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풍류] 풍류방음악회 '청산도 녹수도 절로절로'

2021. 7. 12. 15:45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입니다.

늦은 장마와 함께 7월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다들 걱정이 많은시죠? 

가곡전수관은 안전한 공연을 위해 공연장 입장 전 발열체크, 출입명부작성, 객석간의 거리두기 등의 우리 모두를 위한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며 7월 상설공연 '풍류방음악회_청산도 녹수도 절로절로' 공연의 문을 열었습니다. 

 

 

 

장마로 인해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곡을 즐기기 위해 매니아층의 여러분들이 함께 자리를 해주셨답니다.

멀리서 있거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공연장을 찾기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연 실황을 중계하여 온라인으로 함께 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답니다.

어김없이 목요풍류의 시작은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사회로 문을 열었습니다. 

 

 

7월 목요풍류의 첫 무대는 국악연주단 정음의 관악합주 '길군악, 길타령'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길군악>은 가명 절화(折花)라고도 합니다. 취타의 뒤끝에 계속 연주되는 곡으로 관악곡에 속합니다. 길군악은 민간의 행악으로 연주되던 악곡으로, 본래는 삼현육각편성으로 연주되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연주에서는 대금 ·향피리 ·해금 ·소금 ·장구 ·좌고로 편성하기도 합니다. 악곡은 전 4장이며, 3장과 4장 사이에 돌장1과 돌장2가 추가됩니다. 돌장1은 1장의 반복이고, 돌장2는 2장의 반복이고 4장은 다음 곡인 <길타령>으로 넘어가기 위한 변조악절입니다.

 

<길타령>은 <우림령(雨淋鈴)> 또는 <일승월항지곡(日昇月恒之曲)>이란 아명으로도 불립니다. 19세기 전반기의 거문고 악보인 『삼죽금보(三竹琴譜)』와 양금 악보인 『서금보(西琴譜)』에는 <우조타령>이란 이름으로 그 악보가 전합니다. <취타(吹打)>로 시작하여 길군악-길타령-별우조타령-군악으로 이러지면서 연주하는 일련의 행악계통 악곡의 하나입니다. 길타령은 향피리가 전체를 한구멍씩 치켜 잡고 부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곡은 민간의 전문음악인들이 삼현육각편성으로 연주하던 음악으로, 원래 풍류방의 음악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19세기의 풍류방 악보인 『삼죽금보』에는 거문고 악보로, 『서금보』에는 양금 악보로 실려 있어 이 무렵에는 풍류방에서 연주되기도 하였음을 보여줍니다. 오늘 연주에서는 관악중심으로 연주되었습니다.

 

 

두번째 무대는 이임민 악사의 거문고독주 '달무리' 무대입니다.

 

거문고독주곡 ‘달무리’는 정대석 작곡으로, 거문고의 중후한 음색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였으며, 특히 개방현을 다양하게 승화시켜 달에 대한 신비로움을 1악장 달빛, 2악장 달맞이, 3악장 달무리의 세악장으로 구성하였습니다. 1악장의 ‘달빛’은 그리움과 연민, 2악장의 ‘달맞이’는 달을 맞는 즐거움과 놀이, 3악장의 ‘달무리’는 이 곡의 절정으로 달무리의 환희와 신비로움을 표현한 곡입니다.

 

 

세번째 무대는 이유나, 김참이, 변혜영 이수자의 가곡 계면조 이삭대엽 '이화우' 입니다.

 

가곡(歌曲)은 조선시대 선비들이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중인들 사이에서 연행되어 왔으며 조선시대의 또 다른 성악곡인 시조, 가사와 자주 비교됩니다. 가곡은 특히 시조시(時調詩)를 노랫말하여 가야금, 대금, 거문고 등 관현악반주에 맞춰 부르는 우리 전통성악곡입니다. 19세기 말부터 가곡은 ‘노래’라 하였고, 그 이외의 성악곡은 ‘소리’라 하여 구별을 두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조선후기 성악곡 중에 판소리, 서도소리, 홋소리, 짓소리 등에서는 ‘소리’라는 용어가 쓰였고 가곡에는 ‘노래’라는 용어를 사용했던 것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당시에 사용되었던 ‘노래’라는 용어가 잘 다듬어진 성악곡이라는 뜻으로 유일하게 가곡이 이러한 칭호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듯 가곡은 문학․성악․관현반주 등이 섬세하게 잘 맞물려 완성된 우리 전통 성악곡 중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여창가곡은 초삭대엽을 부르지 않으므로, 이삭대엽이 여창의 첫곡입니다. 이삭대엽의 음악적 풍도(風度)에 대해서 언급한 『가곡원류』에서는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에서 설법하고 비와 바람이 순조롭고 고르다(행단설법 우순풍조 杏壇說法 雨順風調)"라고 형용하였습니다. 이삭대엽(貳數大葉)은 우조(羽調)와 계면조(界面調)가 있고, 남창(男唱)과 여창(女唱)이 각각 있습니다.

