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2. 18:35ㆍ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 입니다.
지난 2025년 4월 17일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 차와 음악이 있는 사랑방 음악회 <소풍>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여기서 잠깐! <소풍> 공연은 익숙하지 않으시죠?
<소풍> 은 작은 풍류, 또는 봄나들이의 설레임을 담은 풍류방음악회입니다.
가곡전수관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브런치콘서트 「차와 음악이 있는 사랑방 음악회 <소풍>」은 2025년 국가유산청 전수교육관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공연으로서, 가곡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무형유산 종목의 전승자를 초청하여 우리 무형유산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색다른 풍류방음악회입니다.
<소풍> 은 봄, 가을 두 번의 시즌으로 찾아뵙는데요. 기존 가곡전수관의 공연과는 다르게 아침에 관객 여러분을 모십니다. 그 동안 시간 상의 이유로 가곡전수관의 공연을 보러 오기 힘들었던 관객분들과 오전 시간 우리 풍류를 즐기고 싶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으로 공연시간을 바꾸어 보았습니다.
공연 후에는 맛있는 차와 다과상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차를 마시며 공연의 여운을 즐기고, 출연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까지!! 절호의 기회를 노치면 안되겠죠?ㅎㅎ
관객 여러분들께서 '소풍'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처럼 공연 관람 전부터 전수관을 떠올리며 설레고, 공연을 회상하며 행복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
공연에 들어가기 전, 영송당 선생님의 쉽고 재미있는 해설을 빼놓을 수 없지요!
첫 곡은 국악연주단 정음이 들려주는 기악합주 '염양춘' 입니다. 염양춘(艶陽春)은 ‘무르익은 봄의 따사로운 기운’이라는 뜻으로 주로 궁중행사에서 연희용 음악으로 연주한 곡 입니다. 소풍의 주제와도 잘 어울리는 곡이네요 ㅎㅎ
염양춘(艶陽春)은 성악곡인 가곡(歌曲)중에서 계면조 두거(頭擧)의 선율을 기악화한 곡으로, ‘무르익은 봄의 따사로운 기운’이라는 뜻으로 주로 궁중행사에서 연희용 음악으로 연주한 곡 입니다.
가곡은 경우에 따라서 노래 없이 기악곡으로 연주하기도 하는데, 기악곡으로 연주할 때는 거문고와 가야금을 제외시킨 관악 편성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 이를 '자즌한닙' 또는 '사관풍류'라는 아명으로 부르기도 한답니다. 기악곡으로 연주될 때에는 악기 고유의 특성에 맞추어 다양한 변화가 이루어져 본 곡과는 다른 새로운 기악곡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다채로운 곡이랍니다!
두 번째 곡은 김동현 악사와 박태영 악사가 들려주는 생소병주 '수룡음' 입니다.
수룡음(水龍吟)이란 ‘물에서 노니는 용의 노래’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궁중과 선비들의 풍류방 음악문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악곡 입니다. 원곡은 조선시대 풍류방에서 즐겨 불리던 가곡 중 비교적 속도가 빠르고 장식적인 선율이 많아 화려한 느낌을 주는 평롱·계락·편삭대엽 입니다.
즉, 본래 성악곡인 가곡의 반주선율을 기악곡화한 연주곡이 수룡음 인 셈이죠!
가곡은 경우에 따라서 노래 없이 기악곡으로 연주하기도 하는데, 기악곡으로 연주할 때는 거문고와 가야금을 제외시킨 관악 편성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악곡으로 연주될 때에는 악기고유의 특성에 맞추어 다양한 변화가 이루어져 본 곡과는 다른 새로운 기악곡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는데요. 경풍년·염양춘과 같이 가곡의 선율을 향피리가 중심이 되는 합주 편성으로 변주하거나 생황과 단소, 양금과 단소 병주로 즐겨 연주하는 곡 입니다.
세 번째 곡은 이유나, 김참이 가인이 노래하는 가곡 우조 이삭대엽 '버들은' 입니다.
가곡(歌曲)은 조선시대 선비들이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중인들 사이에서 연행되어 왔으며 조선시대의 또 다른 성악곡인 시조, 가사와 자주 비교됩니다. 가곡은 특히 시조시(時調詩)를 노랫말하여 가야금, 대금, 거문고 등 관현악반주에 맞춰 부르는 우리 전통성악곡 입니다. 19세기 말부터 가곡은 ‘노래’라 하였고, 그 이외의 성악곡은 ‘소리’라 하여 구별을 두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조선후기 성악곡 중에 판소리, 서도소리, 홋소리, 짓소리 등에서는 ‘소리’라는 용어가 쓰였고 가곡에는 ‘노래’라는 용어를 사용했던 것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당시에 사용되었던 ‘노래’라는 용어가 잘 다듬어진 성악곡이라는 뜻으로 유일하게 가곡이 이러한 칭호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 이렇듯 가곡은 문학․성악․관현반주 등이 섬세하게 잘 맞물려 완성된 우리 전통 성악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初章 버들은 실이 되고
貳章 꾀꼬리는 북이 되여
參章 구십(九十)삼춘(三春)에 짜내느니 나의 시름
四章 누구서
五章 녹음방초(綠陰芳草)를 승화시(勝花時)라 하든고
- 작자미상-
네 번째 곡은 이유나 가인이 노래하는 가곡 계면조 롱 '북두' 입니다.
