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송헌아카데미 일반인강좌] 20240704 강의가 있는 풍류방음악회

2024. 7. 25. 16:50영송헌아카데미

안녕하세요. 가곡전수관입니다.

지난 2024년 7월 4일 목요일 가곡전수관에서는 강의가 있는 풍류방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오랜만에 가곡전수관 영송헌의 관객석이 가득찬 공연이었습니다.

가곡전수관의 공연에서 빠질수 없는 영송당 조순자 선생님의 쉽고 재미있는 강의가 함께 더해져서 더욱 뜻깊은 공연이었습니다.

 

 

첫번째 무대는 기악합주 '천년만세'로 문을 열었습니다.

천년만세란 ‘아주 오랜 시간’을 뜻하는 것으로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으며, 영산회상과 함께 조선시대 선비들에 의해 사랑방에서 주로 연주되던 풍류음악입니다.

계면가락도드리-양청도드리-우조가락도드리 등 세 개 악곡으로 이루어진 모음곡으로 한배가 느린 첫 곡에 이어 매우 빠른 한배의 양청도드리가 연주되고 마지막 곡에서 다시 느려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양청도드리는 풍류음악 가운데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이고, 옥타브 관계에 있는 거문고의 두 음(이것을 ‘양청’이라고 한다.)을 번갈아 연주하면서 선율을 변주하여 흥을 돋웁니다. 영산회상 전곡을 연주할 때 제일 뒤에 덧붙여 연주하기도 합니다.

 

 

두번째 무대는 가곡 계면조 롱 '북두' 입니다.

가곡(歌曲)은 조선시대 선비들이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중인들 사이에서 연행되어 왔으며 조선시대의 또 다른 성악곡인 시조, 가사와 자주 비교됩니다. 가곡은 특히 시조창과 노랫말이 공용되어 쓰이죠. 그러나 시조와 발음과 발성, 짜임이 다르며 가야금, 대금, 거문고 등 관현악반주에 맞춰 부르는 우리 전통성악곡입니다. 19세기 말부터 가곡은 ‘노래’라 하였고, 그 이외의 성악곡은 ‘소리’라 하여 구별을 두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조선후기 성악곡 중에 판소리, 서도소리, 홋소리, 짓소리 등에서는 ‘소리’라는 용어가 쓰였고 가곡에는 ‘노래’라는 용어를 사용했던 것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당시에 사용되었던 ‘노래’라는 용어가 잘 다듬어진 성악곡이라는 뜻으로 유일하게 가곡이 이러한 칭호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듯 가곡은 문학․성악․관현반주 등이 섬세하게 잘 맞물려 완성된 우리 전통 성악곡 중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가곡 계면조 농(弄)은 악곡의 흐름이 흥청거리듯 유연하게 흐르는 곡으로 “농(弄)” 또는 “농가(弄歌)” 라고 불렀습니다. 흥청거리는 창법으로 16박 한 장단의 여유로운 속도로 부르며, 가곡의 기본형식과 같지만 사설의 글자 수에 따라 3장이 늘어나던지 초장 첫 장단에 3박이 늘어나기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창 계면조 농 북두는 7개의 별을 헤아리며 사랑하는 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시이죠. 밤새 연인과 정담을 나누는데 빨리 아침이 오니 아침을 알리는 샛별이 뜨지 말도록 해달라는 내용을 이유나 이수자가 불러주었습니다.

初章 북두칠성(北斗七星)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분께
貳章 민망한 발괄 소지(所持) 한 장 아뢰나이다
參章 그리든 님을 만나 정(情)엣 말삼 채 못하여 날이 쉬 새니 글로 민망
四章 밤중만
五章 삼태성(三台星) 차사(差使) 놓아 샛별 없이 하소서

 

 

세번째 무대는 생황에 박태영, 단소에 김동현 악사가 연주한 생소병주 '수룡음' 무대입니다.

수룡음(水龍吟)이란 ‘물에서 노니는 용의 노래’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궁중과 선비들의 풍류방 음악문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악곡입니다. 원곡은 조선시대 풍류방에서 즐겨 불리던 가곡 중 비교적 속도가 빠르고 장식적인 선율이 많아 화려한 느낌을 주는 평롱·계락·편삭대엽입니다. 즉, 본래 성악곡인 가곡의 반주선율을 기악곡화한 연주곡이 수룡음입니다. 가곡은 경우에 따라서 노래 없이 기악곡으로 연주하기도 하는데, 기악곡으로 연주할 때는 거문고와 가야금을 제외시킨 관악 편성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악곡으로 연주될 때에는 악기고유의 특성에 맞추어 다양한 변화가 이루어져 본 곡과는 다른 새로운 기악곡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됩니다. 경풍년·염양춘과 같이 가곡의 선율을 향피리가 중심이 되는 합주 편성으로 변주하거나 생황과 단소, 양금과 단소 병주로 즐겨 연주하는 곡으로 이번공연에서는 생황과 단소의 병주로 연주되었습니다.

 

 

네번째 무대는 김참이 이수자가 불러주는 우조시조 '월정명' 입니다.

