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풍류] 풍류방음악회_여름 밤의 풍류, 가즌회상 한바탕

2024. 6. 14. 16:36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입니다.

2024년 6월 둘째주 목요일인 13일에는 어김없이 가곡전수관의 상설공연인 목요풍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달 목요풍류는 풍류방음악회_여름 밤의 풍류, 가즌회상 한바탕이라는 제목으로 여러분을 찾아뵈었습니다.

 

 

가즌회상이란 어떤 곡일까요? 가즌회상은 '영산회상' 연주 양식의 하나로 '모든 것을 갖춘 영산회상'이란 뜻입니다.

모두 9곡으로 구성된 '현악영산회상'에 '도드리'와 '천년만세'를 더한 것으로 상령산-중령산-세령산-가락덜이-삼현도드리-밑도드리-돌장-하현도드리-염불도드리-타령-군악-계면가락도드리-양청도드리-우조가락도드리 순서로 연주됩니다. 보통은 한두곡 정도 따로 연주되지만 이번 6월 목요풍류에서는 가즌회상 한바탕을 모두 들어보았답니다.

우리 정음연주단 정말 대단하죠?^^ 한시간 반이 넘는 곡을 단잽이로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 국악연주단 정음 화이팅 입니다!! 

 

 

 

그럼 영산회상에 대해서 좀 알아볼까요?

<영산회상>은 오늘날 전승되는 풍류음악의 대표적인 기악곡입니다. <영산회상>의 본래 의미는 고대 인도 마가다국의 수도인 라자그리하(王舍城)에 있는 석가여래가 영취산(靈鷲山)에서 설법할 때의 모임을 뜻합니다. 이를 통해 <영산회상>이 본래 불교와 관련된 음악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영산회상>이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연주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본격적인 모습은 조선 초기의 여러 문헌들을 통해 확인할수 있습니다.

 

조선 전기에 편찬된 『악학궤범(樂學軌範)』(1493) 권의 「시용향악정재도설(時用鄕樂呈才圖說)」에 따르면 <영산회상>은 학연화대처용무합설을 연행할 때, ‘영산회상불보살(靈山會相佛菩薩)’이라는 가사가 있는 성악곡으로 불렸다고 기록되었습니다. 그리고 세조대의 음악을 실은 『대악후보(大樂後譜)』에도 '영산회상불보살'의 가사와 함께 선율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후 성현(成俔)이 지은 『용재총화(慵齋叢話)』(1525) 권1에도 여기妓)들이 원을 그리고 빙빙 돌면서 대열을 갖추며 '영산회상불보살'을 제창하였는데, “마치 승려들의 공불(供佛)을 모방한 듯하다.”고 하였습니다. 이로 볼 때 조선 초기 영산회상은 성악곡으로 무용과 함께 불렸으며, 불교적 색채가 강하였음을 알 수 있죠.

 

 

 

조선 중기를 거치면서 <영산회상>은 성악곡에서 기악곡으로 변화하였습니다. 먼저, ‘영산회상불보살'이라는 가사가 중종(1506~1544) 때 '수만년사'(壽萬年詞)로 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곧 가사가 사라진 순수 기악곡으로 연주되었는데, 기악곡화된 최초의 <영산회상>은 『현금신증가령(玄琴新證假令)』(1680)에 거문고보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영산회상>의 기악화는 궁중에서 민간으로 <영산회상>의 향유 공간이 확대되면서 생겨난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즉, 풍류방에서 중인이나 선비계층이 <영산회상>을 애탄(彈)하면서 그것을 자신들의 심미적 요구에 적합하도록 음악적 변화를 추구한 것입니다.

