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무형유산 기획공연] 운애산방의 풍류(梅花詞 羽調 一篇 八絶)

2020. 11. 17. 16:19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입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팬데믹으로 힘들어 하는 상황 속에서도 가곡전수관은 우리 가곡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전승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대면공연과 대면교육이 힘들어짐으로 인해 온라인 공연과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언택트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올해로 가곡이 벌써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지 10년째 되는 해입니다.

2010년 11월 16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무형유산정부간위원회에서 가곡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가곡은 수천년을 이어온 한국 전통 성악곡으로서 약 45음절 내외의 시를 정해진 40여곡의 틀에 맞추어 부르는 형식을 띄고 있는 노래입니다. 가곡은 주로 문인이나 선비 등 주로 지식층에서 정신수양의 방법으로 향유되던 성악곡입니다. 가곡의 연주 방법은 창자와 함께 반드시 관현반주(실내악)에 맞추어 전주, 노래, 간주, 노래, 후주의 형식을 지켜서 연주하여야 합니다. 이는 한국 전통 성악곡 중에서도 유일한 형식이며 성악과 기악의 최고의 연주자들만이 할수 있는 장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유네스코는 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국제연합 교육 과학 문화기구)의 영문 머릿글자를 따서 UNESCO라고 부르는 이 기구는 국제연합 전문기구의 하나로, 교육·과학·문화·커뮤니케이션을 비롯한 광범위한 분야에서 국제 이해와 협력을 증진시켜 항구적인 세계평화를 건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본부는 프랑스 파리에 있고, 전 세계 73곳에 사무소와 부족 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이 유네스코에 우리 전통 가곡이 등재 된지 10년이 되는 해를 맞이하여 이번 가곡전수관에서는 인류무형유산 기획공연 <운애산방의 풍류> 라는 제목으로 기획공연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번 기획공연으로 준비한 <운애산방의 풍류>공연은 조선후기 안민영의 가집 '금옥총부'에 실린 매화사 우조 1편8절을 복원한 가곡한바탕 공연입니다. 

 

운애산방(雲崖山房)은 안민영(安旼英 1816~?)이 스승인 박효관(朴孝寬)을 모시고 당대의 명인들과 음악을 짓고 즐기던 조선후기의 예술적 풍류처입니다. 서울 인왕산 남쪽 기슭 필운대(弼雲臺)에 자리한 이곳에서 <가곡원류(歌曲源流)>가 편찬되었고, "풍류재자(風流才子)와 야유사녀(冶遊士女)들이 구름 같이 모여들어 날마다 풍악이요 때마다 술이 오갔다."고 하니 과연 19세기 중·후반 가곡 예술의 중심지였음을 짐작 할수 있습니다.

 

이번 기획공연에서는 그 운치어린 운애산방의 구체적 상황을 담고 있는 노랫말 8곡으로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가곡전수관의 공연은 뭐니뭐니 해도 우리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쉽고 재미있는 해설이 더 해져서 더욱 특별한 공연이 되죠~^^ 노래 하시랴 해설 하시랴 몸이 10개라도 바쁘신 우리 선생님 항상 건강하세요~♥

 

매화사 우조 1편 8절 공연은 2005년 12월 17일 고려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국제원격강의실에서 열린 한국시가학회 38차 정기학술대회에서 처음 선보였던 곡입니다. 고전시가를 연구하시는 학자님들과 영송당 조순자선생님께서 함께 서로의 분야를 연구하며 교류하는 모임인 '곶고리회'에서 함께 공부하며 안민영의 매화사 우조 8절을 접하고 그 매화사 8절을 악보에 올려 발표를 하게 되었답니다. 그당시에는 영송당 선생님 문하에 남창 이수자가 없어 모두 여창으로 발표를 했었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남창 이수자가 3곡의 노래를 남창으로 불러주었습니다. 

 

그 첫번째 곡은 남창 초삭대엽 '매영이'를 신용호 이수자님께서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매화 그림자가 비치는 창에 어여쁜 여인들의 금비녀도 함께 비쳐 보이는데,  방안에는 두 세분의 머리 흰 노인들이 연인들이 타는 거문고에 맞추어 노래한다. 찻잔 들어 권할 때 달이 떠오른다.

매화와 여인의 노래, 달이 어우러진 흥취를 느끼게 하는 운애산방 풍류의 매화사 첫곡입니다.

 

初章  매영(梅影)이 부드친 창(窓)예
貳章  옥인금차(玉人金𨥁) 비겨신져
參章  이삼백발옹(二三白髮翁)은 거문고와 노래로다
四章  이윽고
五章  잔(盞) 드러 권(勸)하랼제 달이 또한 오르더라

 

두번째 무대는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과 이유나, 김참이 이수자의 노래로 들어보는 이삭대엽 '어리고' 무대입니다.

 

아직 어리고 속이 차지 않아 성긴 매화야 네가 꽃을 피울 것을 믿지 않았더니 눈(싹)으로 기약함을 능히 지켜 두 세 송이 피었구나. 등불 들고 다가가서니 은은히 퍼지는 매화향기가 사랑스럽다 라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初章  어리고 셩근 매화(梅花)
貳章  너를 밋지 안얏더니
參章  눈 기약(期約) 능(能)히 직켜 두 셰 송이 푸엿구나
四章  촉(燭) 잡고
五章  갓가이 사랑할 졔 암향부동(暗香浮動) 하더라

 

세번째 무대는 중거삭대엽 '빙자옥질'을 김참이 이수자의 노래로 들어보았습니다.

