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소통하는 작은 공연이 힘이다

2010. 1. 4. 14:06언론에 비친 가곡전수관

지난 송년음악회에 다녀가신 경남도민일보 박종순 기자님께서 그날 공연에 대한 리뷰기사를 쓰셨습니다. '소통하는 작은 공연이 힘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부제가 "지역민 누구나 주인공이 되는 문화, 지역의 동력이 되길"인데요. 가곡전수관 외에도 예다인의 송년음악회, 마산제일고등학교 동문음악회 이야기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2010년에는 생활 속 문화, 예술이 자리잡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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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듯 …

소통하는 작은 공연이 힘이다

 
송년음악회에서 얻은 신년 소망 "지역민 누구나 주인공이 되는 문화, 지역의 동력이 되길"


 2009년 12월 31일 (목)  박종순 기자  yard@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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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마산에 있는 가곡전수관이 지역민들을 초청해 작은 송년음악회를 열었다.  
 

'찰나의 풍경'이 가슴 속으로 파고들 때가 있습니다. 최근 열린 송년음악회 풍경이 바로 그것입니다. 송년음악회 속엔 한 해의 아쉬움, 내년의 바람이 담겨 있기 때문일까요. 지역문화의 한계도 있었고, 지역문화의 새로운 틀도 있었고, 향후 지역문화의 바람도 있었습니다.

지난 22일입니다. 마산 산복도로에 있는 작은 공간, 가곡전수관에서 단골 지역민들을 초청한 조촐한 송년음악회가 열렸습니다. 공연은 "뜻을 같이하시는 분들께서 이 가곡전수관을 많은 이들에게 전해주셨으면 합니다"라는 조순자 가곡전수관장의 인사말로 시작됐습니다. 소중한 사람의 고마움을 더 모를 때가 있지요.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인 가곡전수관은 항상 그런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작은 공연장은 우리의 차·우리의 떡·우리의 자연이 은은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관객들은 황진이가 된 듯 가곡 '동짓달'에 취했고, 제련소 노동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모티브로 한 북한의 거문고 독주곡 '출강'을 들으며 묘한 감동에 휩싸였습니다. 한 해 질퍽하게 달려온 관객의 마음을 눈 녹듯 녹여주는 소박한 연주회 풍경이었습니다.

올해 창원 주택가 속에 자리 잡은 예다인이 편안하고 소박한 '하우스 음악회'를 매주 수요일 열었지요. 또 한편에선 음악회를 가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찾아가는 맞춤형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했지요.
이런 작은 음악회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나만을 위한 공간·나만의 공연이라는 생각에 관객은 한 발 더 다가가게 됩니다. 마치 음악과 이야기를 나누듯 편하게 둘러앉아 즐기는 공연이라, 마당놀이를 보듯 한국적 정취가 물씬 풍기기도 하지요. 디지털 시대를 살면서도 아날로그적 감성을 그리워하는 현대인의 욕구와 잘 맞아떨어지는 것이 바로 이 '작은 음악회'이지 않나 싶습니다.
 
"지역민 누구나 주인공이 되는 문화, 지역의 동력이 되길"

또 하나의 풍경은, 문화로 마음을 나누는 송년음악회였습니다. 지난 25일 열린 마산제일고등학교 동문음악회가 바로 그것입니다. 술로 밤을 적시던 동문. 송년을 마무리하려다 오히려 씁쓸하게 만들었던 동문회 형식을 바꾸고 싶어, 올해부터는 동문음악회를 열기로 한 것입니다.

'동문음악회'는 음악으로 마음을 여는 자발적인 공연이자, 동문이라면 누구나 관객이 되고 누구나 음악인이 되는 음악회입니다. 내 친구가, 내 선후배가 들려주는 '추억과 음악'은 돈으로도 살 수가 없는 행복이지요. 씁쓸한 아쉬움이 아닌 가슴벅찬 여운이 남는 게 바로 이런 음악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크게'만 외치면 중심에 있던 자신이 더 작아지게 마련이지만, '작게'를 외치면 자신의 위치가 더 두드러지는 법입니다. 새해에는 작지만 소통하는 문화, 지역민이 주인공이 되는 문화가 많아져 우리 지역의 동력이 됐으면 합니다.

물론, 이런 공감대를 이끄는 것은 지역성이겠지요. 마음을 나누던 사람들이 음악이라는 징검다리로 모입니다. 그리고 그 공감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하나 둘 퍼져갈 겁니다. '마음으로 통하는 행복'이 내년에는 지역 곳곳에 고루고루 퍼져 나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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