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음악축제] 2023 전통음악축제 '영송헌금추야연' 둘째날!

2023. 11. 30. 15:59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입니다.

지난 11월 22일부터 23일 양일간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는 매년 진행되는 전통음악축제가 열렸답니다.

올해는 특별히 가곡전수관의 관장님이신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산수(팔순)을 기념하여 진행되는 더 특별한 축제가 열렸습니다.

 

 

 

첫째날에는 우리 영송당 선생님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일요풍류회가 첫날의 무대를 열어주셨습니다.

그리고 둘째날은 영송당 선생님의 제자들이 주축이 되 우리 선생님의 산수(팔순)을 기념하여 헌정하는 무대로 준비하였습니다. 이번 공연에 함께 참여해준 단체를 소개하자면!!

 

<영송당가곡보존회>

국가무형문화재 가곡 예능보유자인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이수자, 전수자들이 중심이 되어 국가무형문화재 가곡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는 단체입니다

 

<국악연주단 정음>

사단법인 아름다운 우리가곡 <국악연주단 정음>(대표:한철수)은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널리 보급·선양하기 위해 2009년 9월에 창단된 경남 최초의 정악연주단입니다.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등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와 노래하는 가인으로 구성된 국악연주단 정음은 창단이후 현재까지 전통예술의 발굴과 창작,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국악공연 및 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3년 경상남도 우수예술단체 및 도민예술단으로 선정되어 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단체입니다.

 

<곶고리회>

곶고리회는 2004년 7월 서울 낙성대역 근처에서 한국고전시가문학 전공자 10여명이 조순자 선생님을 모시고 가곡을 배우기 위해 결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얼마후 모임이 해체되었고 2006년 9월 선생님께서 가곡 강의를 하시던 한국교원대학교에서 다시 결성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곶고리'는 '꾀꼬리'의 옛말로서 여창가곡 우조 이삭대엽 '버들은' 2장에 나오는 꾀꼬리는 실이 되어 라는 구절에서 착안하여 모임의 명칭을 곶고리회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푸르미르청소년예술단>

가곡전수관 푸르미르 청소년예술단은 우리음악과 춤에 흥미와 재능을 지닌 어린 영재를 발굴․양성하여 미래 전통예술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우리음악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기여할 청소년국악예술단 양성 프로젝트입니다.  가곡전수관 푸르미르 청소년예술단은 문화재청, 경상남도, 창원시가 후원하며 사단법인 아름다운우리가곡이 주관하는 가곡전수관 <푸르미르 청소년예술단>은 전액 국비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전통 가((()을 정해진 교과과정에 맞추어 1년 과정으로 수강하여 조선시대 장악원, 이왕직아악부, 해방이후 국악사양성소, KBS국악연구생 등 가((() 전반을 한 몸에 익히게 하는 전통 국악교수법을 계승하여 그 맥을 잇고자 가곡전수관에서 양성하고 있는 청소년국악예술단입니다.

 

 

늘 가곡전수관의 공연에는 우리 영송당선생님께서 직접 사회를 맡아 주셨는데, 오늘은 날이 날인만큼 선생님의 제자 중 진주교육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인 한윤이 선생님께서 사회를 맡아주셨습니다.

 

 

첫번째 무대는 푸르미르청소년예술단의 정유라, 김도영 단원이 추는 정재(呈才) 초무(初舞) 입니다.

초무(初舞)는 이름 그대로 처음으로 춤을 아룁니다 라고 알리는 서무(序舞)의 구실을 합니다. 풍운경회지악(風雲慶會之樂:보허자령)을 연주하면 박자에 따라 2명의 무동이 나란히 줄지어 나아가 장고의 북편 소리에 맞추어 왼손을 들고 오른손을 내리고 춤을 추다가 박자가 바뀌면 반대로 오른손을 들고 왼손은 내리고 춤을 춥니다. 끝박자에는 손을 모으고 족도(발걸음)하면서 물러나면 음악이 그칩니다. 초무는 독립된 춤이라기보다는 춤의 시작을 알리는 비교적 간단한 춤으로 창사를 부르지 않는 것이 특징이 있는 춤입니다.

 

 

두번째 무대는 푸르미르청소년예술단 출신이며, 국가무형문화재 가곡 전수장학생인 이가은이 추는 정재(呈才) 춘앵전(春鶯囀)입니다.

