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2025년 목요풍류 신춘음악회 '새 봄의 감흥'

2025. 4. 16. 19:56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입니다.

지난 2025년 4월 10일 목요일 늦은 7시 30분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는 2025년 가곡전수관 상설공연 목요풍류의 첫 무대인 신춘음악회 '새 봄의 감흥' 무대가 열렸습니다!

 

 

 

 

이번 2025년도 목요풍류도 국가무형유산 가곡 보유자이신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재밌으면서도 쉬운 해설과 함께 하였습니다. 목요풍류는 4월부터 매월 2번째 목요일 저녁 7시 30분에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 하는 가곡전수관의 상설공연 입니다.

 

 

올해의 첫 무대는 국악연주단 정음이 들려주는 기악합주 '염양춘' 입니다. 염양춘(艶陽春)은 ‘무르익은 봄의 따사로운 기운’이라는 뜻으로 주로 궁중행사에서 연희용 음악으로 연주한 곡 입니다. 화사한 봄의 느낌이 물씬 느껴질 거 같지 않나요?

 

염양춘(艶陽春)은 성악곡인 가곡(歌曲)중에서 계면조 두거(頭擧)의 선율을 기악화한 곡으로, ‘무르익은 봄의 따사로운 기운’이라는 뜻으로 주로 궁중행사에서 연희용 음악으로 연주한 곡 입니다.

 

가곡은 경우에 따라서 노래 없이 기악곡으로 연주하기도 하는데, 기악곡으로 연주할 때는 거문고와 가야금을 제외시킨 관악 편성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 이를 '자즌한닙' 또는 '사관풍류'라는 아명으로 부르기도 한답니다. 기악곡으로 연주될 때에는 악기 고유의 특성에 맞추어 다양한 변화가 이루어져 본 곡과는 다른 새로운 기악곡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다채로운 곡이랍니다!

 

 

두번째 무대는 이유나, 김참이 이수자가 노래하는 가사 '매화가' 입니다. 제목만 봐도 봄의 정취가 느껴지지 않나요?

 

가사(歌詞)는 가사체(歌辭體)의 긴 노랫말을 일정한 장단에 맞춰 노래하는 성악곡으로서, 감정표현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입니다. 가사의 음악적 특징은 매우 복잡한 편인데, 그것은 가사가 비교적 근대에 성립된 까닭에, 전통적인 가곡이나 시조뿐 아니라, 민요와 잡가 등의 민속음악과도 영향을 주고받은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가사는 모두 12곡으로, 백구사․황계사․죽지사․춘면곡․어부사․길군악․상사별곡․권주가․수양산가․양양가․처사가․매화타령 입니다. 가사는 장구만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하고, 또는 대금․피리․해금․장구 등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합니다.

 

매화가는 평양 기생 매화가 읊은 시입니다. 같은 기생에 춘설이라는 이름의 여인이 자기와의 연적관계로 자기에게 실연이 생길 것을 염려하여 자기의 이름 매화꽃에 춘설인 봄 눈이 훼작질하니 꽃도 그러니와 사랑의 꽃도 필동말동 하다고 교묘히 꽃에 비유하여 한 여인의 한스런 번뇌를 풍자하여 읊은 내용입니다.

 

첫째마루  매화(梅花)야 옛 등걸에 봄철이 돌아를 온다
둘째마루  옛 퓌였든 가지(柯枝)마다 푸염즉도 허다마는
셋째마루  춘설(春雪)이 난분분(卵粉粉)허니 풀지말지 허다마는
열한마루  성천(成川)이라 동의주(胴衣紬)를 이리로 접첨 저리로 접첨 저무러 접첨 개여놓고
열두마루   한손에는 방추들고 또 한손에 물박 들고 흐르는 청수(淸水)를 드립 떠 덤석 이리로 솰솰 저리로 솰솰 출렁 출척
열세마루   안남산(南山)에 밧남산(南山)에 개암을 개암을 심어라 심어라 못다 먹는 저 다람의 안과

 

 

 

세번째 무대는  '수요남극지곡' 입니다. 이번 무대는 이임민 거문고 연주자, 서은주 가야금 연주자, 이민영 해금 연주자, 정동주 장구 연주자의 병주로 만나보았습니다!

 

<수요남극지곡(壽耀南極之曲)>은 취타를 현악기 중심의 편성으로 연주할 때 부르는 아명 입니다. <취타>는 궁중에서 연주되어 온 연례악(宴禮樂)의 하나로서 관악기 중심의 편성으로 연주할 때는 <만파정식지곡(萬波停息之曲)>, 현악기 중심의 편성으로 연주할 때는 <수요남극지곡(壽耀南極之曲)>, 또는 <수요남극(壽耀南極)>이라는 곡명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네번째 무대는 가곡 우조 중거 '청계상' 입니다. 2025년의 첫 가곡 무대는 이유나 가인과 가야금에 서은주 연주자, 거문고에 이임민 연주자, 대금에 김동현 연주자, 피리에 박태영 연주자, 해금에 이민영 연주자, 장구에 정동주 연주자가 꾸며주었습니다. 

