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0. 14:29ㆍ영송헌아카데미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입니다.
가곡전수관에서는 일반인과 함께하는 사회교육프로그램으로 영송헌아카데미 일반인강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송헌아카데미 일반인강좌는 경남메세나협회, 창원특례시, (주)고려철강의 후원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및 국가무형유산인 가곡과 우리 전통음악의 전승보전을 위한 일반인 대상 사회교육프로그램으로서 우리 무형유산의 아름다움을 직접 배우고 연주하며 서로 소통하는 무료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입니다.
가곡전수관 영송헌아카데미 일반인강좌는 우리의 여러가지 전통음악 장르 중 가곡(여창가곡과 남창가곡)과 기악 향비파를 정해진 교과 과정에 맞추어 풍류방 음악을 직접 배울수 있는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입니다.
이번 2024년 17기 하반기 영송헌아카데미 일반인강좌는 8월 13일 부터 11월 19일까지 12주 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여창가곡 시간에는 국가무형유산 가곡 보유자이며 가곡전수관 관장님이신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께서 직접 수업을 해주셨구요. 남창가곡과 기악 향비파 강좌에는 국가무형유산 가곡 이수자이며 가곡전수관 사무국장님이신 신용호 선생님께서 수업을 맡아 주셨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도 여러곳에서 그리고 여러 직업을 가지신 분들이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퇴근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며 열정적인 수업에 함께 해주셨습니다. 퇴근하고 저녁밥도 거른채 수업시간 전에 미리 오셔서 연습을 하는 분들도 계셨구요, 경북에서 부터 오시는 분, 부산에서부터 오시는 분들, 다양한 직업을 가지신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더욱 뜻 깊은 수업이었습니다.
이번 하반기 수업에는 여창가곡 시간엔 계면조 이삭대엽 '언약이', 계면조 편삭대엽 '모시를'을 배웠답니다.
여창가곡은 초삭대엽을 부르지 않으므로 이삭대엽이 여창의 첫곡입니다. 가곡 한바탕 중에서 가장 느린 1분 20정 정도로 매우 느리게 부르는 곡이죠. 『가곡원류』에서는 이삭대엽의 음악적 풍도를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에서 설법하고 비와 바람이 순조롭고 고르다 (행단설법 우순풍조 杏壇說法 雨順風調)"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계면조 이삭대엽 언약이의 노랫말을 살펴보면
'언약이'는 많은 가집에서 작자미상으로 실려있지만, 병와가곡집에는 조선 영조 때의 가객 박희석(朴熙錫)의 작품으로 실려있습니다. ‘언약이’의 노랫말은 사랑하는 님과 헤어지며 정원의 매화가 필 때 만나자는 언약을 하였는데, 봄 꽃이 다 지도록 아니오는 님을 기다리며 번번히 속은 까치 울음에 혹여 오늘은 오시려나 거울 속 내 모습을 단장할까한다는 내용의 노랫말입니다.
初章 언약(言約)이 늦어가니
貳章 정매화(庭梅花)도 다 지거다
參章 아침에 우든 까치 유신(有信)타 하랴마는
四章 그러나
五章 경중아미(鏡中蛾眉)를 다스려 볼가 하노라
그리고 그 다음으로 배워본 계면조 편삭대엽 '모시를'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편삭대엽은 ‘엮은 자진한잎’ 이란 뜻으로, 남창과 여창 모두에서 불린다. 장단은 10점 10박 한 장단인 편장단이며, 편장단에 맞추어 빠른 속도로 사설이 많은 시를 노래합니다.
『가곡원류』에서는 편삭대엽의 풍도를 “많은 군사가 말을 달려오듯, 북과 나팔이 일제히 울리는 듯(대군구래 고각제명 大軍驅來 鼓角齊鳴)으로 그 느낌을 표현하였으나 여창은 빠르고 경쾌하며 화사함으로 노래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시를'의 노랫말을 살펴보면 "모시(삼베)"를 매개로 사랑의 애틋함과 끊어질 듯한 관계를 다시 잇고자 하는 간절함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모시라는 일상적 소재를 활용해 사랑의 감정과 인간관계를 섬세하고도 정감 있게 담아내고 있는 노랫말입니다.
初章 모시를 이리저리 삼아
貳章 두루삼아 감삼다가
參章 가다가 한가운데 뚝끊쳐 지옵거든 호치단순(皓齒丹脣)으로 홈빨며 감빨아
섬섬옥수(纖纖玉手)로 두끝 마조잡아 배붙여 이으리라 저 모시를
四章 우리도
五章 사랑 끊쳐갈 제 저 모시 같이 이으리라
그리고 남창가곡 시간에는 계면조 초삭대엽 '청석령' 그리고 우조 언락 '벽사창' 2곡을 배웠답니다.
계면조 초삭대엽 '청석령' 에 대해서 또 알아볼까요?
