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30. 20:54ㆍ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입니다.
지난 10월 1일 목요일 저녁7시30분 어김없이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는 10월 목요풍류가 열렸습니다.
이번 10월 목요풍류의 제목은 풍류방음악회_경풍년(慶豊年), 단풍에 물들다.이라는 제목으로 여러분을 찾아뵜습니다.
이번 공연에도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재미있고 품격있는 해설이 함께 더해졌습니다.
이번공연은 지난 7월 공연에 현악기 단원들이 꾸몄던 "풍류방음악회_율객(律客)" 공연의 연장선과 같이 이번 10월 공연에서는 관악기 단원들이 꾸며보는 공연이었답니다.
이번 공연에는 표정만방지곡(表正萬方之曲)을 전곡 연주하였는데요. 표정만방지곡이 어떤 곡인지 한번 알아볼까요?
표정만방지곡(表正萬方之曲)
<관악영산회상>은 관악기가 중심이 된 관악합주곡으로, <삼현영산회상(三絃靈山會相)> 또는 〈표정만방지곡(表正萬方之曲)>이라고도 한다. <평조회상>과 마찬가지로 음역이 낮은 <하현도드리>가 없는 여덟 곡이다. 첫 곡인 <상령산>의 시작은 <현악영산회상>과 아주 다른데 박을 한 번 치고 장구 독주로 '기덕 쿵 기덕'하고 연주하면, 피리가 먼저 선율을 시작하고 대금, 소금, 해금, 아쟁이 그 뒤를 따르면서 본격적인 합주가 시작된다. 이러한 연주방법은 <관악영산회상>에서만 들을 수 있으며, 장대한 표현이 아주 멋스럽다. 또, <관악영산회상>의 <상령산>은 일정한 박(拍)의 개념이 없는 자유로운 리듬으로 연주하기 때문에 웅장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두 번째 곡인 <중령산>부터는 일정한 박자감을 느낄 수 있으며 점차 속도가 빨라진다. <삼현도드리>부터 <타령>까지는 궁중정재의 반주로도 자주 연주되며 마지막 곡인 <군악>은 아주 경쾌하다. 특히 <군악>의 뒷부분에서는 모든 악기들이 높은 음역으로 치솟아 위엄있는 행진을 연상시켜준다. <관악영산회상>은 음향이 풍부한 향피리가 주선율을 이끌어 가기 때문에 거문고가 중심이 되는 분위기와 대비되며, 활달하며 씩씩한 느낌을 전해준다.
악기 편성은 향피리·대금·해금·장구·좌고의 삼현육각으로 구성된다. <평조회상>과 마찬가지로 <상현도드리>와 <염불도드리> 사이에 하현도드리가 없는 점이 <영산회상>과 다르다. 이 곡은 매장단 장구의 점수는 일정하지만 자유로운 리듬으로 연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령산>을 예로 들면, 매장단의 소요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불규칙적인 리듬으로 연주된다. 또한 <관악영산회상>을 연주할 때는 주선율을 연주하는 피리가 한 장단을 끝내고 나면 대금과 해금 등 나머지 악기들의 짧은 가락이 이어지는 연주 방식이 나타난다. 이와 같은 방식은 <관악영산회상> 외에도 <수제천>과 <해령> 등의 일부 관악합주곡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관악영산회상>은 관악합주곡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여타의 곡에 비해 비교적 음역이 높아 관악기의 음향적 특성이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령산은 '향당교주'라는 별칭을 가지며 무용반주음악으로 많이 쓰인다. 이때 <향당교주>는 <관악영산회상>의 일부로 연주되는 상령산과 약간의 음악적 차이가 있다. 즉, <상령산>이 불규칙적이고 자유로운 리듬이라면, 향당교주는 무용반주의. 특성에 맞게 규칙적인 장단으로 연주된다.
'바른 정치가 만방에 퍼진다'는 뜻의 표정만방지곡(表正萬方之曲)이라는 아명으로 연주된 것은 1901년(광무 5) 7월 고종황제(高宗皇帝)의 보령(寶齡) 50세를 경축하는 만수성절(萬壽聖節)의 잔치가 경운궁(慶運宮) 곧 지금의 덕수궁 함녕전(咸寧殿)에서 열렸을 때, 1902년(광무 6) 4월 고종황제의 보령이 51세가 되어 기로소(耆老所)에 입소한 것을 경축하는 잔치가 덕수궁 함녕전에서 열렸을 때, 그리고 1902년 11월 고종황제의 망육순(51세) 및 등극 40년을 경축하는 잔치가 덕수궁 중화전(中和殿)에서 열렸을 때 공연된 헌선도(獻仙桃)의 반주곡인 "향당교주"의 아명으로 연주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 가곡전수관의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들인데요. 해금에 이민영 단원, 대금에 김동현 단원, 피리에 박태영 단원, 장단에 정동주 단원이 40여분간의 긴 곡을 멋지게 연주해주었답니다.
