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아름다운 가곡, 언제까지나 영원히…"

2009. 4. 24. 13:26언론에 비친 가곡전수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30호 가곡, 전수자 이유나 양 
"아름다운 가곡, 언제까지나 영원히…" 초교 1학년때 가야금으로 시작…3학년때 가곡 전환


2007년 02월 23일 (금)
채지혜 기자  know@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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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전수자 이유나 양 ⓒ가곡전수관

"우리 가곡을 친구들도 많이 배워서 아름다운 가곡이 사라지지 않고 후세까지 전해졌으면 좋겠어요."국가중요무형문화재 30호 '가곡' 전수자인 10대 소녀 이유나(15·부산 당리중 2학년) 양의 의젓한 바람이다.
 
가곡이라고 하면 서양음악을 딴 가곡을 떠올리기 쉽지만 가곡은 알려진 서양가곡과는 달리 우리 전통 음악이다. 유나 양은 동방신기의 유노 윤호를 좋아하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10대이지만,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우리 전통 가곡을 전수하고 있었던 조금 특별한 학생이기도 하다. 사실 유나 양 친구들도 유나가 가곡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함께 나온 친구들에게 "가곡이 뭔지 아느냐?"고 묻자 고개를 절레 절레 젓는다. 당연히 들어본 적도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유나 양이 짧게 가곡의 한 소절을 들려주자 평소 늘 함께 생활하던 친구들은 흠칫 놀란 듯 하더니 유나가 곱게 꾸며 내는 소리에 웃음이 나는지 낮게 키득거린다. 유나 양은 평소 집이나 가곡전수관에서만 하던 노래를 친구들에게 보여준 터라 부끄럽기도 하고, 또 친구들이 우리 소리인 가곡을 낯설어하자 안타까운 마음이 함께 교차하는 듯 씨익 웃음을 짓고 만다.


"사실 가곡이 고어가 많고 어떤 곡들은 지루하기도 하다는 건 저도 인정해요. 하지만 가곡은 시에 곡을 붙였기 때문에 가사가 재미있어요. 특히 제가 좋아하는 곡 '모란은'은 모란을 사람에 비유해서 만든 곡인데 참 재미있어요. 다만 요즘 친구들이 처음 들으면 낯설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저처럼 가곡을 배우는 친구들이 많아져서 계속해서 아름다운 우리 가곡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유나 양과 가곡과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정적인 가곡이 혈기 넘치는 10대에게 어울리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편견도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우연히 TV에서 가야금 연주하는 것을 보고 가야금을 시작했는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초등학교 3학년 때 가곡에 입문을 했어요. 초등학교 6학년까지는 매주 토요일 엄마가 지금 가곡 선생님이신 조순자 선생님이 계시는 마산까지 데려다주시곤 하셨는데 이제는 혼자 다녀요. 노래를 하고 있다보면 저도 모르게 차분해지고 또, 은근히 중독성도 있다니깐요?"


사실 유나 양은 이번 겨울방학, 다른 친구들과는 좀 더 특별한 방학을 보냈다. 가곡전수관에서 3주동안의 혹독한 향상 교육프로그램으로 자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온 것. 이 기간동안은 좋아하던 TV와도 컴퓨터와도 이별이었다. 엄마·아빠가 보고 싶은 순간도 없진 않았지만 밥 먹고 자는 시간만 빼고 가곡만을 생각했던 향상교육시간을 통해 실력이 부쩍 는 자신을 발견해 더 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한다.


유나 양은 앞으로 가곡 부르기를 더욱 연마해 나갈 예정이다. "가곡은 전통적인 것이지만 요즘 세대들은 잘 모르고 또 그것을 소중히 여기며 해나가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가곡 사랑을 전했다.
"제가 좋아하는 동방신기의 노래는 모든 이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대중적인 분야이고 제가 하는 가곡은 쉽게 다가갈 수 없지만 알면 알수록 기품있는 가사가 매력적인 장점이 있는 것처럼, 모든 음악이 저마다의 특색이 있으니 우리 전통 음악인 가곡을 많은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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