 

初章 이화우 흩날릴 제
貳章 울며 잡고 이별한 님
參章 추풍낙엽에 저도 나를 생각는가
四章 천리에
五章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도다   -계낭(매창)-

 

 

다음 무대는 이번 목요풍류의 제목인 가곡 계면조 락 '청산도'와 계면조 편삭대엽 '모시를'을 잇대어 들었습니다.

계락은 계면조로 구성된 락(樂)이라는 뜻으로 계락은 우락과 대칭된다 할 수 있습니다. 계락은 남창과 여창에서 모두 불리는 곡입니다.

 

初章 청산(靑山)도 절로절로
貳章 녹수(錄水)라도 절로절로
參章 산(山) 절로절로 수(水) 절로절로 산수간(山水間)에 나도 절로절로
四章 우리도
五章 절로절로 자란 몸이니 늙기도 절로절로 늙으리라

 

 

편삭대엽은 ‘엮는 자진한잎’ 이란 뜻으로, 남창과 여창 모두에서 불립니다. 장단은 10점 10박 한 장단인 편장단이며, 편장단으로 삭대엽을 부른다는 뜻으로 빠른 속도로 사설이 많은 시를 노래합니다. 『가곡원류』에서는 편삭대엽의 풍도를 “많은 군사가 말을 달려오듯, 북과 나팔이 일제히 울리는 듯(대군구래 고각제명 大軍驅來 鼓角齊鳴)으로 그 느낌을 표현하였으나 여창은 빠르고 경쾌하며 화사함으로 노래합니다.

 

初章 모시를 이리저리 삼아
二章 두루삼아 감삼다가
三章 가다가 한가운데 뚝끊쳐 지옵거든 호치단순(皓齒丹脣)으로 홈빨며 감빨아 섬섬옥수(纖纖玉手)로 두끝 마조잡아 배붙여 이으리라 저 모시를
四章 우리도
五章 사랑 끊쳐 갈제 저 모시 같이 이으리라

 

 

마지막 무대는 가곡 계면조 대받침 '오날이' 무대입니다.

계면조 대받침은 가곡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으로, 가곡을 연창할 때 남·녀창 가객이 번갈아 부르다가 맨 마지막에 남·녀창 선율의 대비와 조화가 특징적인 남·녀 가객이 동시에 부르는 유일한 노래입니다. 옛 문헌에는 가필주대(歌畢奏臺) 또는 편대(編臺), 대받침 등의 이름으로 실려 있지만 노랫말 때문에 태평가라고도 부릅니다. 초장의 시작은 12박부터 노래와 반주가 함께 시작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노랫말도 초장 처음의 ‘오날이’는 부르지 않고 다음의 ‘오날이’부터 노래합니다. 또 다른곡과는 달리 대여음이 없고 거문고로만 초장의 1박부터 11박까지를 연주하여 전주 역할을 합니다.

 

‘오날이’는 태평가 ‘이려도’와 함께 가곡 한바탕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노래입니다. 16세기 ‘만대엽’을 거쳐 17세기 이후 ‘초중대엽’의 대표 사설이었지만 이후에는 불리지 않던 것을 2008년 기획공연 <가집속에 숨은 노래>에서 처음 복원해 불렀습니다. 특히 이 곡은 임진왜란 때 김해, 웅천 등지에서 일본에 끌려갔던 조선 도공들이 불렀던 노래로 지금은 일본 가고시마현 옥산신사의 『학구무가』라는 노래로 구전돼 그 유래를 알 수 있게 하는 노래이죠.

 

初章 (오날이) 오날이쇼셔
貳章 매양(每樣)의 오날이쇼셔
參章 져므지도 새지도 마르시고
四章 매양에
五章 주야장상(晝夜長常)에 오날이 오날이쇼셔

 

 

이렇게 7월 목요풍류 '풍류방음악회 청산도 녹수도 절로절로' 무대의 막이 내렸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다른 지역에서 우리 마산에 있는 가곡전수관 공연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번공연은 대부분 우리 지역 주민들이 함께 해주시는 그런 공연이었습니다. 

 

8월 다음 목요풍류는 8월 12일 목요일 늦은 7시 30분

무형문화재 공개행사 '자즌한닢(數大葉)' 무대가 준비 되어있으니 8월 공연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혹 이번 공연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분들을 위해 지난 공연의 실황중계 영상을 다시보기 하고 싶으신 분은 아래 유튜브 그림을 누르면 해당 링크로 연결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