 

눈 속에 핀 아름다운 매화. 살며시 향기 놓아 달과 황혼녘에 만날 것을 약속 하네, 이렇게 달을 맞이하는 기약은

꽃무리 중에서 고상한 운치도 있고 뛰어난 절개도 있는 매화나 할 수 있겠지 라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初章  빙자옥질(氷姿玉質)이여
貳章  눈 속에 네로구나
參章  가만이 향기(香氣)노아 황혼월(黃昏月)을 기약(期約)하니
四章  아마도
五章  아치고절(雅致高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네번째 무대는 평거삭대엽 '눈으로' 무대를 이유나 이수자의 노래로 들어보았습니다.

 

눈 속에서 새싹을 돋겠다고 약속하더니, 과연 그 믿음을 지켜 피었구나. 향기 놓아 약속했던 달이 뜨니, 달빛에 비쳐 성긴(희미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맑은 향기가 잔에 떠 있으니 매향과 달, 술과 함께 하리라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初章  눈으로 기약(期約)터니
貳章  네 과연(果然) 푸엿고나
參章  황혼(黃昏)에 달이 오니 그림자도 셩긔거다
四章  청향(淸香)이
五章  잔(盞)에 떳스니 취(醉)코 놀녀 허노라

 

다섯번째 무대는 두거삭대엽 '황혼의' 를 변혜영 이수자의 노래로 들어보았습니다.

 

밤의 어둠을 해치고 돋아 오르는 달과 방안(※합리(閤裡):방안)에 피어 있는 매화가 향기를 피워내면서 벗이 되는 것을 어찌 몰랐던가 하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初章  황혼(黃昏)의 돗는 달이
貳章  너와 긔약 두엇더냐
參章  합리(閤裡)의 자든 꼿치 향긔노아 맛는고야
四章  내 엇지
五章  매월(梅月)이 벗 되는 줄 몰낫던고 하노라

 

여섯번째는 신용호 이수자의 노래로 남창 삼삭대엽 '바람이' 무대입니다.

 

세찬 바람이 눈을 몰아 산방의 창가에 부딪치니 차디찬 기운이 창틈으로 새어들어 자는 매화를 괴롭히네. 아무리 찬 기운이 어찌 해보려한들 봄뜻을 빼앗을 수 있을까 라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初章  바람이 눈을 모라
貳章  산창(山窓)에 부딋치니
參章  찬 기운(氣運) 새여드러 자는 매화(梅花)를 침로(侵勞)허니
四章  아무리
五章  어루려 허인들 봄뜻이야 아슬소냐

 

일곱번째 무대도 신용호 이수자의 노래로 소용 '저 건너'를 잇대어 준비하였습니다.

 

저 건너 나부산(나부산(羅浮山): 고사에 나오는 매화의 산지로 많은 시객들이 즐겨 인용하는 곳)에 눈 쌓인 울퉁불퉁한 못 생긴 등걸. 무슨 힘이 남아 있어 가지를 뻗치고 꽃조차 피었을까. 아무리 밑동은 썩어 반만 남아있을망정 봄을 맞아 꽃을 피우려는 뜻을 누가 막을 수 있으리오 라는 내용의 노래였습니다.

 

初章  저 건너 나부산(羅浮山) 눈 속에
貳章  검어 웃뚝 울통불통 광대 등걸아
參章  네 마삼 힘으로 가지(柯枝)돗쳐 곳 조차 져리 퓌엿난다
四章  아모리
五章  석은 배 반(半)만 남아슬 망졍 봄 뜻즐 어이 하리오

마지막 무대는 이유나, 김참이, 변혜영 이수자의 노래로 회계삭대엽 '동각에' 무대입니다.

 

동쪽 누각에 숨은 꽃이 철쭉인가 진달래인가. 온 세상이 눈으로 쌓였는데, 감히 어떤 꽃이 필 수 있을까. 이제야 알겠구나. 차가운 눈 속에서 봄을 알리는 꽃은 매화 밖에 없다는 것을 이라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初章  동각(東閣)에 숨운 꼿치
貳章  척촉(躑躅)인가 두견화(杜鵑花)인가
參章  건곤(乾坤)이 눈이여늘 졔 엇지 감히 퓌리
四章  알괘라
五章  백설양춘(白雪陽春)은 매화(梅花) 밧게 늬 이시리

 

이렇게 매화사 우조 1편 8절의 무대를 모두 들어보았습니다.

음악과 문학 그리고 보다 다양한 분야의 교류가 활발해져서 세계인들이 감동하여 유네스코 인류구전 무형유산걸작으로 등재 시킨 우리 노래 가곡이 바르게 전승되기를 바라며 또한 쉼 없는 인재 양성과 바른 전승이 절실함으로 다시 매화사 우조 8절을 온전히 펼쳐보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곡전수관 공연장을 찾기 힘드셨던 분들을  위해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에서 이번 공연을 유튜브로 실황중계 하였으며, 지난 공연을 다시 볼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으니 혹시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던 분들은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에서 함께 해주세요. 영상을 감상하신 후에는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의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더 다양하고 좋은 무대로 다음 상설공연인 12월 10일(목) 목요풍류 무대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