가곡(歌曲)은 조선시대 선비들이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중인들 사이에서 연행되어 왔으며 조선시대의 또 다른 성악곡인 시조, 가사와 자주 비교됩니다. 가곡은 특히 시조시(時調詩)를 노랫말하여 가야금, 대금, 거문고 등 관현악반주에 맞춰 부르는 우리 전통성악곡입니다. 19세기 말부터 가곡은 ‘노래’라 하였고, 그 이외의 성악곡은 ‘소리’라 하여 구별을 두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조선후기 성악곡 중에 판소리, 서도소리, 홋소리, 짓소리 등에서는 ‘소리’라는 용어가 쓰였고 가곡에는 ‘노래’라는 용어를 사용했던 것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당시에 사용되었던 ‘노래’라는 용어가 잘 다듬어진 성악곡이라는 뜻으로 유일하게 가곡이 이러한 칭호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듯 가곡은 문학․성악․관현반주 등이 섬세하게 잘 맞물려 완성된 우리 전통 성악곡 중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중거는 곡의 초장 중간을 든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며, 중허리 또는 중허리드는 자진한잎이라고도 합니다. 16박 한 장단으로 빠르기는 1분 25정 정도이며, 이삭대엽의 파생곡으로 이삭대엽 다음에 부릅니다. 초장 첫 노랫말이 두자인 경우에는 첫 장단의 처음 3박을 생략하고 네 번째부터 부릅니다.

 

初章  청계상(淸溪上) 초당외(草堂外)에 
貳章   봄은 어이 늦었는고
參章  이화(梨花) 백설향(白雪香)에 유색황금눈(柳色黃金嫩)이로다 
四章  만학운(萬壑雲) 
五章  촉백성중(蜀魄聲中)에 춘사(春事) 망연(茫然) 하여라

-황희(黃喜:1363-1452) 

 

 

다섯번째 곡은 이유나, 김참이 가인이 노래하는 가곡 우조 락 '유자는' 입니다. 

 

우조(羽調 )락(樂)은 우조로 된 ‘락’ 형식의 악곡이라는 뜻으로 줄여서 우락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우조로 부르는 여창가곡 다섯곡(이삭대엽, 중거, 평거, 두거, 우락)중에서 속도가 가장 빠르고, 가락의 변화와 시김새가 멋스러워 남 · 여창에 모두 있으며 여창가객들이 즐겨 부르는 애창곡이기도 하죠. 『가곡원류(歌曲源流)』에서 우락을 “요풍탕일(堯風湯日) 화란춘성(花欄春城)”이라고 표현하였는데, 이것은 담담한 듯하면서도 마냥 즐겁기만 한 가락이라는 뜻으로, 담담하면서도 유수(流水)와 같은 멋이 있는 우락의 분위기를 잘 표현한 구절 입니다.

 

初章 유자(柚子)는 근원(近原)이 중(重)하여
貳章 한 꼭지에 둘씩 셋씩
參章 광풍대우(狂風大雨)라도 떨어질 줄 모르는 고야
四章 우리도
五章 저 유자(柚子)같이 떨어질 줄 모르리라

 

 

여섯번째 곡은 김참이 가인이 노래하는 가곡 계면조 락 '청산리' 입니다. 

계면조 락은 남창과 여창에서 모두 불리는 곡으로 계락이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하는데요. 계락은 계면조로 구성된 락(樂)이라는 뜻으로 계락은 우락과 대칭된다 할 수 있습니다.

 

노랫말은 황진이의 대표작으로써 노랫말의 이중적 의미로 유명한 시죠? 세월은 빠르고 인생은 덧 없는 것이니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자고 기녀다운 호소력을 보여주는 시조 입니다. 중의법으로 쓰인 '벽계수'는 흐르는 물과 왕족인 벽계수(碧溪水)를, '명월'은 달과 황진이 자신을 동시에 의미합니다.

 

初章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貳章 수이감을 자랑마라
參章 일도창해(一到滄海) 허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四章 명월이
五章 만공산 허니 쉬어간들 어떠리

 

 

이렇게 2025년도 가곡전수관 상설공연 목요풍류 신춘음악회 '새 봄의 감흥' 무대를 엿보았습니다! 블로그 글과 유튜브 영상을 통해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직접 전수관에 방문하여 관람하면 우리음악의 묘미를 더 깊게 느낄 수 있는데요 ~ 

가곡전수관 상설공연 '목요풍류'는 매월 두번째 목요일 19:30분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 여러분들을 찾아뵙고 있습니다.

 

혹! 여건 상 목요풍류를 관람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올해부터 전수교육관 활성화 사업, 차와 음악이 있는 풍류방 음악회 '소풍'을 준비해보았는데요! 4월 17일부터 5월 29일, 9월 18일부터 10월 30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 가곡 뿐만 아니라 우리 국악 공연을 꾸며보았습니다. 공연 후 간단한 다과와 함께 공연자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멋진 기회가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