오늘 연주된 표정만방지곡은 상령산, 중령산, 세령산, 가락덜이, 삼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의 8곡의 모음곡 형태인데요.
위의 설명에 나오는 영산회상이 무엇인지 또 궁금하시죠? 이번엔 영산회상에 대해서 다시 알아볼까요?
영산회상(靈山會相)
<영산회상>은 오늘날 전승되는 풍류음악의 대표적인 기악곡이다. <영산회상>의 본래 의미는 고대 인도 마가다국의 수도인 라자그리하王舍城)에 있는 석가여래가 영취산(靈鷲山)에서 설법할 때의 모임을 뜻한다. 이를 통해 <영산회상>이 본래 불교와 관련된 음악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영산회상>이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연주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본격적인 모습은 조선 초기의 여러 문헌들을 통해 확인된다.
조선 전기에 편찬된 『악학궤범(樂學軌範)』(1493) 권의 「시용향악정재도설(時用鄕樂呈才圖說)」에 따르면 <영산회상>은 학연화대처용무합설을 연행할 때, ‘영산회상불보살(靈山會相佛菩薩)’이라는 가사가 있는 성악곡으로 불렸다고 기록되었다. 그리고 세조대의 음악을 실은 『대악후보(大樂後譜)』에도 '영산회상불보살'의 가사와 함께 선율이 기록되어 있다. 이후 성현(成俔)이 지은 『용재총화(慵齋叢話)』(1525) 권1에도 여기妓)들이 원을 그리고 빙빙 돌면서 대열을 갖추며 '영산회상불보살'을 제창하였는데, “마치 승려들의 공불(供佛)을 모방한 듯하다.”고 하였다. 이로 볼 때 조선 초기 영산회상은 성악곡으로 무용과 함께 불렸으며, 불교적 색채가 강하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중기를 거치면서 <영산회상>은 성악곡에서 기악곡으로 변화하였다. 먼저, ‘영산회상불보살'이라는 가사가 중종(1506~1544) 때 '수만년사'(壽萬年詞)로 개작되었다. 그리고 곧 가사가 사라진 순수 기악곡으로 연주되었는데, 기악곡화된 최초의 <영산회상>은 『현금신증가령(玄琴新證假令)』(1680)에 거문고보로 수록되어 있다. 이와 같은 〈영산회상>의 기악화는 궁중에서 민간으로 <영산회상>의 향유 공간이 확대되면서 생겨난 변화로 볼 수 있다. 즉, 풍류방에서 중인이나 선비계층이 <영산회상>을 애탄(彈)하면서 그것을 자신들의 심미적 요구에 적합하도록 음악적 변화를 추구한 것이다.
기악화된 이래 <영산회상>의 음악적 발전은 더욱 가속화되었는데, 그 결과 〈상령산>에서 여러 파생곡들이 출현하게 된다. 〈상령산〉을 높게 변주한 <중령산>, 본래 20박이던 <중령산>을 10박으로 빠르게 변주한 〈세령산〉, 〈세령산>의 잔 가락들을 덜어 낸 <가락덜이>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6박으로 된 〈상현도드리〉와 이보다 음역이 낮은 <하현도드리>가 파생되고, 이후 풍류방에 여러 민속악 전문가들이 참여하면서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이 추가되었다. 이와 같은 변화를 통해 <영산회상>은 느린 20박의 <상령산>으로부터 점점 한배가 빨라지는 구조의 모음곡이 되었다.
어떠신가요? 이제 영산회상, 표정만방지곡에 대해 설명을 듣고나니 공연 현장이 더 궁금해지시죠?
가곡전수관에서는 현장에서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분들을 위해 유튜브 실황중계를 하여 다시보기가 가능하답니다.
아래 그림을 누르면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로 바로 연결되니 많은 시청과 격려,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럼 11월 목요풍류로 준비된 '인류무형유산 기획공연_여창가곡의 묘미:여창가요록' 무대로 여러분을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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