춘앵전(春鶯囀)은 조선조 1828년 창작된 궁중정재로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가 모친 순원숙황후의 40세를 경축하기 위하여 만든 춤으로 이른 봄날 아침에 나뭇가지에서 노래하는 꾀꼬리의 자태를 무용화한 춤입니다. 꾀꼬리를 상징해 노란 색의 앵삼(鶯衫)을 입고, 화관을 쓰고, 오색 한삼(汗衫)을 양손에 끼고 꽃돗자리(花紋席) 위에서 추는 춤으로 동작이 유연하고 매우 정적인 춤입니다.

 

 

세번째 무대는 영송당선생님과 푸르미르청소년예술단의 신윤주, 이승은 단원이 불러주는 가곡 계면조 롱 '북두' 입니다.

가곡 계면조 농(弄)은 악곡의 흐름이 흥청거리듯 유연하게 흐르는 곡으로 “농(弄)” 또는 “농가(弄歌)” 라고 불렀습니다. 흥청거리는 창법으로 16박 한 장단의 여유로운 속도로 부르며, 가곡의 기본형식과 같지만 사설의 글자 수에 따라 3장이 늘어나던지 초장 첫 장단에 3박이 늘어나기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창 계면조 농 북두는 7개의 별을 헤아리며 사랑하는 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시입니다. 밤새 연인과 정담을 나누는데 빨리 아침이 오니 아침을 알리는 샛별이 뜨지 말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初章  북두칠성(北斗七星)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분께
貳章  민망한 발괄 소지(所持) 한 장 아뢰나이다
參章  그리든 님을 만나 정(情)엣 말삼 채 못하여 날이 쉬 새니 글로 민망
四章  밤중만
五章  삼태성(三台星) 차사(差使) 놓아 샛별 없이 하소서

 

 

네번째무대는 우리 영송당선생님의 오랜제자인 해금연주자 성의신 선생님의 해금독주 '인연' 입니다.

2005년 발매된 이선희의 13집 앨범 <사춘기>의 타이틀곡인 ‘인연(동녘바람)’은 이선희가 직접 작곡 작사한 곡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곡입니다. MBC 드라마 <다모>를 보고 그 감정을 토대로 이선희가 작곡 작사한 곡이라고 하며, 영화 <왕의 남자>의 OST로도 많이 알려진 곡이죠. 영원함을 원하지만 영원할 수 없는 아픈 마음, 함께할 수 없음을 운명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아픈 마음을 잘 전달한 곡입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선희의 애절한 음색이 아닌 영송당 조순자 선생의 오랜 제자로 인연을 이어온 해금연주가 성의신 연주자의 해금 연주로 들어보았습니다.

 

 

다섯번째무대는  영송당 선생님의 오랜제자 이은아 선생님의 가야금 독주 밤의 소리’ 입니다.

이은아 선생님은 우리 영송당가곡보존회의 이경원 이수자와 자매로써 자매가 우리 영송당 선생님의 오랜 제자인 특별한 인연이랍니다^^

밤의 소리는 1985년 황병기선생에 의해 작곡된 곡으로 심전(心田) 안중식(安中植, 1860~1924)의 성재수간도(聲在樹間圖)에서 악상을 얻어 작곡하였습니다. 이 그림에서는 숲속에 사는 어느 남자가 달빛 아래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사립문 쪽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찾아오는 이는 없고 바람만 휘몰아치면서 그의 머리칼과 나뭇잎이 몹시 나부끼고 있는 장면을 그린 것입니다. 그림 속 남자는 아마도 방안에서 바람 소리를 듣다가 누가 오는 듯한 소리를 듣고 밖으로 뛰어나온 것 같습니다.

제1장은 고요하게 시작된 선율이 잔잔하게 속삭이는 선율로 변한 후, 다시 급속한 템포의 4연음의 선율로 고조되었다가 고요하게 가라앉으면서 끝납니다. 제2장은 활기찬 중중모리 가락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3장은 바람처럼 휘몰아치는 기교적인 악장인데, 특히 후반에서 4연음과 6연음의 연속은 새로운 가야금의 기교를 요합니다. 제4장은 애절한 여백의 미를 느끼게 하는 진양조풍의 가락으로 되어 있는 연주곡입니다. 

 

 

 

여섯번째 무대부터는 이제 가곡의 무대입니다.

우리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하면 유명한 곡이죠. 여창가곡 우조 이삭대엽 '버들은'을 영송당가곡보존회 제자들이 다 함께 불러주었습니다.

여창가곡은 초삭대엽을 부르지 않으므로 이삭대엽이 여창의 첫곡입니다. 가곡 한바탕 중에서 가장 느린 1분 20정 정도로 매우 느리게 부릅니다. 『가곡원류』에서는 이삭대엽의 음악적 풍도를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에서 설법하고 비와 바람이 순조롭고 고르다 (행단설법 우순풍조 杏壇說法 雨順風調)"라고 표현하였습니다.