우조시조는 가곡의 우조 악곡풍의 가락을 시조에 섞어 부르는 시조입니다. 이는 20세기 전반기 임기준, 이문언, 최상욱 등에 의하여 전창 되었습니다. 주로 서울 우대, 즉 인왕산 기슭의 유각골(현재의 종로구 누상동, 누하동 일대)가객들 사이에서 즐겨 불리던 곡입니다. 다른 시조에 비하여 5음 음계의 각 구성음이 고르게 활용되는 노래이죠. 

初章  월정명 월정명커늘 배를 저어 추강에 나니
中章  물아래 하늘이요 하늘가운데 명월이라
終章  선동아 잠긴 달 건져라 완월하게

 

 

다섯번째 무대는 가사 매화가 입니다.

가사(歌詞)는 가사체(歌辭體)의 긴 노랫말을 일정한 장단에 맞춰 노래하는 성악곡으로서, 감정표현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가사의 음악적 특징은 매우 복잡한 편인데, 그것은 가사가 비교적 근대에 성립된 까닭에, 전통적인 가곡이나 시조뿐 아니라, 민요와 잡가 등의 민속음악과도 영향을 주고받은 때문으로 여겨진다.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가사는 모두 12곡으로, 백구사․황계사․죽지사․춘면곡․어부사․길군악․상사별곡․권주가․수양산가․양양가․처사가․매화타령 이다. 가사는 장구만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하고, 또는 대금․피리․해금․장구 등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한다.

매화가는 평양 기생 매화가 읊은 시이다. 같은 기생에 춘설이라는 이름의 여인이 자기와의 연적관계로 자기에게 실연이 생길 것을 염려하여 자기의 이름 매화꽃에 춘설인 봄 눈이 훼작질하니 꽃도 그러니와 사랑의 꽃도 필동말동 하다고 교묘히 꽃에 비유하여 한 여인의 한스런 번뇌를 풍자하여 읊은 내용으로 이유나 이수자와 김참이 이수자가 함께 불러주었습니다.

매화(梅花)야 옛 등걸에 봄철이 돌아를 온다
옛 퓌였든 가지(柯枝)마다 푸염즉도 허다마는
춘설(春雪)이 난분분(卵粉粉)허니 풀지말지 허다마는
성천(成川)이라 동의주(胴衣紬)를 이리로 접첨 저리로 접첨 저무러 접첨 개여놓고
한손에는 방추들고 또 한손에 물박 들고 흐르는 청수(淸水)를 드립 떠 덤석 이리로 솰솰 저리로 솰솰 출렁 출척
안남산(南山)에 밧남산(南山)에 개암을 개암을 심어라 심어라 못다 먹는 저 다람의 안과.

 

 

마지막막 무대는 가곡 반우반계 환계락 '사랑을' 과 계면조 편삭대엽 '모란을'을 이유나, 김참이 가인이 잇대어 불러주었습니다.

환계락(還界樂)은 남창가곡에는 없고 여창가곡에만 있는 곡으로 우조인 우락에서 계면조인 계락으로 연결될 때 조바꿈을 원활히 하기 위한 곡으로 우조로 시작하여 곡 중간에 계면조로 바뀝니다. 빠르기는 1분 55정이고, 16박 한 장단 가곡의 기본형으로 사설의 글자 수에 따라 3장을 확대하기도 합니다.

初章  사랑을 찬찬 얽동혀 뒤걸머지고
貳章  태산준령을 허위허위 넘어가니
參章  모르는 벗님네는 그만하여 바리고 가라하건 마는
四章  가다가
五章  자질려 죽을센정 나는 아니 바리고 갈까 하노라.

 

 

편삭대엽은 ‘엮는 자진한잎’ 이란 뜻으로, 남창과 여창 모두에서 불립니다. 장단은 10점 10박 한 장단인 편장단이며, 편장단으로 삭대엽을 부른다는 뜻으로 빠른 속도로 사설이 많은 시를 노래합니다. 편삭대엽 ‘모란은’의 노랫말은 조선시대의 유명한 가객이자 [해동가요]의 저자인 김수장의 작품입니다.

初章  모란(牡丹)은 화중왕(花中王)이요
貳章  향일화(向日花)는 충신(忠臣)이로다
參章  연화(蓮花)는 군자(君子)요 행화(杏花) 소인(小人)이라
        국화(菊花)는 은일사(隱逸士)요 매화(梅花) 한사(寒士)로다
        박꽃은 노인(老人)이요 석죽화(石竹花)는 소년(少年)이라
        규화(葵花) 무당(巫堂)이요 해당화(海棠花)는 창녀(娼女)이로다
四章 이중에

五章 이화(梨花) 시객(詩客)이요 홍도(紅桃) 벽도(碧桃) 삼색도(三色挑)는 풍류량(風流郞)인가 하노라

 

 

 

이렇게 2024 영송헌아카데미 일반인강좌 상반기 강의가 있는 풍류방음악회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하반기에도 더 알찬 공연으로 다시 한번 찾아 뵙겠습니다. 그럼 다음 공연에서 또 만나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