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풍류] 풍류방음악회_시간을 담은 시, 옛 시인의 꿈

2024. 9. 13. 12:25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입니다.

지난 9월 12일 목요일 저녁7시30분 어김없이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는 9월 목요풍류가 열렸습니다.

이번 공연에도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재미있고 품격있는 해설이 함께 더해졌습니다.

이번 9월 목요풍류의 제목은 풍류방음악회_시간을 담은 시, 옛 시인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여러분을 찾아뵜답니다.

 

 

 

그 첫번째 무대는 가곡 우조 이삭대엽 '동짓달'을 이유나 이수자의 목소리로 들어보았습니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은 『진본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수록되어 있으며, 황진이의 뛰어난 시적 감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시입니다. 추상적인 개념인 시간을 마치 사물처럼 처리하여 가운데 큰 토막을 내겠노라고 이야기하며, 임과 있는 시간이 더디 가길 바라는 연인의 심정을 뛰어난 시적 감각으로 표현한 노래이죠.

初章  동짓달 기나긴 밤을
貳章  한 허리를 둘에 내여
參章  춘풍(春風)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四章  어룬님
五章  오신날 밤이여든 구비구비 펴리라

 

 

두번째 무대는 가곡 우조 평거 '어저'를 이유나, 김참이 이수자가 함께 불러주었습니다.

평거(平擧)는 이삭대엽의 파생곡으로, 처음을 높거나 낮지도 않은 중간정도의 음역으로 부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막드는 자즌한닢'이라고도 합니다. 중거와 같이 첫 노랫말이 두자인 경우로 첫 장단의 처음 3박을 생략하고 네번째 박부터 노래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본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수록되기로는 무명씨(無名氏)로 되어 있으나, 황진이가 지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을 떠나보낸 연인이 뒤돌아서서 바로 후회하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노래입니다.

初章  어져 내 일이야
貳章  그릴 줄을 모르던가
參章  이시라 하드면 가랴마는 제 구타여
四章  보내고
五章  그리는 정(情)은 나도 몰라 하노라

 

 

세번째 무대는 가곡 계면조 락 '청산리'를 김참이 이수자의 목소리로 들어보았습니다.

현행 가곡의 락( 樂 )은 우조 락(우락)과 언락, 계면조 락(계락), 반우반계조의 환계락과 편락이 있습니다.

서유구(徐有榘)의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중 유예지(遊藝志)에 「계락」과 「우락」이 있고, 윤용구(尹用求)의 『현금오음통론(玄琴五音統論)』에는 「계락」·「우락」·「언락」이 있으며, 『삼죽금보(三竹琴譜)』에 「계면낙시조(界面樂時調)」·「우조낙시조(羽調樂時調)」·「엇락」이 있습니다. 또한 『가곡원류』 권두의 가지풍도형용십오조목(歌之風度形容十五條目)에 「낙시조(樂時調)」·「편락시조(編樂時調)」가 있고, 본편에는 「계락」·「우락」·「엇락」·「편락」이 있습니다. 낙은 낙시조(樂時調)의 준말이고 「우락」은 우락시조(羽樂時調), 「계락」은 계락시조(界樂時調), 「언락, 엇락」은 엇락시조(旕樂時調), 「편락」은 편락시조(編樂時調)의 준말입니다. 또한 「우락」은 우조의 낙이라는 뜻이고, 「계락」은 계면조의 낙, 「언락」은 엇(旕, 言)의 낙, 「편락」은 편(編), 즉 엮음의 낙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황진이의 대표작으로써 노랫말의 이중적 의미로 유명한 노래이죠. 세월은 빠르고 인생은 덧 없는 것이니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자고 기녀다운 호소력을 보여주는 시조입니다. 중의법으로 쓰인 '벽계수'는 흐르는 물과 왕족인 벽계수(碧溪水)를, '명월'은 달과 황진이 자신을 동시에 의미하는 노래입니다.

初章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貳章  수이감을 자랑마라
參章  일도창해(一到滄海) 허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四章  명월이
五章  만공산 허니 쉬어간들 어떠리

 

 

네번째 무대는 가사 '어부사'를 이유나, 김참이 이수자의 목소리로 함께 들어보았습니다.

