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풍류] 2020 국가무형문화재 기획공연 '춘야풍류(春夜風流)'

2020. 6. 9. 17:29풍류방이야기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힘든 때이죠? 2020년 올해도 반이 지나 6월입니다.

가곡전수관은 코로나-19가 심각단계로 격상되면서 2월 22일부터 임시휴관에 들어갔답니다. 

90일간의 긴 임시휴관을 끝내고 5월 20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됨에 따라 가곡전수관도 방역수칙을 잘 지켜가며 재개관에 들어갔습니다.

 

그동안 진행하지 못했던 목요풍류는 가곡전수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풍류방음악회로 2회 진행하였습니다.

(※ 하단의 가곡전수관 유튜브 링크로 접속 가능합니다. 가곡전수관 유튜브채널 구독과 좋아요! 꾸~욱 눌러주세요!!)

 

가곡전수관의 올해 첫 대면공연은 지난 6월 4일 목요일 늦은 7시30분에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 국가무형문화재 기획공연 '춘야풍류(春夜風流)' 공연으로 준비하였습니다.

 

 

 

 

 

이번 공연은 가곡, 가사 등 성악곡과 가곡에서 파생된 기악곡, 그리고 궁중정재 등 우리 풍류방음악의 정수만을 모아 마련하였습니다.

 

이번 공연도 가곡전수관 관장님이신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재미있고 쉬운 설명의 해설로 첫번째 무대 기악합주 '염양춘'의 무대를 열었습니다.

 

'염양춘(艶陽春)'은 성악곡인 가곡(歌曲)중에서 계면조 두거(頭擧)의 선율을 기악화한 곡으로, ‘무르익은 봄의 따사로운 기운이라는 뜻으로 주로 궁중행사에서 연희용 음악으로 연주한 곡입니다. 가곡은 경우에 따라서 노래 없이 기악곡으로 연주하기도 하는데, 기악곡으로 연주할 때는 거문고와 가야금을 제외시킨 관악 편성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악곡으로 연주될 때에는 악기 고유의 특성에 맞추어 다양한 변화가 이루어져 본 곡과는 다른 새로운 기악곡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는 곡입니다.

 

 

두번째 무대는 우리 푸르미르청소년예술단의 맏언니 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전수장학생인 이가은의 정재 '무산향' 입니다.

 

무산향(舞山香)은 궁중무용의 전성기인 조선조 순조때 효명세자가 창제한 것으로 대모반 위에서 추는 독무입니다.  같은 시대에 발생한 춘앵전이 6자 길이의 화문석 위에서만 춘다면 무산향은 침상 모양과 같은 대모반 위에서만 추는 것으로 장중하면서도 활발한 무대로써의 느낌을 주어 춘앵전과 대조를 이룹니다.

 

 

세번째 무대는 이유나 이수자의 가사 '매화가' 무대입니다.

 

가사(歌詞)는 가사체의 긴 노랫말을 일정한 장단에 맞춰 노래하는 성악곡으로서, 가곡에 비해 감정표현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입니다. 가사의 음악적 특징은 매우 복잡한 편인데, 그것은 가사가 비교적 근대에 성립된 까닭에, 전통적인 가곡이나 시조뿐 아니라, 민요와 잡가 등의 민속음악과도 영향을 주고받은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가사는 모두 12곡으로, 백구사황계사죽지사춘면곡어부사길군악상사별곡권주가수양산가양양가처사가매화타령 이렇게 12곡 입니다.  가사는 장구만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하고, 또는 오늘의 연주처럼 대금피리해금장구 등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합니다.

 

매화(梅花)야 옛 등걸에 봄철이 돌아를 온다
옛 퓌였든 가지(柯枝)마다 푸염즉도 허다마는
춘설(春雪)이 난분분(卵粉粉)허니 풀지말지 허다마는
성천(成川)이라 동의주(胴衣紬)를 이리로 접첨 저리로 접첨
저무러 접첨 개여놓고 한손에는 방추들고
또 한손에 물박 들고 흐르는 청수(淸水)를 드립 떠 덤석
이리로 솰솰 저리로 솰솰 출렁 출척
안남산(南山)에 밧남산(南山)에 개암을 개암을 심어라 심어라
못다 먹는 저 다람의 안과.

 

 

 

네번째 무대는 가곡전수관 활성화사업 중 대표 사회교육프로그램인 청소년토요풍류학교 푸르미르청소년예술단원들의 정재 '향발무' 무대입니다.

 

향발무(響鈸舞)는 좌·우 양손에 향발(響鈸)이라는 매듭 끈으로 매어 술을 늘어뜨린 금속성의 작은 타악기 제금을 장지와 모지에 끼고 마주쳐서 소리를 내며 추는 춤으로 은은히 들려오는 향발의 여운은 청각과 시각을 모두 황홀하게 합니다. 원래 8명이 향발을 들고 추는 춤이나 때에 따라서는 2,4,6,10,12명 등 인원이 많아지기도 하고 혹은 적어지기도 하는데 이번 무대는 4명의 친구들이 멋진 무대를 보여줬습니다. 향발을 치면서 춤을 추기 때문에 금속성 타악의 울림이 더해져 경쾌한 느낌을 주는 무용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이번 무대에 참가한 4명의 친구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힘들게 마스크를 끼고 열심히 연습한 덕분에 아주 큰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좋은 성과의 무대였습니다.