 

기악화된 이래 <영산회상>의 음악적 발전은 더욱 가속화되었는데, 그 결과 〈상령산>에서 여러 파생곡들이 출현하게 됩니다. 〈상령산〉을 높게 변주한 <중령산>, 본래 20박이던 <중령산>을 10박으로 빠르게 변주한 〈세령산〉, 〈세령산>의 잔 가락들을 덜어 낸 <가락덜이>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6박으로 된 〈상현도드리〉와 이보다 음역이 낮은 <하현도드리>가 파생되고, 이후 풍류방에 여러 민속악 전문가들이 참여하면서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이 추가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를 통해 <영산회상>은 느린 20박의 <상령산>으로부터 점점 한배가 빨라지는 구조의 모음곡이 되었습니다.

 

 

 

영산회상은 다양한 구성으로 연주됩니다. 즉 우리 선조 음악인들은 원래의 영산회상을 변주해 평조회상과 관악영산회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영산회상에 다른 곡을 곁들여 연주하는 관습을 만들어 이를 후세에 전해주었습니다. 이렇게 연주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보통 이를 별곡(別曲), 혹은 정상지곡(呈祥之曲)이라고 합니다. 가진회상은 이 중 하나이다. 물론 가진회상의 주 음악은 영산회상입니다. 여기에 도드리와 천년만세(千年萬歲)로 불리는 계면가락도드리ㆍ양청도드리ㆍ우조가락도드리를 곁들여 연주합니다. 즉 상령산에서 시작하여 도드리장단으로 된 제5곡 삼현도드리 제4장 끝 장단에서 거문고에 의한 도드리 선율로의 전환 신호로 도드리로 넘어가고, 다시 도드리 제7장 끝에서 삼현도드리 제4장으로 넘어와 군악까지 연주하고, 이어서 천년만세의 3곡을 계속 연주합니다. 각 악기가 하나로 편성되어 조용한 세악(細樂)으로 연주되는 이 가진회상은 특이한 음악적 세계와 맛을 창출하죠. 즉 대부분이 불교적 세계를 그 사상적 배경으로 한 영산회상에 도교적 배경을 지닌 보허자(步虛子)에서 파생된 도드리계통의 음악을 곁들여 타는 새로운 방법이 고안된 것입니다. 그것도 다음과 같이 아주 특이하게 고안 되었습니다. 위와 같은 음악적 변신으로 인해 가진회상은 처음의 명상적 고요함이 엄숙함으로, 경쾌함으로, 우아함으로, 짧은 격렬함을 거쳐 다시 우아함으로 무쌍하게 바뀌어가는 맛의 세계를 창조해가는 음악이 되었습니다. 

 

 

 

가즌회상의 악기편성은 《영산회상》과 마찬가지로 거문고 중심의 줄풍류 편성을 기본으로 합니다.

국악연주단 정음의 거문고에는 이임민 악사, 가야금에는 서은주 악사, 대금에는 김동현 악사, 세피리에는 박태영 악사, 해금에는 이민영 악사, 그리고 장구에는 정동주 악사가 이번 연주에서 수고를 해주셨고,  단(單)재비로 구성하여 긴~~곡을 연주하느라 엄~~청 고생하셨답니다. 

 

 

 

가즌회상은 <상령산>, <중령산>, <세령산>, <가락덜이>, <삼현도드리>, <밑도드리>, <삼현도드리(제4장)>, <하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 <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 순으로 연주합니다. 근래에는 연주하는 악기에 따라 <밑도드리> 대신 <웃도드리>를 포함하기도 합니다. 거문고와 대금은 주로 <밑도드리>를 연주하고, 가야금ㆍ해금ㆍ세피리는 주로 <웃도드리>를 연주합니다. 

 

 

이번 멋진 공연을 무사히 잘 마쳐준 정음 연주단에게 우리 영송당 선생님께서 정말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답니다. 이번 공연 현장에서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분들은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보기 가능하니 많은 시청과 격려.응원 부탁드립니다.  (아래 그림을 누르면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로 바로 연결됩니다.)

 

그리고 7월 11일에 연주될 7월 목요풍류 풍류방 음악회 '율객' 무대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