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9. 19. 13:49ㆍ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 입니다.
2025년 9월 18일,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 2025 전수교육관 활성화 사업 '소풍'의 가을 첫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 했습니다.

가곡전수관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브런치콘서트 「차와 음악이 있는 사랑방 음악회 <소풍>」은 2025년 국가유산청 전수교육관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공연으로서, 가곡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무형유산 종목의 전승자를 초청하여 우리 무형유산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색다른 음악회입니다.
<소풍> 은 봄, 가을 두 번의 시즌으로 찾아뵙는데요. 시간 상의 이유로 가곡전수관의 공연을 보러 오기 힘들었던 관객분들과 오전 시간 우리 풍류를 즐기고 싶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으로 공연시간을 바꾸어 보았는데요~ 저번 봄 소풍에서 반응도 너무 좋고 관객 분들도 많아서 참 뿌듯했습니다!
이번 가을 소풍의 첫 공연은 인류무형유산 '가곡'이란 제목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이번 공연에선 가곡 뿐만 아니라 경상남도무형유산 영제시조 보유자이신 '이종록' 선생님을 초청하여 영제시조와 가곡의 아름다움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공연도 영송당 선생님의 설명과 함께 문을 열었습니다!! 시작 전, 우리 음악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감상하니 더더욱 마음에 와닿는 느낌이였어요 ㅎ

첫번째 무대는 기악합주 '경풍년' 입니다. 경풍년(慶豊年)은 성악곡인 가곡(歌曲)중에서 두거(頭擧)의 선율을 기악화한 곡으로, ‘풍년을 기뻐한다’라는 뜻으로 궁중행사에서 축하용 음악으로 주로 연주한 곡 입니다.

두번째 무대는 영제 평시조 '청산은 나를 보고' 입니다.
시조(時調)는 전통성악곡인 가곡의 창법과 분위기는 비슷하면서도 전문가가 아닌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도록 음악 형식과 선율을 단순하게 고정시킨 성악곡 입니다. 간단한 예로 가곡은 5장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시조는 초장(初章), 중장(中章), 종장(終章)의 총 3장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조는 조선후기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이 하루하루 겪는 일상사와 계절마다 변화하는 아름다운 경치를 시조에 담아 무릎장 단에 맞춰 부르거나 장구 반주로 노래하며 생활 속에서 널리 유행하였는데, 최근에는 장구 외에도 세피리, 대금, 해금을 더하여 편성하기도 합니다. 시조의 제목은 대개 첫 구절을 그대로 따서 붙이고 장단은 5박 과 8박의 혼합으로 이루어지며, 시조창의 종지는 마치 ‘마른 나뭇가지가 톡 부러지듯’ 여음 없이 단호하게 마무리 하는 것이 특징 입니다.

영제시조는 경상도를 중심으로 한 시조창으로 평시조와 사설시조가 가장 많고, 뚝뚝 끊어지게 불러서 경상도 특유의 억양이 강하게 나타나며, 씩씩하고 웅장한 느낌을 준다. 음계는 3음의 계면조(슬프고 처절 한 느낌을 주는 음조)와 5음의 우조(맑고 씩씩한 느낌을 주는 음조)로 되어 있습니다. “시조 중에는 영남시조가 좋다”라는 말에서 “영판좋다”라는 속담이 생겨날 정도로 음악성이 뛰어나며, 점잖고 격조가 높아 궁중에 서까지 소중히 여기던 시조창 입니다.
初章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中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終章 물 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세번째 무대는 영제 사설시조 '한 잔 먹세 그려' 입니다. 사설시조는 장형시조를 노래하는 시조창 입니다. 장단과 형식구조는 평시조와 동일 합니다.
初章 한잔 먹세 그려 다시 한잔 먹세 그려 꽃 꺾어 수를 놓고 무진무진 먹세 그려
中章 이몸 죽은 후면 지게위에 거적 덮어 줄이어 메어예나 유소보장에 만인이 울어 예나 어욱새 속새 덥가 나무 백양속에
가기곧 가면 누른해 흰달 가는비 굵은 눈에 소소리 바람 불제 뉘한잔 먹자하리
終章 하물며 무덤위에 잔내비 떼어지어서 휘파람 슬피불제 뉘우친들

네번째 무대는 생소병주 '수룡음' 입니다. 수룡음(水龍吟)이란 ‘물에서 노니는 용의 노래’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궁중과 선비들의 풍류방 음악문 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곡 입니다. 원곡은 조선시대 풍류방에서 즐겨 불리던 가곡 중 비교적 속도가 빠르고 장식적인 선율이 많아 화려한 느낌을 주는 평롱·계락·편삭대엽 입니다. 즉, 본래 성악곡인 가곡의 반주선율을 기악곡화한 연주곡이 수룡음이죠~

가곡은 경우에 따라서 노래 없이 기악곡으로 연주하기도 하는데, 기악곡으로 연주할 때는 거문고와 가야금을 제외시킨 관악 편성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기악곡으로 연주될 때에는 악기고유의 특성에 맞추어 다 양한 변화가 이루어져 본 곡과는 다른 새로운 기악곡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죠 경풍년·염양춘과 같이 가곡의 선율을 향피리가 중심이 되는 합주 편성으로 변주하거나 생황과 단소, 양금과 단소 병주로 즐겨 연주하는 곡을 생황과 단소의 병주로 연주 하였습니다.