 

 

 

다섯번째 무대는 향비파, 양금, 생황의 병주로 들어보는 '수룡음' 입니다.

 

수룡음(水龍吟)이란 물에서 노니는 용의 노래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궁중과 선비들의 풍류방 음악문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악곡입니다. 원곡은 조선시대 풍류방에서 즐겨 불리던 가곡 중 비교적 속도가 빠르고 장식적인 선율이 많아 화려한 느낌을 주는 평롱·계락·편삭대엽입니다. 본래 성악곡인 가곡의 반주선율을 기악곡화한 연주곡이 수룡음입니다. 경풍년·염양춘과 같이 가곡의 선율을 향피리가 중심이 되는 합주 편성으로 변주하거나 생황과 단소, 양금과 단소 병주로 즐겨 연주하는 곡으로 유명한 곡입니다. 이번 연주에는 김참이 이수자의 향비파, 정하린 정음 단원의 양금, 박태영 단원이 생황을 연주하였답니다. 

 

 

그리고 여섯번째 무대부터는 가곡의 무대로 준비하였습니다.

가곡전수관의 사무국장님이시며, 가곡 이수자인 신용호 국장님의 남창가곡 우조 초삭대엽 '동창이' 무대입니다.

 

가곡(歌曲)은 조선시대 선비들이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중인들 사이에서 연행되어 왔으며 조선시대의 또 다른 성악곡인 시조, 가사와 자주 비교됩니다. 가곡은 특히 시조시(時調詩)를 노랫말하여 가야금, 대금, 거문고 등 관현악반주에 맞춰 부르는 우리 전통성악곡입니다. 19세기 말부터 가곡은 노래라 하였고, 그 이외의 성악곡은 소리라 하여 구별을 두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조선후기 성악곡 중에 판소리, 서도소리, 홋소리, 짓소리 등에서는 소리라는 용어가 쓰였고 가곡에는 노래라는 용어를 사용했던 것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당시에 사용되었던 노래라는 용어가 잘 다듬어진 성악곡이라는 뜻으로 유일하게 가곡이 이러한 칭호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듯 가곡은 문학성악관현반주 등이 섬세하게 잘 맞물려 완성된 우리 전통 성악곡 중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초삭대엽은 가곡 한바탕의 맨 처음에 불러지는 곡이라 하여 '첫치'라고도 합니다. 남녀창이 교대로 부르기 때문에 초삭대엽은 남창이 부르고 여창으로는 부르지 않습니다.

 

初章 동창이 밝았느냐
貳章 노고지리 우지진다
參章 소치는 아희놈은 상긔 아니 일었느냐
四章 재 넘어
五章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니

 

 

일곱번째 무대는 가곡전수관 관장님이신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과 이유나, 김참이 이수자의 여창가곡 우조 이삭대엽 '버들은' 무대입니다.

 

여창가곡은 초삭대엽을 부르지 않으므로 이삭대엽이 여창의 첫곡입니다. 가곡 한 바탕중에서 가장 느린 120정 정도로 매우 느리게 노래 부르며, 시작부분은 저음으로 숙여내는 특징을 가진 노래이죠.

 

初章 버들은 실이 되고
貳章 꾀꼬리는 북이 되여
參章 구십(九十)삼춘(三春)에 짜내느니 나의 시름
四章 누구서
五章 녹음방초(綠陰芳草)를 승화시(勝花時)라 하든고.

 

 

여덟번째 이번 무대에는 마지막 무대로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과 이유나, 김참이, 변혜영 3명의 이수자와 제민이, 신수경, 이가은 3명의 전수장학생이 함께 노래한 여창가곡 반우반계 환계락 '사랑을' 무대입니다.

영송당 선생님의 스승님이신 설리를 닮았다고 해서 더 유명한 이난향 선생님께서 즐겨 부르셨다고 하는 노래이죠.

 

환계락(還界樂)은 남창가곡에는 없고 여창가곡에만 부르는데 우조인 우락에서 계면조인 계락으로 연결될 때 조바꿈을 원활히 하기 위한 곡으로 우조로 시작하여 곡 중간에 계면조로 바뀌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노래입니다.

 

初章 사랑을 찬찬 얽동혀 뒤걸머지고
貳章 태산준령을 허위허위 넘어가니
參章 모르는 벗님네는 그만하여 바리고 가라하건 마는
四章 가다가
五章 자질려 죽을센정 나는 아니 바리고 갈까 하노라.

 

 

가곡전수관의 2020년 첫번째 대면공연으로 준비한 무형문화재 기획공연 '춘야풍류(春夜風流)'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이때, 우리 가곡을 들으며 마음의 쉼표를 찾아 볼수 있는 그런 무대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한 무대였습니다.

 

가곡전수관의 공연이 끝나면 늘 행해지는 '느닷없는 행복' 시간도 코로나-19로 인해 갖지 못하고, 관객들과 함께 무대에서 기념사진도 찍지 못한 뭔가 아쉬운 그런 공연이었죠.. 얼른 코로나-19를 이겨내서 가곡전수관의 특색 있는 무대들이 얼른 돌아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힘든 시기임에도 가곡전수관 기획공연을 찾아주신 관객 여러분, 그리고 함께 하지 못했지만 멀리서 응원해주신 가곡전수관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 항상 고맙습니다.

우리 가곡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그날까지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