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풍류] 풍류방음악회 "오동추야 밝은 달에"

2021. 10. 15. 15:18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입니다.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간다"는 옛 속담과 같이 24절기 가운데 17번째 절기로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뜻의 절기 한로(寒露)가 며칠전 지나고 나니 언제 더운 여름이었나 싶게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네요.

 

 

매월 둘째주 목요일인 10월 14일 저녁 7시 30분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는 풍류방음악회 "오동추야 밝은 달에" 라는 제목으로 10월 목요풍류가 공연되었습니다.

이번 공연도 어김없이 가곡전수관의 관장님이시자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예능보유자이신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쉽고 재미있는 해설로 목요풍류의 문을 열었습니다.

 

 

첫번째 무대는 국악연주단 정음의 피리 주자인 박태영 악사의 피리독주 "여정"으로 10월 목요풍류의 막을 열었습니다.

 

 

피리독주곡 <여정>은 백성기 선생의 작곡한 곡으로 2003년 5월 28일 전주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강환직 피리독주회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정순량의 시조 '여정'을 모티브로 삼아 작곡된 곡으로 현재 피리 연주자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연주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작곡가 백성기 선생은 정순량의 시조의 내용 안에서 '겨울의 고요했던 산야의 잔설'을 바라보며 다가올 봄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곡에 담아 어두운 메나리조에서 밝은 경조로 곡의 분위기를 발전시키며 시조에서 느낀 감흥을 피리 선율로 묘사하였다고 합니다.  피리 독주곡 여정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악장의 흐름이 여정의 흥과 정감을 자아내는 곡으로 우리 박태영 악사가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해 주었답니다.

 

 

두번째 무대는 국악연주단 정음의 가야금 주자인 서은주 악사의 가야금독주 '침향무' 무대입니다.

 

 

가야금 독주곡 침향무는 황병기에 의해 1974년에 작곡된 곡으로 서역적인 것과 향토적인 것을 조화시키고 감각적이고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법열의 차원으로 승화시킨 신라 불교미술의 세계를 추구한 곡입니다. 침향은 인도 향기의 이름으로 이 곡의 음계는 불교음악인 범패에 기초를 두었기 때문에 가야금의 조현이 전혀 새로우며 연주기법도 서역의 하프, 즉 공후를 연상시키는 분산화음을 위한 새로운 것이 많습니다. 또한 장구는 독자적인 위치에서 단순한 반주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손가락으로 두드린다던지 채로 나무통을 때리는 등 새로운 기교로 특이한 효과를 내어 재미있는 곡이지요.

 

 

세번째 무대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인 이유나, 김참이 가인이 불러주는 가사 "상사별곡" 무대입니다.

 

가사(歌詞)는 가사체(歌辭體)의 긴 노랫말을 일정한 장단에 맞춰 노래하는 성악곡으로서, 감정표현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입니다. 가사의 음악적 특징은 매우 복잡한 편인데, 그것은 가사가 비교적 근대에 성립된 까닭에 전통적인 가곡이나 시조뿐 아니라 민요와 잡가 등의 민속음악과도 영향을 주고받은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가사는 모두 12곡으로, <춘면곡春眠曲>·<백구사白鷗詞>·<황계사黃鷄詞>·<죽지사竹枝詞>·<양양가襄陽歌>·<어부사漁父詞>·<길군악>·<상사별곡相思別曲>·<권주가勸酒歌>·<수양산가首陽山歌>·<처사가處士歌>·<매화타령梅花打令>입니다. 가사는 장구만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하고, 또는 대금․피리․해금․장구 등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합니다.

 

<상사별곡>은 이별한 남녀가 서로 애절하게 그리워하는 정을 노래한 가사로 18세기의 만언사(萬言詞)와 19세기의 한양가(漢陽歌)에  작품의 제목이 인용되고 있다. 인간의 이별만사(離別萬事) 중에 독수공방(獨守空房)이 더욱 섧다는 것으로 시작하고, 자나 깨나 임을 그리자니 눈앞에 임의 모습이 어른거린다면서, 임을 기다리는 애절한 마음을 하나님께 빌고 있습니다. 기다리는 마음과 상사(相思)하는 마음을 여러 각도로 묘사한 다음, 한번 이별하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우니 옛 정이 있거든 다시 태어나 만나길 기원하는 것으로 끝맺습니다. 남녀 사이의 순수한 연정을 주제로 한 이러한 상사류의 가사는 조선전기 <사미인곡> 계열의 가사를 계승 한 것이나 유교적인 굴레에서 벗어나 남녀간의 순수한 연정을 거침없이 그렸다는 점에 그 특징이 있는 곡입니다.

