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음악회] 봄을 재촉한 풍류방 음악회 (03.19)

2010. 3. 20. 13:38풍류방이야기

개나리

3월 하고도 20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한기가 느껴져 오늘도 봄님은 안오셨는가 하고 겨우내 입고 다니던 회색패딩코트를 단단히 챙겨입고 집을 나서니 이게 왠일인가요... 봄바람이 봄비를 흩날리고 있었어요.
- 아, 봄님 오셨구나.
하고 다시 집으로 달려올라가 조금 가벼운 옷을 입고 나왔습니다. 입가에 미소를 잔뜩 머금은 채 말이죠. 
발걸음도 가볍게 전수관에 가는 길에 주위를 둘러보니 목련꽃과 개나리가 때가 오면 있는 힘껏 기지개를 펼 태새로 봉오리 져 있었습니다. 조금 더 기다리면 벚꽃길 흐드러진 길에 꽃비 맞으며 출근할 날도 머지 않았네요. 
하하하. 상상만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봄님은 왜 진작 올꺼면서 이리도 뜸을 들이셨던가요?
모르긴 몰라도 어제(19일) 열린 가곡전수관 '봄맞이 음악회'와 모종의 연관이 있을 것 같습니다. ^^;
2010년 봄을 맞이하는 즐거운 음악회가 기춘제(?)가 되었던 것이지요. 

가곡전수관의 올해 첫 공연 '봄맞이 음악회'가 어제 3월 19일(금) 봄처럼 따뜻하고 포근하게 열렸습니다.

첫 공연을 축하하며 이정희 선생님께서 '난'(좌측 하단)을 선물해 주셨고요.
참. 이정희 선생님은 올해 상남초등학교로 발령을 받으셔서 가곡전수관과 더 가까워지셨습니다. 물론 마음의 거리는 진작부터 가까웠지만요.

또 일전에 마산도시탐방대에 만났던 선생님(좌측 상단)도 와주셨습니다. 꿋꿋이 혼자 오셔서 꼼꼼이 소식지를 보고 계시네요. 오는 길에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분이 가곡전수관을 모르고 계셔서 근처에 내려서 찾으셨답니다. 저희 전수관이 지어진 지 오래되지 않아 기사분들도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럴때는 이렇게 말씀해 주시면 금새 찾으실 수 있어요. "석전사거리 근처 산복도로변에 무지개 아파트 옆에 있는 가곡전수관이요."라고 말이죠. 한 두 세번만 따라해 보시고 택시를 타시면 문제 없습니다. ㅋ 안되면 전수관(055-221-0109)으로 전화주세요.




지도에서 보이는 곳이 가곡전수관입니다. 조만간 모르는 사람이 없을테니 눈 여겨 봐주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물통이 등장했습니다.(우측 상단) 눈 부셔서 바로 쳐다보기도 어려울 정도예요.
따뜻한 차를 드리기 위해 준비된 친구입니다. 옆에는 떡도 보이죠? 쑥떡과 콩떡을 했는데 인기 만점입니다.
공연을 보다가 슬쩍 주무시면 저희 단원이 슬쩍 떡을 갖다드리는 정말 "자다가도 떡이 생기는" 공연입니다. ㅋ

나날이 글로벌화 되어가는 저희 공연에 베트남에서 오신 이주민여성 여러분들도 오셨습니다. (우측 하단)
마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 계신 한국어 선생님께서 용케 아시고 같이 와주셨네요. 
공연 전 이렇게 서로 인사 나누고 떡이랑 차도 나눠 먹으니 금새 공연의 막이 올랐습니다. 


봄맞이 음악회의 첫 곡은 북한 작곡자 김용실의 '출강'이었습니다.
국악연주단 정음의 신입단원인 신근영 연주자가 거문고 독주로 들려주었는데요. 출강(出鋼)은 제목처럼 제련소의 노동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작곡한 것이라고 합니다. 박력있으면서도 나이나믹한 변화가 있어 정신을 쏙 빼놓는 곡입니다.


이어서 가곡 반우반계 반엽 ‘동각에’ , 단소독주 ‘청성자진한잎’ ,  영제 사설시조 ‘명년 삼월에 오시마더니’  
가곡 계면조 편삭대엽 ‘모란은’, 가곡 계면조 대받침 ‘이려도(태평가)’, 줄풍류 ‘천년만세’가 연주되었습니다. 


마지막 곡인 '천년만세'에서 국악연주단 정음의 김나령 가인(歌人)의 첫 양금 연주가 있었는데요. 그동안 연습은 많이 했지만 무대에서의 첫 연주여서인지 잔뜩 긴장한 표정입니다. 아니나다를까 연주 중간에 실수가 있었다고 지적해주신 관장님. 관장님의 귀는 피해갈 수 없어요 ~.~ 김가인이 일취월장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공연이 모두 끝났지만 모두들 자리를 뜨지 않았습니다. 
풍류방은 보시는 것과 같이 연주하는 사람과 감상하는 사람이 분리된 공간이 아니고 얽히고 섥혀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나눔'의 시간을 2부로 가집니다. 대금과 단소도 직접 배워보고요.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요.


또 빼놓을 수 없는 시간! '느닷없는 행복' 추첨도 있었습니다. 
총 세 분이 '느닷없는 행복'의 주인공이 되셨는데요. 다문화센터의 한국어강사이신 최은영선생님과 멀리 베트남에서 오신 분(이름을 여쭤보질 못했네요!), 음악가이신 최천희 선생님이 그 주인공입니다. 

  
아래는 관객분들의 공연 소감입니다.
▲ 역시 풍류방에서 들어야 제맛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good!!
▲ 흥미롭게 잘 봤다.
▲ 반주가 많아서 노래와 어우러지는 것이 좋았다.
▲ 낯설다 하지만 좋다
▲ 마음이 평온해지고, 감정을 순화시켜주는 것 같아요.
▲ 이처럼 멋진 공연과 연출자들이 우리지역 마산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런데 그에 비해 홍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적극적이고 다양한 홍보를 통해 바쁜 현대 생활에서 많은 사람이 한 줌의 휴식과 같은 시간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 깊은 산속에서 선비들이 부르는 시조창같다. 정적이다.
▲ 우리국악을 제대로 본 건 처음이고 우리 악기가(양금) 정말 소리가 좋았음.

공연이 끝난 후 찍은 단체 사진입니다~!




이상, 함께 해서 즐거운 풍류방 공연이었습니다.
2010년 공연은 매주 금요일 7시 30분 가곡전수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청산도 절로절로

  봄맞이 음악회  

해 설
   조 순 자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가곡전수관장)
프로그램
 기악곡 ‘출강(出鋼)’
 가곡 반우반계 반엽 ‘동각에’
 단소독주 ‘청성자진한잎’  
 영제 사설시조 ‘명년 삼월에 오시마더니’  
 가곡 계면조 편삭대엽 ‘모란은’
 가곡 계면조 대받침 ‘이려도(태평가)’
 줄풍류 ‘천년만세’    

연주자
  노   래_  이종록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조수연 (전수장학생․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이성순 (전수자․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김나령 (전수자․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가야금_ 오은영 (국악연주단 정음 현악사범)
  거문고_ 신근영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장  고_  정동주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단   소_  김성태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
  대   금_  정나례 (국악연주단 정음 단원)