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12. 17:22ㆍ풍류방이야기
봄은 왔는데 여전히 날씨는 쌀쌀하지요? 그래도 가곡이 있으면 마음은 따뜻 하답니다~
이번 공연은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이루어졌답니다!
바로 오랫동안 감쳐줘 있었던 가집속에 숨은 노래들을 발굴해서 발표했기 때문이죠!
이날은 현존하는 가집 중 가장 오래된 '청구영언'속에 살펴볼 수 있는 노래들을 불러보았습니다.
첫곡은 여창가곡 계면조 이삭대엽 '두류산'입니다.
이날 제일 바쁘신 분은 역시나 영송당 선생님이셨습니다. 해설하시랴 노래하시랴@.@
그래도 감동있는 해설과 깊이있는 노래로 좋은 공연이 되게 해주신 일등공신이십니다~~
初章 두류산(頭流山) 양단수(兩端水)를
貳章 예 듣고 이제 보니
參章 도화(桃花)뜬 맑은물에 산영(山影)조차 잠겼세라
四章 아희야
五章 무릉(武陵)이 어듸뇨 나는 옌가 하노라
지리산 명승지인 양단수를 얘기로만 듣고 이제와 처음 보니,
복사꽃이 떠내려가는 맑은 냇물에 산 그림자 마저 잠겨있구나.
아이야, 유명한 무릉도원이 어디냐?
산 좋고 물 맑고 복사꽃잎이 흐르는 것을 보노라니,
내 생각으로는 여기가 바로 그 무릉도원인가 여겨지구나.
두번째 노래 남창가곡 우조 삼삭대엽 '도화이화'입니다.
가사들을 잘 살펴보시면 알겠지만 예전 우리 선조들은 어찌나 멋들어진 시를 지었는지 모르겠어요~ 가사를 음미하고 있노라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재치와 입담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初章 도화(桃花) 이화(李花) 행화(杏花) 방초(芳草)들아
貳章 일년춘광(一年春光)을 한(恨)치마라
參章 너희는 그리 허여도 여천지무궁(與天地無窮)이라
四章 우리는
五章 백세(百歲)뿐이니 그를 설워 허노라
복사꽃 배꽃 살구꽃 방초들아 한해의 가는 봄을 한탄하여 원망을 하지 말아라
너희들은 그래도 천지와 더불어 끝이 없이 무궁하려니와
우리네 인생은 길어서 백세 밖에는 살지를 못하니 그것이 슬퍼하노라
세번째 노래 여창가곡 계면조 평롱 '한손에'입니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노래불러주신 조수연가인 입니다. 표정도 참 예쁘죠???*.*
初章 한손에 막대를 들고
貳章 또 한손에 가시를 쥐여
參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白髮)을 매로 치렸더니
四章 백발(白髮)이
五章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도다.
한손에는 막대를, 다른 한손에는 가시 돋친 나뭇가지를 잡고서
늙어가는 것을 가시막대로 막으며, 늘어나는 흰머리를 굵은 막대로 물리치고
늙지 않으려 애써 보건만은, 백발이 그 낌새를 알아채고 어쩔 사이 없이
지름길로 달려들어 여전히 몸은 늙어 가는구나.
네번째 노래 여창가곡 계면조 계락 '청산도'입니다.
영송당선생님과 제자 김동영가인과 이유나가인이 함께 노래하는 모습!
너무 보기 좋지 않나요? 스승과 제자가 한 무대에 서서 같은 노래를 부른다는 것!
그 가르침이 이어지고 이어져 스승과 제자가 같은 꿈을 꾼다는 것!
참으로 보기 좋은 광경입니다^.^
初章 청산(靑山)도 절로절로
貳章 녹수(綠水)라도 절로절로
參章 산(山) 절로절로 수(水) 절로절로 산수간(山水間)에 나도 절로절로
四章 우리도
五章 절로절로 자란 몸이니 늙기도 절로절로 늙으리라
푸른 산도 자연그대로요 푸른 물도 자연 그대로다.
산도 자연이요 물도 자연인데, 그 산속 사이에 살고 있는 나도 자연그대로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절로 자란 몸이니, 늙기도 자연의 순리대로 따라 가리라.
다섯번째 노래 남창가곡 계면조 편삭대엽 '진국명산'입니다.
가곡전수관에 자주 오시는 분들은 이 사진을 보고 어리둥절 하실겁니다!
아니! 가곡전수관에 사무국장님이 노래를??!!?!?
사실 사무국장님은 가곡 전수자시구요~ 멋진 음색을 가지고 계신 가인이시랍니다!
그렇지만 워낙 가곡전수관에 일이 많아 좀처럼 무대에서 노래부르시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죠!