가곡 계면조 농(弄)은 악곡의 흐름이 흥청거리듯 유연하게 흐르는 곡으로 “농(弄)” 또는 “농가(弄歌)” 라고 불렸습니다. 흥청거리는 창법으로 16박 한 장단의 여유로운 속도로 부르며, 가곡의 기본형식과 같지만 사설의 글자 수에 따라 3장이 늘어나던지 초장 첫 장단에 3박이 늘어나기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답니다.
여창 계면조 농 북두는 7개의 별을 헤아리며 사랑하는 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시로 밤새 연인과 정담을 나누는데 빨리 아침이 오니 아침을 알리는 샛별이 뜨지 말도록 해달라는 내용 입니다. 너무 낭만적이지 않나요?
初章 북두칠성(北斗七星)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분께
貳章 민망한 발괄 소지(所持) 한 장 아뢰나이다
參章 그리든 님을 만나 정(情)엣 말삼 채 못하여 날이 쉬 새니 글로 민망
四章 밤중만
五章 삼태성(三台星) 차사(差使) 놓아 샛별 없이 하소서
다섯번째 곡은 김참이 가인이 노래하는 가곡 계면조 락 '청산도' 입니다.
계면조 락은 계락이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하는데요~ 계락은 계면조로 구성된 락(樂)이라는 뜻으로 계락은 우락과 대칭된다 할 수 있으며 남창과 여창에서 모두 불리는 곡 입니다.
‘청산도’는 <해동가요(海東歌謠)>에서는 송시열(宋時烈, 1607년~1689년)의 작품이라고 전해지지만, 작가를 김인후(金麟厚, 1510~1560)로 보기도 합니다. 청산도는 ‘절로절로’라는 구절이 초장부터 종장까지 여러번 반복되어 리듬감을 주며 이 리듬감이 자연스러워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자는 내용과 매우 적절하게 어울리는 곡 인데요. 산과 물이 저절로 생겨난 것처럼 우리도 자연 속에서 났으므로 순리대로 살자는 내용의 노래 입니다. 참 멋스럽지 않나요?
初章 청산(靑山)도 절로절로
貳章 녹수(錄水)라도 절로절로
參章 산(山) 절로절로 수(水) 절로절로 산수간(山水間)에 나도 절로절로
四章 우리도
五章 절로절로 자란 몸이니 늙기도 절로절로 늙으리라
마지막 곡은 이유나, 김참이 가인이 노래하는 가곡 계면조 편삭대엽 '모란은' 입니다.
편삭대엽은 ‘엮는 자진한잎’ 이란 뜻으로, 남창과 여창 모두에서 불립니다. 장단은 10점 10박 한 장단인 편장단이며, 편장단으로 삭대엽을 부른다는 뜻으로 빠른 속도로 사설이 많은 시를 노래 합니다. 편삭대엽 ‘모란은’의 노랫말은 조선시대의 유명한 가객이자 [해동가요]의 저자인 김수장의 작품 입니다.
初章 모란(牡丹)은 화중왕(花中王)이요
貳章 향일화(向日花)는 충신(忠臣)이로다
參章 연화(蓮花)는 군자(君子)요 행화(杏花) 소인(小人)이라 국화(菊花)는 은일사(隱逸士)요 매화(梅花) 한사(寒士)로다 박꽃은 노인(老人)이요 석죽화(石竹花)는 소년(少年)이라 규화(葵花) 무당(巫堂)이요 해당화(海棠花)는 창녀(娼女)이로다
四章 이중에
五章 이화(梨花) 시객(詩客)이요 홍도(紅桃) 벽도(碧桃) 삼색도(三色挑)는 풍류량(風流郞)인가 하노라
소풍은 매주 단 50분의 관객만 초대합니다. 오늘은 마산여자중학교 학생들이 공연을 관람하러 왔는데요~
공연 시작 전부터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기다리던 학생들이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영송당 선생님과 리플렛을 번갈아보며 집중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공연이 끝날 때마다 따뜻한 박수와 격려가 연주단들에게도 큰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장차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청춘들이 우리 음악을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주는 모습을 보니 국악인으로서 너무 가슴 뭉클하고 뿌듯한 순간이였습니다.
영송당 선생님과 기념사진도 찰칵 ~!
여기서 끝이 아니죠!
공연 관람 후에는 따뜻한 차와 다과를 먹었습니다. 사실, 중학생 친구들이라 '혹여나 떡을 좋아하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요....
정말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나 잘 먹어주는 모습에 아침부터 준비한 전수관 관계자들이 굉장히 뿌듯했답니다^^
영송당 선생님과 거문고 이임민 연주자님과도 직접 대화를 나누며 이때까지 국악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해보는 시간!
이날 최고 인기스타는 김참이 가인이였는데요~! 중학생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어떻게 가곡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국악의 매력은 무엇인지' 등 다양한 질문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진에서도 모두 행복해 보이지 않나요?
차와 음악이 있는 사랑방 음악회 '소풍'은 다양한 주제로 4월 17일부터 5월 29일까지 매주 목요일 10시 30분에 여러분을 만나뵙고 있습니다. 국악이 어렵거나 공연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분들이 오시면 특히나 만족도가 높을 것 같은데요~!
예약은 가곡전수관 (055-221-0109) 전화 예약 또는 인터넷 예약을 통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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