봄 세 달 동안 꾀꼬리는 마치 실을 짜듯이 부지런히 버드나무 아래를 오가며 푸르름을 마치 옷감처럼 짜 나가는데, 그것을 지켜본다는 것은 몹시 힘들었다. 온통 시름이었던 것이다(봄날 누군가를 그리워하거나 기다리느라 힘들게 보냈다). 그렇게 어렵게 지켜본 결과 녹음방초가 왔는데, 그것을 남들은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녹음방초란 바로 봄날 온통 힘들게 보낸 자신의 시름의 결과물이며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아픔이란 것을 표현하고 있는 매우 세련된 시입니다.

初章 버들은 실이 되고
貳章 꾀꼬리는 북이 되여
參章 구십(九十)삼춘(三春)에 짜내느니 나의 시름
四章 누구서
五章 녹음방초(綠陰芳草)를 승화시(勝花時)라 하든고

 

 

일곱번째 무대는 곶고리회 선생님들과 이수자 이유나, 김참이가 함께 불러주는 가곡 우조 평거 '노래 삼긴' 입니다.

평거(平擧)는 이삭대엽의 파생곡으로, 중간정도의 음역으로 노래를 시작한다 하여 ‘막 드는 자진한잎’이라고도 합니다. 평거는 초장 첫 구가 두자로 시작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초장 처음 3박을 생략하고 4박부터 시작하는 점이 특이합니다. 노래 삼긴은 조선 중기의 문신 신흠(1566~1628)의 작품으로 억울하게 벼슬에서 물러난 시름을 노래로써 풀며 자신의 어지러운 마음의 평정을 찾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하였습니다. 가슴 속에 쌓인 삶의 시름을 노래를 부르며 풀어 보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한 노래이죠.

初章 노래 삼긴 사람
貳章 시름도 하도 할샤
參章 일러 다 못 일러 불러나 푸돗던가
四章 진실로
五章 풀릴 것이면 나도 불러 보리라 -신흠-

 

 

마지막 무대는 가곡의 대미를 장식하는 계면조 대받침 '오날이' 입니다.

이번공연이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산수를 기념하여 진행되는 잔치인만큼 보통 많이 부르는 대받침 '이려도'가 아닌 '오날이'로 준비하였습니다.

계면조 대받침은 가곡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으로, 가곡을 연창할 때 남·녀창 가객이 번갈아 부르다가 맨 마지막에 남·녀창 선율의 대비와 조화가 특징적인 남·녀 가객이 동시에 부르는 유일한 노래입니다. 옛 문헌에는 가필주대(歌畢奏臺) 또는 편대(編臺), 대받침 등의 이름으로 실려 있지만 노랫말 때문에 태평가라고도 부릅니다. 초장의 시작은 12박부터 노래와 반주가 함께 시작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노랫말도 초장 처음의 ‘오날이’는 부르지 않고 다음의 ‘오날이’부터 노래합니다. 또 다른곡과는 달리 대여음이 없고 거문고로만 초장의 1박부터 11박까지를 연주하여 전주 역할을 합니다.

‘오날이’는 태평가 ‘이려도’와 함께 가곡 한바탕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노래입니다. 16세기 ‘만대엽’을 거쳐 17세기 이후 ‘초중대엽’의 대표 사설이었지만 이후에는 불리지 않던 것을 2008년 기획공연 <가집속에 숨은 노래>에서 처음 복원해 불렀습니다. 특히 이 곡은 임진왜란 때 김해, 웅천 등지에서 일본에 끌려갔던 조선 도공들이 불렀던 노래로 지금은 일본 가고시마현 옥산신사의 『학구무가』라는 노래로 구전돼 그 유래를 알 수 있게 합니다.

 

 

이렇게 영송당 선생님의 많은 제자들 중 일부가 모여 이번 공연을 준비하였습니다 . 11/22~23 양일간의 2023 전통음악축제 영송헌금추야연의 첫째날과 둘째날 무대가  모두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공연에는 정말 많은 분들께서 함께 해주시어 우리 영송당 선생님의 산수를 함께 축하해주셔서 정말 잔칫집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한평생을 가곡을 위해 힘써오신 우리 선생님!!

지금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저희 곁에서 많은 가르침 주십시요.

사랑합니다. 선생님 ♥

 

 

이번공연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분들은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보기 가능하니 많은 시청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래 그림을 누르면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로 바로 연결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