그렇지만 앞으로 종종 멋진 노래 청해 들을 수 있었으면 참 좋겠네요*.*
初章 진국명산(鎭國名山) 만장봉(萬丈峰)이
貳章 청천삭출(晴天削出) 금부용(金芙蓉)이라
參章 거벽(巨擘)은 흘립(屹立)허여 북주삼각(北主三角)이요
기암(奇岩)은 두기(陡起)허여 남안잠두(南案蚕頭)이로다
좌룡낙산(佐龍駱山) 우호인왕(友虎仁旺) 서색(瑞色)은
반공응상궐(蟠空凝象闕)이요 숙기(淑氣)는 종영출인걸(種英出人傑)허니
미재(美渽)라 아동산하지고(我東山河之固)여
성대의관(聖代衣冠) 태평문물(太平文物)이 만만세지금탕(萬萬世之金湯)이로다
四章 년풍(年豊)코
五章 국태민안(國泰民安)허여 구추황국단풍절(九秋黃菊丹楓節)에
인유이봉무(麟遊而鳳舞) 커늘 면악등림(緬岳登臨)허여
취포반환(醉飽盤桓) 허오면서 감격군은(感激君恩)이삿다
진국명산 만장봉이 하늘 높이 우뚝 솟아 금빛 연꽃 봉우리 같구나. 큰 암벽들이 우뚝 솟아 북쪽 삼각산이 되고 기묘한 바위들이 하늘 향해 뻗어나 남산이 되었네.
왼쪽에는 푸른 용의 모습을 한 낙산이 반기며 오른쪽에는 흰 호랑이의 모습처럼 인왕산이 둘러있네 상서로운 빛은 하늘에 서려 궁궐을 두루 비추니 맑은 기운이 모여 뛰어난 인재들이 태어나니, 아름답구나. 우리나라 산하의 굳음이여.
태평성대의 문화와 예의바른 풍속이 오래 오래 계속될 견고한 성터로다. 풍년이 들고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들의 생활이 평안하여 가을의 단풍과 국화가 피어나는 때에 상서로운 기린이 놀고, 봉황이 춤을 추니 앞산에 올라 배불리 먹고 취하여 두루 돌아다니면서 임금의 은혜에 감격하여이다.
여섯번째 노래 계면조.우.계면조 '장진주'입니다.
장진주는 참으로 흥미로운 노래죠~
아직 미해결된 숙제도 많고 남아있는 이야기 거리도 참 많은 노래입니다.
지금은 많이 불려지는 노래는 아니지만 옛날부터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걸 보아하면
예전에는 참으로 많이 불렀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이 노래를 부르기 위해 영송당 선생님의 제자가 뭉쳤습니다! 다 같이 입을 모아 노래하는 장진주!
노래에도 많은 뜻이 있지만 같이 노래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은 순서였습니다^.^
初章 한잔 먹사이다
貳章 또 한잔 먹사이다
參章 꽃 것거 주(籌)를 놓고 무진무진 먹사이다
이 몸 죽은후에 지게 우에 거적 덮어 주푸루혀 메여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에 백복시마(百服緦麻) 울어예나
어욱새 더욱새며 덕게나무 백양(白楊)숲에 가기 곧 기량이면
누른 해 흰 달과 굵은 눈 가는 비며 소소(簫簫)리 바람불제
뉘 한잔 먹자하리
四章 하물며
五章 무덤 우에 잔나비 파람 헐제 뉘우친들 미치랴.
술 한잔 먹자구나. 또 한잔 먹자구나 그려 꽃 꺾어서 산가치를 놓고서 무지무진 무진장 먹자구나. 그려 이 몸이 죽은 후에 지게 위에 거적 덮어서 동여 매여 가거나
오색 구슬이 달린 상여에다 백일상복에 사람이 울며 따라가나
억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나무 숲 속에 죽어 가게만 되는 날에는
석양녘에나 달 밝은 밤에나 진눈깨비 눈이 노는 날이나 가랑비가 오는 날에나
음산한 바람이 불 때 그 누가 술한잔 먹자고 하리요,
하물며 무덤위에 원숭이 휘파람 불제 그 누가 후회한들 뉘우치리오, 이미 때는 늦으리로다.
마지막 노래 계면조 대받침 '오날이'입니다.
도경 이종록 선생님과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목소리로 듣는 오날이!
선생님 두분이서 같이 노래하시니 깊이가 더해져 더욱 멋진 음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初章 (오날이) 오날이쇼셔
貳章 매일(每日)의 오날이쇼셔
參章 저므려지도 새지도 마르시고
四章 매양에
五章 주야장상(晝夜長常)에 오날이 오날이쇼셔
오늘이 오늘이였으면 매일 오늘이었으면
저물지도 새지도 않고
늘 밤이고 낮이고 항상 오늘이 오늘이었으면
마지막으로 여러분들과 기념사진도 찍고 재미있는 질문시간도 가지며 공연이 끝이 났습니다!
저희는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는데 관객 여러분들도 즐거운 시간이셨을거라 생각하며..
다음에도 또 놀러와 주세요~^.^
<공연안내>
2013년 목요풍류는 매주 공연이 아닌 격주로 진행됩니다!
더 멋지고 알찬 내용으로 여러분들을 찾아뵙기 위함이니 기대해주세요~
4월 25일 열린무대 젊은국악 <우리시대의 광대>
팍팍하고 무료한 오늘날 그래도 우리는 이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젊은 감각과 독특한 음악으로 만나보는 우리시대의 광대!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국악인디밴드를 초대해 <정음>과 함께
우리시대의 광대로서의 자화상을 재미있는 공연으로 풀어냅니다.
이번에는 지역에서 활발히 할동중인 '다루'를 초청하여 즐거운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4월 25일 목요일 늦은오후 7시 30분 영송헌
기존의 국악과는 다른 느낌의 노래 들으러 꼭 오세요^.~
여러분의 지친 삶에 활력이 되어 드리는 내 삶의 작은 쉼표 목.요.풍.류.!
언제나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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