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3. 17:05ㆍ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 입니다.
지난 2025년 4월 17일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 2025년 가곡전수관 상설공연 목요풍류의 두번째 무대인 '중광, 거문고회상' 공연을 했습니다.
벌써 두번째 무대라니 ㅠ 시간이 참 빠른 거 같아요..
이번 공연은 무려 영산회상 한 바탕 입니다!! 오늘 연주되는 <영산회상>은 중광지곡(重光之曲)이라는 아명으로도 불리며, 거문고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거문고회상>이라고도 합니다.
<영산회상>은 <상령산>·<중령산〉·〈세령산〉·〈가락덜이〉·〈상현도드리〉·〈하현도드리〉·〈염불도드리>·<타령>·<군악>의 아홉 곡으로 되어 있으며, 이렇게 아홉 곡을 연주하는 것을 <민회상>이라 합니다.
무려 9곡을 끊지 않고 연달아 연주하였는데요~ 보다 깊은 이해를 위해 영송당 선생님께서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역시 선생님의 해설과 함께 곡을 감상하니 감동의 깊이가 달랐던 거 같아요 :)
<영산회상>의 악기 편성은 거문고·가야금·해금·단소·세피리·대금·장구의 줄풍류 편성으로 연주되며, 경우에 따라서 양금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현악기 중심으로 연주되는 실내악이라는 특성상 관악기 및 타악기는 비교적 적은 음량이 요구되는데요~ 그렇기에 피리는 음량이 적은 세피리를 사용하고, 대금은 주로 저취(低)와 평취(平)로 연주합니다. 장구는 채로 복판을 치지 않고 변죽을 치며, 해금은 원산을 옮겨서 음량을 작게 연주 합니다.
<영산회상>은 오늘날 전승되는 풍류음악의 대표적인 기악곡으로 본래 의미는 고대 인도 마가다국의 수도인 라자그리하(王舍城)에 있는 석가여래가 영취산(靈鷲山)에서 설법할 때의 모임을 뜻합니다. 이를 통해 <영산회상>이 본래 불교와 관련된 음악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영산회상>이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연주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본격적인 모습은 조선 초기의 여러 문헌들을 통해 확인할수 있습니다.
조선 전기에 편찬된 『악학궤범(樂學軌範)』(1493) 권의 「시용향악정재도설(時用鄕樂呈才圖說)」에 따르면 <영산회상>은 학연화대처용무합설을 연행할 때, ‘영산회상불보살(靈山會相佛菩薩)’이라는 가사가 있는 성악곡으로 불렸다고 기록되었습니다. 그리고 세조대의 음악을 실은 『대악후보(大樂後譜)』에도 '영산회상불보살'의 가사와 함께 선율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후 성현(成俔)이 지은 『용재총화(慵齋叢話)』(1525) 권1에도 여기妓)들이 원을 그리고 빙빙 돌면서 대열을 갖추며 '영산회상불보살'을 제창하였는데, “마치 승려들의 공불(供佛)을 모방한 듯하다.”고 하였습니다. 이로 볼 때 조선 초기 영산회상은 성악곡으로 무용과 함께 불렸으며, 불교적 색채가 강하였음을 알 수 있죠.
조선 중기를 거치면서 <영산회상>은 성악곡에서 기악곡으로 변화하였습니다. 먼저, ‘영산회상불보살'이라는 가사가 중종(1506~1544) 때 '수만년사'(壽萬年詞)로 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곧 가사가 사라진 순수 기악곡으로 연주되었는데, 기악곡화된 최초의 <영산회상>은 『현금신증가령(玄琴新證假令)』(1680)에 거문고보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영산회상>의 기악화는 궁중에서 민간으로 <영산회상>의 향유 공간이 확대되면서 생겨난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즉, 풍류방에서 중인이나 선비계층이 <영산회상>을 애탄(彈)하면서 그것을 자신들의 심미적 요구에 적합하도록 음악적 변화를 추구한 것입니다.
기악화된 이래 <영산회상>의 음악적 발전은 더욱 가속화되었는데, 그 결과 〈상령산>에서 여러 파생곡들이 출현하게 됩니다. 〈상령산〉을 높게 변주한 <중령산>, 본래 20박이던 <중령산>을 10박으로 빠르게 변주한 〈세령산〉, 〈세령산>의 잔 가락들을 덜어 낸 <가락덜이>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6박으로 된 〈상현도드리〉와 이보다 음역이 낮은 <하현도드리>가 파생되고, 이후 풍류방에 여러 민속악 전문가들이 참여하면서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이 추가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를 통해 <영산회상>은 느린 20박의 <상령산>으로부터 점점 한배가 빨라지는 구조의 모음곡이 되었습니다.
오늘 연주는 거문고에 이임민 악사, 대금에 강도언 악사, 가야금에 서은주 악사, 해금에 이민영 악사, 피리에 송한비 악사, 장고에 정동주 악사님께서 연주해주셨습니다.
1시간 가량의 연주인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실수 하나 없이 완벽하게 연주하시는 모습에 한번 더 반해버렸네요 ㅎㅎ
영상회상 한바탕을 들을 기회가 잘 없는데 가곡전수관을 통해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 여러분도 1달에 1번 정도는 가곡전수관 목요풍류 공연을 통해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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