 합니당
첫째마루 춘면(春眠)을 느짓 깨어 죽창(竹窓)을 반개(半開)하니
둘째마루 정화(庭花)난 작작(灼灼)한데 가는 나비를 머무는 듯
넷째마루 창전(窓前)에 덜 괸 술을 이삼배 먹은 후에 호탕(豪蕩)하여 미친 흥을
세번째 곡은 김참이 가인이 노래하는 '황계사' 입니다.
황계사는 이별한 임이 속히 돌아와 주기를 바라는 여인의 심정을 그린 노래로 이별의 슬픔을 노래한 가사와 더없이 아름다운 선율로 인해 12가사 중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즐거움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어구를 매 절마다 후렴구로 사용하여 슬픔 가사의 내용과 대조를 이루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죠~
첫째마루 일조낭군 이별후에 소식조차 돈절허다 지화자 좋을시고
둘째마루 좋을좋을 좋은 경에 얼시구 좋다 경이로다 지화자 좋을시고
셋째마루 한곳을 들어가니 육관대사 성진이는 팔선녀다리고 희롱헌다 얼씨고 좋다 경이로다 지화자 좋을시고
넷째마루 황혼 저문 날에 기약두고 어디를 가고서 날 아니 찾나 지화자 좋을시고
네번째 곡은 이유나, 김참이 가인이 노래하는 '어부사' 입니다.
어부사는 벼슬을 버리고 한가하게 강호에 묻혀 사는 선비의 모습을 어부에 빗대어 노래한 것으로 이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것을 농암 이현보가 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닻 들어라”, “배 저어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등의 어구를 통해 배를 띄워 노 젓는 한가한 어공의 풍류를 느낄 수 있는 곡이죠
첫째마루 설빈어옹(雪鬢漁翁)이 주포간(住浦間)하야 자언거수(自言居水) 승거산(勝居山)을
배띄어라 배띄어라 조조재락(早潮裳落) 만조래(晩潮來)라
지국총(至菊叢) 지국총(至菊叢) 어사와(於斯臥)허니 의선어부(依船漁父) 일견고(一肩高)라
둘째마루 청고엽상량풍기(靑菰葉上凉風起)허고 홍요화변백로한(紅蓼花邊白鷺閑)을
다섯번째 곡은 황규남 선생님께서 '수양산가'를 노래하셨습니다.
<수양산가>는 역대 영웅과 호걸이 오늘같이 좋은 날을 만났으니 아니 놀고 무엇 하겠느냐는 다소 통속적인 내용의 가사로 “수양산의 고사리를 꺾어...”로 시작되어 제목이 <수양산가>가 되었습니다.
“네로니네로 노느니나 네로니루” 하는 넷째마루의 입타령 부분이 특징적인 곡이죠
첫째마루 수양산(首陽山)의 고사리를 꺾어 위수빈(渭水濱)의 고기를 낚아
둘째마루 의적儀狄)의 빚은 술 이태백(李太白) 밝은 달이 등왕각(藤王閣) 높은 집에 장건(張騫)이 승사(乘槎)하고
달구경 가는 말명을 청허자
셋째마루 바람 불고 눈 비 오랴는가 동녘을 바라보니 자미봉(紫微峯) 자각봉(紫閣峯)과 청청(淸淸) 밝은 달이
벽수백운(碧霄白雲)이 층층방곡(層層坊曲)이 절로 검어 휜들 휘 휜들
마지막 곡은 이유나, 김참이 가인이 노래하는 '매화가' 입니다.
반복되는 곡조와 통속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매화가는 남녀사이 사랑의 감정을 노래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매화가는 평양 기생 매화가 읊은 시로 같은 기생에 춘설이라는 이름의 여인이 자기와의 연적관계로 자기에게 실연이 생길 것을 염려하여 자기의 이름 매화꽃에 춘설인 봄 눈이 훼작질하니 꽃도 그러니와 사랑의 꽃도 필동말동 하다고 교묘히 꽃에 비유하여 한 여인의 한스런 번뇌를 풍자하여 읊은 내용 입니다.
첫째마루 매화(梅花)야 옛 등걸에 봄철이 돌아를 온다
둘째마루 옛 퓌였든 가지(柯枝)마다 푸염즉도 허다마는
셋째마루 춘설(春雪)이 난분분(卵粉粉)허니 풀지말지 허다마는
열한마루 성천(成川)이라 동의주(胴衣紬)를 이리로 접첨 저리로 접첨 저무러 접첨 개여놓고
열두마루 한손에는 방추들고 또 한손에 물박 들고 흐르는 청수(淸水)를 드립 떠 덤석 이리로 솰솰 저리로 솰솰 출렁 출척
열세마루 안남산(南山)에 밧남산(南山)에 개암을 개암을 심어라 심어라 못다 먹는 저 다람의 안과.
가사만 이루어진 공연은 굉장히 오랜만에 선보였는데요 ~~ 관객분들께서 편안하게 즐겨주셔서 뿌듯했습니당 ㅎㅎ
이 날은 영송당 선생님께서 최대한 짧게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
조금 더 깊은 설명을 듣고 싶어서 아쉬워하던 찰나!!!! "다과를 즐기며 궁금하신 게 있으면 질문해주세요~"라고 말씀하신 우리 영송당 선생님 🥰
이날은 기념사진을 촬영하시는 분들이 참 많았어요 ~~
미소가 참 아름다운 ❤️❤️❤️
휴일이라 가족 단위의 관객분들이 참 많았어요!! 이렇게 우리 음악을 즐기고 기억할만한 추억을 만들어 드릴 수 있어서 참 뿌듯했습니다 :)
우리 멋쟁이 정음 단원들 ~~!
늘 야외에서 촬영한 사진만 업로드 해서 '야외에서만 다과를 즐기나?'하는 의문점이 있으실 거 같아요 ~~
아늑한 실내에서도 다과를 즐기실 수 있답니다 ㅎ
여러분 봄소풍이 3번밖에 남지 않았답니다!!!
다음주에는 가야금 산조 및 병창 공연이 준비되어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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