다섯번째 무대는 이유나 가인이 노래하는 가곡 계면조 계락 '청산도' 입니다. ‘청산도’는 <해동가요(海東歌謠)>에서는 송시열(宋時烈, 1607년~1689년)의 작품이라고 전해지지만, 작가를 김인후(金麟厚, 1510~1560)로 보기도 합니다. 김인후의 문집인 『하서전집(河西全集) 속집(續集)』 에 「자연가(自然歌)」라는 시가 있는데, 「자연가」가 이 시조를 한역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청산도 는 ‘절로절로’라는 구절이 초장부터 종장까지 여러번 반복되어 리듬감을 주며 이 리듬감이 자연스러워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자는 내용과 매우 적절하게 어울리는 곡 입니다. 이 곡은 산과 물이 저절로 생겨난 것처럼 우리도 자연 속 에서 났으므로 순리대로 살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初章 청산(靑山)도 절로절로
貳章 녹수(錄水)라도 절로절로
參章 산(山) 절로절로 수(水) 절로절로 산수간(山水間)에 나도 절로절로
四章 우리도
五章 절로절로 자란 몸이니 늙기도 절로절로 늙으리라

여섯번째 곡은 김참이 가인이 들려주는 가곡 계면조 편삭대엽 '모시를' 입니다. 편삭대엽은 ‘엮는 자진한잎’ 이란 뜻으로, 남창과 여창 모두에서 불립니다. 장단은 10점 10박 한 장단인 편장단이며, 편장단으로 삭대엽을 부른다는 뜻으로 빠른 속도로 사설이 많은 시를 노래합니다.
"모시(삼베)" 를 매개로 사랑의 애틋함과 끊어질 듯한 관계를 다시 잇고자 하는 간절함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모시라는 일상적 소재를 활용해 사랑의 감정과 인간관계를 섬세하고도 정감 있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初章 모시를 이리저리 삼아
貳章 두루삼아 감삼다가
參章 가다가 한가운데 뚝끊쳐 지옵거든 호치단순(皓齒丹脣)으로 홈빨며 감빨아 섬섬옥수(纖纖玉手)로 두끝 마조잡아 배붙여 이으리라 저 모시를
四章 우리도
五章 사랑 끊쳐갈 제 저 모시 같이 이으리라

마지막 곡은 이유나, 김참이 가인이 들려주는 가곡 계면·우·계면 장진주 ‘한 잔 먹사이다’ 입니다.
장진주는 조선 선조 때 정철(鄭澈)이 지은 「장진주사(將進酒辭)」를 여창(女唱) 가곡조에 의하여 불리던 곡 입니다. 음악적인 형태는 대여음, 초장, 2장 그리고 중여음 이후 5장까지는 가곡과 같이 16박 장단에 의하여 부르나, 3장은 16박장단-8박 장단 반복-16박장단으로 장단과 속도가 변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선법 또한 처음은 계면조에서 시작하여 우조를 거쳐 다시 계면조로 변조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初章 한잔 먹사이다
貳章 또 한잔 먹사이다
參章 꽃 것거 주(籌)를 놓고 무진무진 먹사이다 이 몸 죽은후에 지게 우에 거적 덮어 주푸루혀 메여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에 백복시마(百服緦麻) 울어예나 어욱새 더욱새며 덕게나무 백양(白楊)숲에 가기 곧 가량이면 누른 해 흰 달과 굵은 눈 가는 비며 소소(簫簫)리 바람불제 뉘 한잔 먹자하리
四章 하물며
五章 무덤 우에 잔나비 파람 헐제 뉘우친들 미치랴

일반 공연이라면 여기서 끝이겠지만!!!! 가곡전수관의 차와 음악이 있는 사랑방 음악회 소풍은 다르겠죠? 소풍은 공연 후 간단한 다과를 가지며 출연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공연 후 차분해진 마음으로 가을 바람을 맞으며 먹는 차와 떡이 어찌나 맛있던지요 ~~

무료로 공연을 관람하고 출연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다과상을 즐길 수 있는 기회!!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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