가사(歌詞)는 가사체(歌辭體)의 긴 노랫말을 일정한 장단에 맞춰 노래하는 성악곡으로서, 감정표현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입니다. 가사의 음악적 특징은 매우 복잡한 편인데, 그것은 가사가 비교적 근대에 성립된 까닭에, 전통적인 가곡이나 시조뿐 아니라, 민요와 잡가 등의 민속음악과도 영향을 주고받은 영향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가사는 모두 12곡으로, 백구사․황계사․죽지사․춘면곡․어부사․길군악․상사별곡․권주가․수양산가․양양가․처사가․매화타령 입니다. 가사는 장구만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하고, 또는 대금․피리․해금․장구 등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합니다.

어부사는 벼슬을 버리고 한가하게 강호에 묻혀 사는 선비의 모습을 어부에 빗대어 노래한 것으로 이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것을 농암 이현보가 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닻 들어라”, “배 저어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등의 어구를 통해 배를 띄워 노 젓는 한가한 어공의 풍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첫째마루]  설빈어옹(雪鬢漁翁)이 주포간(住浦間)하야
                  자언거수(自言居水) 승거산(勝居山)을
                  배띄어라 배띄어라 조조재락(早潮裳落) 만조래(晩潮來)라.
                  지국총(至菊叢) 지국총(至菊叢) 어사와(於斯臥)허니
                  의선어부(依船漁父) 일견고(一肩高)라.
[둘째마루]  청고엽상량풍기(靑菰葉上凉風起)허고 홍요화변백로한(紅蓼花邊白鷺閑)을

 

 

마지막 무대는 기악합주 '염불, 타령, 군악' 무대를 국악연주단 정음의 연주로 들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번공연에는 피리에 송한비, 대금에 강동언 객원 연주자들이 함께 해주었답니다.

<영산회상>은 오늘날 전승되는 풍류음악의 대표적인 기악곡입니다. <영산회상>의 본래 의미는 고대 인도 마가다국의 수도인 라자그리하(王舍城)에 있는 석가여래가 영취산(靈鷲山)에서 설법할 때의 모임을 뜻합니다. 이를 통해 <영산회상>이 본래 불교와 관련된 음악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죠. <영산회상>이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연주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본격적인 모습은 조선 초기의 여러 문헌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산회상은 일종의 모음곡으로, 상령산 · 중령산 · 세령산 · 가락덜이 · 삼현도드리 · 하현도드리 · 염불도드리 · 타령 · 군악 등 모두 9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후 영산회상 9곡에 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가 추가되면서 모두 12곡의 가진회상이 완성되었습니다. 영산회상의 제7 · 8 · 9번 째 곡인 ‘염불도드리 · 타령 · 군악’은 흔히 함께 묶어 연주되는 조합입니다.

‘염불도드리’는 조선후기 선비들의 교양음악으로 연주되는 기악곡인 “영산회상”의 일곱 번째 곡입니다. “염불도드리”는 모두 4장으로 되어 있는데, 2장 제10장단 부터 빨라져서 다음 곡인 타령으로 넘어갑니다.

‘타령’은 전체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장단은 12박 한 장단의 타령장단을 사용합니다. 비교적 속도감이 느껴지면서 흥겨운 곡이어서 특히 궁중무용의 반주음악으로 많이 쓰이는 곡입니다.

‘군악’은 타령과 같은 장단형으로 변화 장단을 함께 쳐서 곡을 경쾌하게 합니다. 4장으로 구성된 군악은 12박 한 장단의 총 48장단으로 되어 있다. 1장의 셋째 장단부터 조(調)가 바뀌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9월의 목요풍류 무대도 무사히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번 공연 현장에서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분들은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보기 가능하니 많은 시청과 격려.응원 부탁드립니다.  (아래 그림을 누르면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로 바로 연결됩니다.)

 

 

그리고 10월 10일에 연주될 10월 목요풍류 풍류방 음악회 '경풍년(慶豊年), 단풍에 물들다.' 무대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