이번 공연에선 상사별곡의 12마루 중 1,2,11마루를 불러주었습니다. 특히 11번째 마루는 이번 목요풍류의 제목으로 인용된 문구를 포함하고 있죠^^

[첫 째 마 루]  인간이별 만사중(萬事中)에 독수공방(獨守空房)이 더욱 섧다
[둘 째 마 루]  상사불견(相思不見) 이내 진정(眞情)을 제 뉘라서 알리 맺힌 시름
[열한째마루]  오동추야(梧桐秋夜) 밝은 달에 임 생각이 새로워라

 

 

네번째 무대는 김참이 가인이 불러주는 여창가곡 우조 중거 "청조야" 입니다.
가곡(歌曲)은 조선시대 선비들이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중인들 사이에서 연행되어 왔으며 조선시대의 또 다른 성악곡인 시조, 가사와 자주 비교됩니다. 가곡은 특히 시조시(時調詩)를 노랫말하여 가야금, 대금, 거문고 등 관현악반주에 맞춰 부르는 우리 전통성악곡입니다. 19세기 말부터 가곡은 ‘노래’라 하였고, 그 이외의 성악곡은 ‘소리’라 하여 구별을 두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조선후기 성악곡 중에 판소리, 서도소리, 홋소리, 짓소리 등에서는 ‘소리’라는 용어가 쓰였고 가곡에는 ‘노래’라는 용어를 사용했던 것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당시에 사용되었던 ‘노래’라는 용어가 잘 다듬어진 성악곡이라는 뜻으로 유일하게 가곡이 이러한 칭호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듯 가곡은 문학․성악․관현반주 등이 섬세하게 잘 맞물려 완성된 우리 전통 성악곡 중의 백미라 할 수 있죠.

그 중 가곡 '중거'는 곡의 중간을 든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며, '중허리' 또는 '중허리 드는 자즌한닢' 이라고도 합니다. 16박 한 장단으로 빠르기는 1분25정 정도이며, 이삭대엽의 파생곡으로 이삭대엽 다음에 부릅니다. 여창가곡 우조 중고 '청조야'의 노랫말은 님의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는 심정이 담긴 내용의 노래입니다.

初章  청조(靑鳥)야 오도고야
貳章  반갑다 님의 소식
參章  약수(弱水) 삼천리(三千里)를 네 어이 건너온다
四章  우리님
五章  만단정회(萬端情懷)를 네 다 알가 하노라

 

 

마지막무대는 이유나 가인이 불러주는 계면조 중거 '산촌에'  무대입니다.

중거는 우조와 계면조가 있고, 남창과 여창에 각각 있는 곡입니다.  그중 계면조 중거 '산촌에'는 고적한 산촌의 밤,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인의 마음을 담고 있는 노랫말입니다. 밤중에 개가 짖어 혹시 누가 왔을까 하고 사립문을 열었지만 아무도 없자 개에게 짖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반문하는 내용의 노랫말을 담고 있는 노래이죠.

初章  산촌(山村)에 밤이 드니
貳章  먼데 개 지저 온다
參章  시비(柴扉)를 열고 보니 하늘이 차고 달이로다
四章  저 개야
五章  공산(空山) 잠든 달을 지저 무삼 하리오

 

 

이렇게 10월의 목요풍류 풍류방음악회 "오동추야 밝은 달에" 공연의 막을 내렸습니다. 

다음달 11월 공연은 세계속의 우리 노래 가곡, 가곡의 유네스코 등재 11주년을 맞이하여 준비한 기획공연으로 " 가곡, 아름다운 우리 노래" 라는 제목으로 11월 11일 목요일 저녁7시 30분에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이번 공연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분들을 위해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연 다시 보기가 가능하니 많은 시청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아래의 그림을 누르시면 해당 공연으로 링크되니 많은 관람 부탁드려요!!!)

그럼 11월 공연에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