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금요풍류> 새 봄, 매향을 즐기며 3/13 ①

2009. 5. 27. 17:04풍류방이야기

새 봄, 매향을 즐기며

조선시대 가객, 안민영의 ‘매화사’ 8절과 함께 봄 향기 가득한 풍류의 세계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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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시간_
늦은 7시 30분

공연장소_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전수관 지음실

  지난 3월 13일 2009년 가곡전수관의 상설공연, ‘금요풍류’의 첫 공연이 열렸습니다. 2007년 토요상설공연 ‘나눔’에서 시작되어 지난해 금요풍류로 정착되었으니 올해로 3회째입니다. ‘차와 음악이 함께하는 풍류방’이라는 이름을 내건 금요풍류는 현대인에게는 낯선, 새로운 형태의 공연문화입니다.

 하지만 풍류방은 우리의 옛 선조들이 예와 함께 꼭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꼽았던 악(樂)을 익히고 나누었던 일상적 공간이며, 문화였습니다. 이러한 악(樂)에 대해 정약용은 “예로는 행동을 절제하고 악(樂)으로는 마음을 화평하게 한다. 절제는 행동을 바르게 하고 화평은 덕을 기르는 것이니, 두 가지 중에 어느 한 쪽도 폐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우리 음악과 문화는 들어온 지 채 100년이 되지 않은 서양음악과 서구식 공연문화에 비해 낯설고 이질적인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올해 첫 금요풍류도 이미 ‘오래된 미래’가 되어버린 풍류방 문화를 되살리고, 우리 음악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자리였습니다.
 “새 봄, 매향(梅香)을 즐기며”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공연은 줄풍류 <천년만세>로 시작해 가사 <춘면곡>, 거문고 산조,대금·가야금 병주 <내 고향에 새 봄이 왔네>, 피리독주 <염양춘>, 남창 가곡 <매영이>, 태평가 <이려도>를 차례로 연주했습니다.

 대부분 처음 공연을 접한 관객들은 중간 중간 이어지는 조순자 관장님의 곡 소개와 우리 음악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유인물을 꼼꼼히 읽어보기도 하며 연주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 조순자 관장님의 이야기는 2편에서 이어집니다.- 공연이 끝난 후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김해에서 오신 김형곤 님은 “이렇게 좋은 공연인데, 관객이 별로 많지 않아 내가 다 죄송스럽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관객들 역시
▲ 처음 본 가곡 공연을 정말 감명 깊게 감상하였습니다.
▲ 우리 음악도 참 좋습니다.
▲ 이렇게 좋은 우리 음악을 너무 몰랐다는 게 부끄럽습니다.
▲ 좋은 전통문화를 계속 지켰으면 합니다.
▲ 경쾌하고 듣기 좋고 노래가 가창력이 있습니다.
▲ 우리 국악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고 느낌이 아주 좋다.
▲ 너무나 멋있고 분위기가 좋다.
▲ 벌써부터 오려고 했으나, 오늘에야 접하게 되어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자주 오고, 많은 사람과 같이 오겠습니다.
 등의 평을 남기셨습니다.

  한 분도 빠짐없이 관객들 모두가 공연이 끝난 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늦은 7시 30분부터 시작한 공연이 이런 저런 이야기가 이어지며 10시까지 계속되었는데도 말입니다. 아마도 공연의 감흥을 함께 나누고 공연 후의 잔잔한 여운을 단칼에 베어내기 어려운 때문일 것입니다. 또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이 관객과 연주자가 ‘평면’에서 만나는 풍류방 문화에 어느덧 익숙해진 이유가 아닐까요?

 차와 음악이 함께하는 풍류방, 금요풍류는 오는 3월 27일 봄맞이 두 번째 공연으로 여러분을 맞습니다. 각박한 현실의 짐은 잠시 내려놓으시고 아무런 부담 없이 우리 음악을 즐기려는 마음만 가지고 오세요. 여러분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