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가곡전수관에서 '풍류 만찬' 즐겨요

2010. 9. 27. 17:40언론에 비친 가곡전수관

2010년 09월 27일 (월) 박종순 기자 yard@idomin.com

흔히 가곡 하면 '보리밭', '그리운 금강산' 등을 떠올립니다. 이 가곡은, 엄밀히 말하면 서양음악에 한국어를 붙인 형태라 할 수 있죠. 그럼, 우리네 '전통 성악곡'도 있을까요? 있습니다. 196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로 지정된 '가곡'이 바로 그것입니다.

교과서에서 많이 접했던 '청구영언', '해동가요', '가곡원류' 등 가집에 들어 있는 아름다운 시에 곡을 올려 피리·젓대·가야금·거문고·해금 등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형태지요.

   
 
  가곡전수관에서 전용공연장 개관을 기념해 29일부터 4일간 '2010전통음악축제, 바람도 노니는 풍류 한마당'을 마련한 가운데 첫날 축하무대를 선보일 일요풍류회.  

첫째 날 '국악계 명인' 축하연주…둘째 날 전국 시조 한자리에

물론 우리네 전통 성악곡을 들려주는 곳도 있지요. 창원 마산회원구(산복도로변) 가곡전수관(관장 영송정 조순자)은 4년간 상설무대를 마련해 매주 '전통 성악곡'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최근 이곳에는 가곡전용연주장 '영송헌'이 문을 열었습니다. 국내 유일 가곡전수관에 국내 최초 '가곡전용연주장'이 문을 연 것이죠.

일반 공연장과 달리 100석 조금 넘는 소규모에 두런두런 걸터앉아 볼 수 있는 의자가 놓여있는 게 특징입니다. 방석에 앉아 편안하게 가곡을 듣던 가곡전수관 내 상설무대를 확장한 형태라고 할 수 있는데요. '풍류'와 '소통'에 걸맞게 편안하고 아담합니다.

전용공연장 개관을 기념해 가곡전수관이 29일부터 4일간 이곳에서 '가곡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합니다. 바람도 노닐만큼 아름다운 향연, '2010전통음악축제, 바람도 노니는 풍류 한마당' 그 속을 들여다봅니다.

먼저, 첫날은 '국악계 명인'들이 축하 풍류마당을 펼칩니다. 29일 오후 7시 30분 열리는 '풍류, 바람과 놀다'가 그것이죠.

   
  이삼 스님
   
  최종민 씨
왼손 대금주자로 유명한 이삼 스님과 최종민, 송인길, 사재성 등 국악계 명인들이 연주하는 '일요풍류회'의 초청연주입니다.

일요풍류회는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인 풍류문화가 사라져가는 것을 아쉬워한 연주자들이 모여 만들었습니다.

최종민(사진 오른쪽)의 해설과 함께 기악 합주, 대금독주, 가곡연주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어 영송당 조순자와 예능보유자 후보 이동규의 가곡도 들을 수 있습니다.

둘째 날엔 '전국 시조'가 한자리에 모입니다. 전국시조열전 '시조, 바람이 불다'가 30일 오후 7시 30분에 펼쳐집니다.

가곡은 전국적으로 고른 양상을 보이는 반면, 시조는 지역마다 언어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경상도 지역의 영제, 서울·경기지역의 경제, 전라도의 완제, 충청도의 내포제, 석암 선생이 정리한 석암제까지. 전국 시조를 비교해 들어볼 기회입니다. 셋째 날인 10월 1일 오후 7시30분엔 경남 최초의 정악연주단 국악연주단 정음의 공연이, 넷째 날인 2일 오후 5시30분엔 거문고연구회 동보악회의 거문고합주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가곡 자체가 생소해 부담스럽다고요? 처음 접하는 이들도 편히 노닐 수 있는 무대도 있습니다. 입문자들을 위한 '친절한 무대'인 셈입니다. 9월 30일과 10월 1일 오후 1시에는 '알고 즐기는 가곡' 시리즈가 마련됩니다.

다큐멘터리 '천 년의 노래'와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을 상영합니다. 마지막 날인 2일 오후 1시엔 '가곡과 가객'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도 열립니다. '가곡은 어떻게 전승됐을까', '가곡을 불렀던 가객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등 가곡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자리입니다.

4일간 펼쳐지는 축제의 날, '우리 동네의 가곡 만찬'을 즐기고자 전국에서 모여듭니다. 어떤 이는, 외국인 친구가 오면 꼭 데리고 가는 명소로 꼽기도 합니다.

금요상설무대를 찾아 우리 차와 떡을 먹으며 가곡을 들려주면 한국의 멋을 제대로 느끼고 갈 수 있기 때문이죠. 정녕 가까이 있는 우리는 소중한 우리의 것을 잊고 사는 건 아닐까요. 이번 축제 때 그 멋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기사 링크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27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