초삭대엽은 가곡 한바탕 중 맨 처음 불려지는 곡이라 하여 '첫치'라고도 합니다. 남녀창이 교대로 부르기 때문에 초삭대엽은 남창이 부르고 여창으로는 부르지 않습니다. 빠르기는 1분 40박정도이며, 노랫말은 정격의 시조시를 사용하며, 가곡원류 가지풍도 형용에서는 이곡의 분위기를 가리켜 "장수선무(長袖善舞) 녹유춘풍(綠柳春風)_긴 소매로 춤을 잘 추고, 푸른 버들이 봄바람에 휘날린다"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청석령은 조선후기 병자호란이 끝난 1637년 2월 봉림대군(후일 효종)이 소현세자와 함께 청으로 볼모로 잡혀갈 때의 처참한 심경을 노래한 것으로 ‘나라 잃은 슬픔’과 ‘부왕(父王)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한 곡입니다. 이별의 정한(情恨)과 그리운 임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고된 길을 걷는 행인을 화자로 설정하여, 길 위에서 느끼는 고독과 님에 대한 그리움을 자연과 상황을 통해 표현한 작품입니다.
初章 청석령(靑石嶺) 지나거다
貳章 초하구(草河溝) 어디메오
參章 호풍(胡風)도 차도 찰사 구진 비는 무엄일고
四章 뉘라서
五章 내 행색(行色) 그려내어 님 계신 데 드리리
남창가곡시간에 배운 두번째곡 우조 언락 '벽사창'에 대해서 알아보면 언락 ‘벽사창이’는 남창 가객이 가장 많이 부르는 곡 중 하나로, 여창에는 없고 오로지 남창에만 있는데다 옛날에는 언락을 ‘지르는 낙시조’라 불렀을 만큼 소리를 높이 질러내는 선율이 많아 화려한 남창 가곡의 맛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언락은 첫부분을 높은 음으로 부르다가 2장 이하는 담담하면서도 출렁거리는 느낌을 주는 창법으로 부릅니다. 비교적 빠르게 부르는 언락은 지루하지 않기 때문에 현대의 관객들과도 잘 통하는 면이 있는 곡입니다. ‘벽사창이’는 창밖에 어른거리는 달그림자를 보고 임인 줄 알고 뛰쳐나갔다가 스스로 허탈해 웃고 마는 애틋한 연모의 마음을 담고 있는 내용의 노랫말입니다.
初章 벽사창(碧紗窓)이 어룬어룬커늘
貳章 임(任)만 여겨 펄떡 뛰어 나가보니
參章 임은 아니 오고 명월(明月)이 만정(滿庭)헌데 벽오동(碧梧桐) 젖은 잎에 봉황(鳳凰)이 와서
긴 목을 후여다가 깃 다듬는 그림자로다
四章 마초아
五章 밤일세만정 행여 낮이런들 남 우일번 하여라
이렇게 배웠던 여창가곡 2곡, 남창가곡 2곡을 가곡전수관 영송헌 무대에서 예쁜 한복을 입고 무대에서 불러보는 무대를 가졌습니다. 어떤가요? 전문 가객 같아 보이죠? 동영상으로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울 따름입니다. 우리 17기 하반기 영송헌아카데미 일반인강좌 수강생 여러분 너무 멋진 무대였습니다!!
그리고 향비파시간에는 천년만세를 배워보았는데요.
천년만세란 ‘아주 오랜 시간’을 뜻하는 것으로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으며, 영산회상과 함께 조선시대 선비들에 의해 사랑방에서 주로 연주되던 풍류음악입니다.
계면가락도드리-양청도드리-우조가락도드리 등 세 개 악곡으로 이루어진 모음곡으로 한배가 느린 첫 곡에 이어 매우 빠른 한배의 양청도드리가 연주되고 마지막 곡에서 다시 느려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양청도드리는 풍류음악 가운데 속도가 가장 바른 편이고, 옥타브 관계에 있는 거문고의 두 음(이것을 ‘양청’이라고 한다.)을 번갈아 연주하면서 선율을 변주하여 흥을 돋웁니다. 영산회상 전곡을 연주할 때 제일 뒤에 덧붙여 연주하기도 하는 곡입니다.
12주 동안 배웠던 향비파를 무대에서 선보이는 시간!! 영송당 조순자 관장님께서는 천년만세 전곡을 연주하는 우리 수강생들을 보고 너무 잘한다며 감탄을 하셨답니다!! 내년 18기때는 동영상을 좀 찍어서 여러분들께 보여드려야겠어요~~^^
2024년 하반기 12주 동안 열심히 배웠던 곡들을 무대에서 전문 연주자 처럼 연주하고, 이제는 수료증 수여식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이번 17기 하반기에는 다섯분이 수료증을 받으셨는데요. 12주 수업의 80%이상을 참여하신 분들에게만 수료증이 주어지는데요. 한학기동안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여 수료증 받으신 다섯분~~ 최고!!
그리고 수료증 수여후 빼놓을 수 없는 단체기념촬영!! 우리 2024년 영송헌아카데미 일반인강좌 17기 하반기 수강생분들 멋지죠? 우리 내년 18기때 또 만나기를 약속하며~~~ 방학동안 그동안 배웠던것들 잊어버리지 않게~~ 연습 하기로 약속~~
그럼 우리 내년 2025년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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